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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적개심을 없애는 아홉 가지 방법

기자명 재마 스님

지혜 바탕으로 어리석음 없앨 때 온전한 평온

지난주 애착과 증오하는 것들이 얼마나 있는지 한 번 챙겨보셨는지요? 애착과 증오가 없는 삶은 평온한 삶입니다. 우리 부처님께서 당신의 아드님이셨던 라훌라존자에게 평온수행을 하라고 말씀하셨는데요, 평온수행을 하면 어떤 적의도 다 제거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남과 다투고
싸우려는 마음 준비된 채 살아
이 적의는 적에 대한 증오 포함
9가지 방법으로 미움·원한 소멸

경전에서 말하는 평온함(upekkha, Immeasurable)은 네 가지 고결한 마음가짐 중에 마지막에 속하며, 탐욕으로 인한 불만과 불만족이 없고, 성냄으로 인한 감정의 소용돌이가 없는 평정상태를 말합니다. 또 평온함은 편안하고 안온한 상태를 말하며, 비슷하게는 평정과 평탄, 안정과 안전, 평화 등의 뜻을 담고, 혼란과 불안이 없는 상태를 말합니다. 그리고 적이 없어서 우호적인 관계를 맺을 줄 아는 사람의 마음자세입니다. 온전한 평화를 원하며 갈등을 일으키지 않고 다툼이 없는 마음입니다. 물론 여기에는 지혜가 바탕이 되어야 어리석음이 없는 온전한 평온을 이룰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들 대부분이 그런 평온한 상태를 원할 뿐 실제로는 탐욕과 어리석음과 성냄 때문에 온전한 평온의 경험을 누리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들 대부분은 언제 어디서나 누군가와 다투거나 싸우려는 마음이 거의 항상 준비되어 있습니다. 마치 성냥개비와 성냥처럼 말입니다. 이는 적의, 혹은 적개심이라 부르며 적에 대한 분노와 증오를 포함합니다. 우리 마음속에는 평소에는 모르지만 무엇인가 나의 생각과 반하는 경계를 만났을 때, 원하는 것과 상반된 결과가 나타났을 때 그 대상을 싫어하거나 미워하거나 분노에 휩싸이기도 합니다.

5세기경의 천재적인 주석가인 붓다고사는 ‘청정도론’에서 적개심을 가라앉히기 위한 9가지 방법을 설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이고 분석적인 형태의 사유를 통해 확인이 가능한 것들입니다. 첫째로 적개심은 자신에게 아무런 이익이 되지 않음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화를 내면 자신만 손해라는 것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습니다. 둘째는 화를 내야 할 대상의 좋은 행위나 말, 마음을 기억하면서 적개심을 내려놓으라고 합니다. 화를 내도록 반응한 것은 단지 유장한 시간 속에 한 순간의 찰나라는 것을 기억하라는 것이지요. 깨어 있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셋째는 만약 출가자들이라면 부모와 친척들을 버리고 떠나왔는데 왜 화를 버리지 못하는지 상기하라고 가르칩니다. 재가자들도 마찬가지로 화가 얼마나 좋은 것이기에 갖고 있으려고 하는지 생각해보라는 것입니다.

넷째는 화나 성냄은 결코 선한 업의 결과를 가져오지 않음과 각자가 업의 주인임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업이 우리의 주인이 되어 업이 시키는 대로 화를 낸다면 결코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으라는 말씀입니다. 다섯째는 업이 자신의 주인임을 반조해도 화가 가라앉지 않는다면 부처님의 전생담을 떠올리고 인욕보살을 기억하면서 화를 내지 말라고 합니다. 고통을 당하더라도 화를 내거나 보복이나 미움을 일으켜 복수를 하지 않는 것입니다. 참 쉽지 않은 일입니다. 여섯째는 부처님을 생각하더라도 분노가 가라앉지 않는다면 윤회를 반조하라고 가르칩니다. 적개심을 일으키는 대상이 전생에 나를 키워주셨던 부모님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그분의 도움과 은혜를 생각해서 화를 내지 말라고 합니다.

일곱째는 자애수행의 11가지 이익을 반조하는 것과 여덟째는 화를 내는 요소에 대해 분석해보라고 합니다. 화를 내는 대상의 어디에 화를 내는 것인지, 32가지 몸의 부분과 4대 요소와 다섯 가지 무더기, 열두 가지 감각장소(12처)와 열여덟 가지 요소(18계) 등을 의지하여 어떤 사람이라 불리는데, 그 중에 어디에다 화를 내는 것인지 고찰해보라고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아홉째는 그 대상이 원하는 것을 주라고 합니다. 이쯤 되면 피식 웃음만 나오면서 아마도 적개심은 사라지고 없어질 것입니다. 그 대상이 원하는 것을 줄 정도가 되면 이미 적개심이 아닌 것이지요.

이번 주는 이 아홉 가지 방법으로 적개심이나 미움, 원한들이 사라지게 할 수 있을지 실험을 한 번 해보시길 권합니다. 그리고 익숙해지도록 반복해보는 것도요. 고맙습니다.

재마 스님 jeama3@naver.com

[1419호 / 2017년 12월 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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