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했던 그림자 거두니 한 물건도 없어라.”
12월23일 원적에 든 직지사 조실 영허당 녹원 스님의 원력을 그리워하는 애도가 잇따르고 있다. 60년 지기 도원 스님이 게송으로 도반을 추모했고, 조계종 중앙신도회도 조사를 발표했다.
파계사 조실 도원 스님은 도반 녹원 스님의 원적 소식을 듣고 붓을 들었다. 스님은 “찬란했던 그림자 거두니 한 물건도 없다”는 7언 절구의 추모게송을 써서 이번 생을 미련 없이 떠난 도반에게 부쳤다.
“찬란했던 그림자 거두니 한 물건도 없어라(燦影息了無一物)
허공을 비추듯 밝고 맑아 티끌 한 점 없네(瑩若暎虛絕點瑕)
이에 함께 걸었던 70년 세월이 생각나(因憶同行七十年)
지팡이 짚고 푸른 동산에서 떨어진 꽃을 밟아본다(携笻綠園踏殘花).”
60년 지기만 녹원 스님을 그리는 게 아니었다. 중앙신도회도 12월26일 조사를 내고 녹원 스님의 원적을 애도했다. 탁월한 지도력과 강직한 성품으로 중생제도와 후학양성을 위한 녹원 스님의 원력을 강조했다.
중앙신도회(회장 이기흥)는 “직지사를 승가교육 도약점으로, 종립대학 동국대를 인재육성기관으로 만들고 불교종합병원을 건립한 원력과 보살행은 스님이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특히 “재가불자가 있어야 한국불교가 발전할 수 있다는 격려와 가르침을 명심하겠다”며 “스님이 일궈 놓은 보살행의 발자취를 후대에 올곧게 전하고 종단 외호단체로서 더욱 정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421호 / 2017년 12월 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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