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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라마가 기독교인들에게 말한 성경은?

  • 불서
  • 입력 2017.12.26 18:57
  • 수정 2017.12.26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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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마음’ / 달라이라마 지음·류시화 옮김 / 불광출판사

▲ '선한 마음'
달라이라마는 스스로를 불교인이자 기독교인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자비와 형제애와 용서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두 종교가 닮았지만, 불교 교리에서는 창조주 하느님이나 혹은 인간의 모습을 하고 세상에 내려온 구세주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어설프게 불교인이자 기독교인으로 스스로를 불러서는 안 된다고 명쾌하게 밝힌다.

달라이라마는 나아가 기독교인들에게 천국이 죽은 뒤의 어떤 장소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신과 합일된 상태에서의 마음의 기쁨을 말하며, 마찬가지로 지옥은 죽은 뒤 벌을 받는 곳이 아니라 지금 나의 고통과 괴로움을 표현한 것이라고 말한다. 이에 가톨릭 수도자들도 깊이 공감한다.

이 책 ‘선한 마음 : 달라이라마의 성경 강의’는 1994년 세계 그리스도교 명상공동체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강의한 내용이다. 매년 수많은 교파에서 수백 명이 넘는 그리스도교 명상수행자들이 종교적인 윤리, 영성, 경전해석, 다른 종교와의 대화, 기도에 대한 특별강연을 듣기 위해 모인 곳에 초청된 달라이라마는 이때 신약성서의 복음서 강의를 맡았다. 성 베네딕도회 로렌스 프리먼 신부의 초청으로 성사된 강연회였고, 당시 주최 측은 강연의 주제로 산상수훈과 여덟 가지 복에 대한 가르침, 겨자씨의 비유와 하느님의 나라, 모습의 변화, 부활 등 8가지 구절을 뽑아 전달했다. 여기서 달라이라마는 타종교에 대한 분석이나 외교적 타협이 아니라, 애정 어린 시각으로 기독교 가르침을 바라봤다.

그곳에는 서로에 대한 믿음과 열린 마음이 가득했다. 3일 동안의 만남에서 달라이라마는 기독교인이며 매일 삶 속에서 명상 수행을 실천하는 청중들에게 따뜻함, 명확함, 웃음을 선사한다. 그리고 청중들은 그런 달라이라마를 미묘하고, 민첩하고, 심오하며, 대단히 지성적이고, 훌륭한 지식을 갖춘 사람으로 인식했다.

1999년 ‘달라이라마, 예수를 말하다’로 처음 소개된 이후 18년 만에 불광출판사에서 새롭게 펴낸 이 책에서 달라이라마는 “종교의 목적은 바깥에 큰 사원을 짓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 가슴속에 선한 마음과 친절의 사원을 짓는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모든 종교는 그 내면의 사원을 지을 능력을 갖고 있다”며 내면의 종교성 확장에 주력할 것을 당부했다.

달라이라마의 성경 강의를 통해 종교간 이해의 폭을 넓히는 것은 물론, 달라이라마의 넓고 깊은 혜안도 다시한번 확인할 수 있다. 1만5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421호 / 2017년 12월 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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