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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위두라 자타카 ④

주사위 게임서 이긴 푼나카

▲ 태국 랏차부리 불교사원 위두라 자타카(Vidhurajātaka) 중에서 위두라와 푼나카.

쿠루 인다팟다의 다난자야왕은 천신의 도움으로 자신이 주사위 게임에서 이길 것을 확신했다. 하지만 막상 주사위를 던지려 하는데 천신이 보이지 않았다. 왕은 몇 번을 주저한 끝에 주사위를 던졌고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그러자 푼나카는 자신 있게 주사위를 던졌고 좋은 결과가 나오면서 주사위 게임을 쉽게 이겨버렸다. 푼나카는 자신의 승리가 확정되자 “내가 이겼다”고 말하고 모든 생류들이 그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우렁차게 3번 소리쳤다. 그리고 왕에게 말했다.

푼나카, 내기게임 이기자
승리 대가로 위두라 요구
위두라, 왕 위해 희생감수

“대왕이시여, 모든 게임에는 승자가 있고 패자가 있게 마련입니다. 불행하게도 이번 게임은 제가 이겼습니다. 이제 저에게 상을 내리셔야 합니다.”

실의에 찬 왕은 “코끼리든 소든 말이든 마차든 금이든 보석이든 푼나카가 원하는 것이라면 모두 다 가지고 가라”고 했다. 그러자 푼나카가 말했다. “대왕이시여, 그러한 재물들은 이 세상에 많이 있습니다. 저는 재물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당신이 가지고 있는 것들 중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현인 위두라입니다. 저는 위두라를 원합니다. 위두라를 상으로 주세요.” 그러자 왕이 당황해서 답했다. “푼나카여, 현인 위두라는 우리나라의 재상이고 저의 의지처이며 마치 성과 같이 저를 보호해주는 존재입니다. 위두라는 저를 돕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는 저의 재산이 아닙니다. 그는 저의 가족이자 생명입니다. 그는 결코 저의 소유물이 아닙니다.” 푼나카는 한 나라의 신하들이 왕의 소유물인지 아닌지를 현인 위두라에게 직접 문의해서 판단하자고 제안했고 왕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위두라가 있는 집무실에 모여 들었다.

푼나카가 위두라에게 물었다. “현인 위두라여, 당신의 명성은 온 우주에 퍼져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은 당신이 현명하며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 모두는 과연 당신이 정직한 사람인지 아닌지를 보게 될 것입니다. 자! 이제 답해주세요. 당신은 왕의 친척입니까? 아니면 왕의 소유물 입니까?” 위두라가 답했다. “이 세상에 진실만큼 든든한 의지처는 없습니다. 젊은이여, 세상에서 어떤 사람은 하인으로 태어납니다. 어떤 사람은 돈 때문에 하인이 되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은 스스로 하인이 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두려움으로부터 하인이 되기도 합니다. 저는 제가 원해서 스스로 대왕의 충실한 신하가 되었습니다. 저는 왕의 하인이며 왕의 소유물입니다. 왕이 원하신다면 저를 남에게 줘도 됩니다.” 이 답변에 실망한 왕은 “왜 왕의 마음을 헤아리지 않는가”라고 소리치며 현인 위두라를 푼나카에게 넘겼다.

다난자야왕은 푼나카가 보는 앞에서 몇몇 국가의 중요한 문제를 위두라와 상의했다. 조언이 끝나고 푼나카가 떠나려고 하자 현인 위두라가 말했다. “젊은이여, 당신은 왕을 상대로 내기에서 이겼습니다. 이제 저는 당신의 소유입니다. 저는 당신이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함께 가겠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가족들이 있습니다. 가족들과 이별할 시간을 3일만 주세요. 가족들이 저 없이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교육을 시켜야 합니다. 당신도 함께 저희 집에 머무시면 됩니다.” 현인 위두라의 지혜에 감복한 푼나카는 그의 지혜를 배우려는 목적으로 이를 허락했고 3일간 위두라의 집에 머물면서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익혔다. 3일이 지나자 푼나카는 위두라에게 자신의 천마의 꼬리를 잡게 하고 힘껏 하늘로 날아올랐다.

황순일 동국대 불교학부 교수 sihwang@dgu.edu
 


[1420호 / 2017년 12월 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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