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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인생 삼백살을 발원합니다-상

“300개 절과 5개 대학을 세웠으니 300살이 넘지 않을까요”

▲ 불광산에서 설립한 대만과 필리핀, 호주 등지 소재 5개 종합대학교 총장들이 함께 한 연석회의.대만 불광산 제공

"빈승의 ‘300살’은 연차의 숫자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세상에서 기여하는 일과 공덕을 말하는 것입니다. 사람은 단지 수십 년의 짧은 세월을 살지만 그 세월을 최대한 확대시켜서 정신적으로나 그 의미적으로 ‘300년의 세월’처럼 살려고 합니다. 빈승이 인생 300살을 발원하는 이유입니다."

‘인생 서른 살’의 옛날이야기가 있지만 빈승은 이런 전설을 믿지 않습니다. 저는 자신을 ‘인생 300살’로 살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인생 300살’이 어떻게 가능하냐고 당신은 저에게 물으실 겁니다. 팽조(彭祖) 880살은 단지 전설일 뿐이고 보리유지(菩提流志) 스님이 156살까지 사셨는데 아마도 사람이 가장 오래사신 연령일 것 같습니다. 그러나 빈승의 ‘300살’은 연차의 숫자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세상에서 기여하는 일과 공덕을 말하는 것입니다. 사람은 단지 수십 년의 짧은 세월을 살지만 그 세월을 최대한 확대시켜서 정신적으로나 그 의미적으로 ‘300년의 세월’처럼 살려고 합니다.

‘인생 30살’의 이야기를 먼저 말해보겠습니다. 어느 날 염라대왕이 인간세상의 고혼과 떠도는 귀신의 선악인과를 심판하다가 탁자를 내려치면서 소리쳤습니다.

“조씨 성을 가진 당신은 인간세상에서 정직한 사람으로 살면서 길도 닦고 다리도 만들고 본분을 지키면서 덕망도 쌓고 인과법을 믿고 살았으니 다시 인간세상으로 돌아가서 계속 사람으로 살도록 삼십년의 수명을 주겠다.”

이 말을 들은 조씨는 머리를 조아려 감사하고 한 쪽으로 물러나 섰습니다.

염라대왕은 다시 탁자를 내려치면서 “진씨 성을 가진 당신은 지난 세상에서 어리석고 사리분별을 못해서 세상에 아무런 기여를 하지 못했으니 다시 인간세상으로 돌아가서는 소로 태어나는데 삼십년의 수명을 주겠다”라고 하였습니다. 이 말을 들은 진씨는 몹시 놀라서 하얗게 변한 얼굴빛으로 염라대왕에게 말했습니다.

“소나 말로 태어나면 마차를 끌거나 밭을 갈다가 결국에는 죽임을 당해서 가죽은 벗겨지고 살은 먹힐 것입니다. 30년은 너무 힘들고 싫으니 15년만 주세요.”

염라대왕의 “나머지 15년은 어쩌라고?”하는 말에 사람으로 태어나게 된 조씨가 얼른 무릎을 꿇고서 “소의 15년 수명을 저한테 주세요”라며 염라대왕에게 청했습니다. 염라대왕의 허락으로 사람의 수명은 30살에서 45살로 늘어났습니다.

염라대왕은 다시 탁자를 내려치면서 “손씨 성을 가진 당신은 지난 생에 인간세상에서 착한 사람을 골탕 먹이고 나쁜 사람은 무서워하면서 더없이 흉악하게 인과법도 모르고 살았던 죄악이 무거우니 다시 인간세상으로 돌아가서는 개로 태어나는데 30년 수명을 주겠다”라고 말했습니다. 개로 태어나게 된 손씨는 이 말을 듣고서 “염라대왕님! 개는 먹다 남은 음식을 먹어야 하고 매일 집만 지키다가 사람들의 발길질과 몽둥이까지 맞아야 합니다. 너무 고생스러우니 저도 15년이면 충분할 것 같아요”라고 말했습니다. 조씨는 얼른 무릎을 꿇고 “염라대왕님! 개의 15년 수명도 저에게 주세요”라고 청했습니다. 사람은 이렇게 해서 45세에서 60세로 수명이 늘어났습니다.

염라대왕이 다시 탁자를 내려치면서 “이씨 성을 가진 당신은 교활하고 거짓말로 인간세상에서 사기를 치면서 간교함으로 이웃들을 유린하였으니 다시 인간세상으로 돌아가서는 원숭이로 태어나는데 30년 수명을 주겠다”고 말을 하자 이씨는 매우 놀라면서 “염라대왕님! 원숭이는 햇볕에 쪼이고 바람을 맞으면서 산 속에서 살면서 배고픔과 추위를 견뎌야 합니다. 음식이 어디 있는지를 모르고 단지 과일로 배를 채워야 하는데 항상 사냥꾼의 화살을 무서워하면서 살아야 하니 저는 단지 15년이면 충분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조씨는 또 “염라대왕님! 원숭이의 15년도 저에게 주세요”라고 말합니다. 이렇게 해서 사람은 75세까지 살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지금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소, 말, 개, 원숭이 등 축생의 수명이 대개 10여년이 되고 결과적으로 나머지 생명들은 모두 사람이 그 수명을 가져간 것입니다. 염라대왕은 사람에게 단지 30세를 주었는데 인생에서 가장 좋은 시절이라고 할 수 있는 세월은 단지 30년입니다. 서른 살 이전의 어린 나이에는 부모가 길러주시고 소년기에는 스승이 가르치고 이끌어 주시니 먹고 입는 걱정 없이 원하는 대로 살 수 있습니다. 20세가 다가오면 연애 감정에 눈을 뜨게 되고 곳곳으로 놀러 다니니 인생이 더없이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30세 이후로는 직업을 갖고 가정을 이뤄 자녀를 키우면서 가정과 자녀의 소와 말이 되어 살아야 하는데 이것이 본래 소와 말의 수명인 것입니다. 45세부터 60세 정도가 되면 자녀들도 성장하여 밖에서 직업을 갖고 연애를 하면서 종일 바깥으로만 돌아다닙니다. 집으로 돌아온 자녀들에게 먼저 밥을 먹이고 나이 든 부모는 남은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합니다. 바깥에서 먹고 마시고 놀다가 한밤중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오니 늙은 부모는 종일 집을 지키면서 자식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으니 이때는 개의 수명을 사는 것입니다.

60세가 넘어서 나이가 들면 노병사생이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데 이는 마치 눈이 달리지 않은 화살이 언제 자신을 쏘게 될지 몰라 두려워하는 원숭이와도 같으니 이때가 원숭이로부터 받아온 수명인 것입니다. 그래서 인생에서 아름답고 좋은 세월은 단지 30년뿐이고 서른 이후에는 자녀의 소와 말이 되어야 하고 집을 지키면서 밤늦게까지 자녀를 기다려야 합니다. 예순 살 이후에는 오직 노병사생의 무상이 두려울 뿐이니 인생의 의미가 무엇일까요? 이렇게 사는 것이 사회 일반가정의 정황입니다.

경전에 있는 ‘네 살 노인’이라는 이야기는 우리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줍니다.

백발이 성성하고 치아가 빠진 노인에게 어느 사람이 물었습니다.

“어르신! 금년에 연세가 어떻게 되십니까?”
“네 살이야!”

노인이 대답했습니다.

상대방은 의심스런 눈빛으로 물었습니다.

“농담하지 마세요. 머리카락과 수염도 하얗게 세셨으니 적어도 7, 80세는 넘었겠는데 어떻게 네 살이라고 하세요?”
“어휴 말하자면 부끄럽네. 내 실제 나이는 이미 여든이 넘었지만 그건 단지 헛먹은 나이일 뿐이지. 지난 인생에서는 하는 것 없이 습관적으로 살면서 무지몽매하게 보내다가 4년 전 부처님 법을 만나서 불법을 공부하면서 진정한 나의 인생이 시작된 거야. 이 4년 동안 나는 인생의 진리를 추구할 줄 알게 되었고 선행으로 남을 돕고 대중을 위해 봉사하면서 인생의 의미와 가치를 느끼게 되었으니 내 자신이 마치 4살같이 느껴져.”

노인이 대답했습니다.

인생은 네 살일까요? 삼십 살일까요? 칠십 살일까요? 정해진 표준이 없습니다. 가장 표준이 되는 인생은 모든 사람이 ‘인생 300살’을 창조해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인생은 수십 년의 여름과 겨울을 거칠 뿐이지 어찌 300살을 살 가능성이 있겠는가는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가능한 생명을 아끼고자 휴가나 명절휴가도 없이 지내왔고 삶에서 시간을 잘 이용하였을 뿐만 아니라 일을 할 때는 효율을 매우 중시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남들이 몇 년이 걸려서 사찰을 하나 짓거나 오랜 시일을 걸려서 대학교를 설립하고 있지만 저는 200~300개의 사찰을 지었고 대학교도 4~5곳을 세웠습니다. 또 중고등학교와 초등학교, 유치원과 기타 사업 등을 많이 하였는데 저는 수많은 좋은 인연 속에서 제 스스로 정말 300세 이상을 살아온 것처럼 느끼고 있습니다.

일본 기업가 마쓰시타 고노스케(松下幸之助) 선생이 인생을 ‘300살처럼 살아야 한다’는 주장의 창시자였던 것이 생각납니다. 이분은 항상 몸소 실천하며 후학의 모범이 되셨으며 일본 정치경제계에서 기여하고자 하는 정신을 가진 후계자를 길러내기 위해 애쓰셨습니다. 마쓰시타 선생의 성공은 작은 점원에서 어려움을 거치면서 점차 길러진 것입니다. 경영의 신으로 불렸던 그는 널리 칭송되는 다음과 같은 말을 하였습니다.

“직원이 100명일 때 나는 그 직원들 앞에 나서서 솔선하여 일을 하고 몸으로 보여주며 이끌어야 했다. 직원이 1000명일 때 나는 그 직원들 속에서 지휘하고 조정하면서 단계별 책임을 지도록 이끌었다. 직원이 1만명일 때 나는 건물꼭대기에 서서 그들의 노고에 직원들 뒤에서 합장하며 감사하게 생각했다.”

실질적으로 수십 년 세월을 사는 동안 사람이 겪어야 하는 수고와 어려움이 소와 말, 양, 돼지와 무엇이 다르다고 하겠습니까? 쓰고 달고 시고 매운 일생을 잘 살아가려면 우리는 필히 세간법을 초월해야 하고 육도를 초월한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번역=이인옥 전문위원


[1420호 / 2017년 12월 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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