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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위두라 자타카 ⑤

죽음 위기에 내몰린 위두라

▲ 태국 방콕 불교사원 위두라자타카(Vidhurajātaka) 중에서 위두라를 죽이려는 푼나카.

푼나카는 현인 위두라에게 자신의 천마의 꼬리를 잡게 하고 검은 돌산으로 향했다. 아름다운 나가 공주 이란다티(Irandatī)와 결혼하기 위해 자신에게 필요한 것은 위두라의 심장뿐이었다. 푼나카는 위두라를 나가의 세계까지 데리고 가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으며 이곳에서 위두라를 죽여 심장을 얻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야카 푼나카는 왕궁에서 위두라의 판단을 구할 때와 위두라의 집에 머무를 때 현인 위두라의 지혜와 덕성에 감복해 있었다. 차마 자기의 손으로 직접 위두라를 죽일 수 없다고 판단한 푼나카는 위두라에게 겁을 줘서 기절시켜 죽이기로 마음을 먹었다. 한편 현인 위두라는 검은 돌산에 도착한 후 이상한 분위기를 느끼면서 생각했다. ‘두려워하지 말자! 내가 신체적으로 언어적으로 정신적으로 어떠한 악행도 하지 않고 살았는데 어떻게 나에게 재앙이 닥칠 수 있단 말인가!’ 야카 푼나카는 신통력으로 무서운 사자로 변하기도 하고 거대한 괴물로 변하기도 하면서 위두라에게 겁을 주었다. 하지만 현인 위두라는 자신의 감관을 통제하며 머리끝 하나도 움직이지 않고 초연히 있었다.

자신 죽이려는 푼나카에
의연하게 맞서는 위두라
옛 가르침 전하며 설득

겁을 줘서 현인 위두라를 죽일 수 없다고 판단한 푼나카는 폭력을 행사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검은 돌산을 딱딱한 바위가 있는 곳으로 위두라를 데리고 가서 그의 발을 잡고 위두라의 얼굴을 땅을 향하게 했다. 마치 도끼로 장작을 패듯이 위두라를 있는 힘껏 바위에 던져 죽이려고 한 것이다. 바로 이 순간에 현인 위두라가 침착하게 푼나카에게 말했다. “젊은이여, 그대는 이제까지 고귀한 사람으로 보였는데, 갑자기 아주 잔인하고 흉악한 행위를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나를 이렇게 던져서 죽이려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당신은 단순한 인간이 아닌 듯합니다. 어떤 신인가요?”

그러자 푼나카는 “저는 약카의 왕 웻사와나(Vessavana)의 조카입니다. 저는 나가의 왕 와루나(Varuna)의 딸인 이란다티 공주를 사랑합니다. 이란다티를 얻기 위해서 저는 당신을 죽일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현인 위두라가 이란다티를 얻는 것과 자신이 죽어야만 하는 것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 묻자, 야카 푼나카는 이란다티의 어머니인 왕비 위말라(Vimalā)가 결혼 지참금으로 현인 위두라의 심장을 원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위두라는 현인에게 있어서 심장은 현인의 지혜인데 푼나카가 이를 착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즉시 알아차렸다. 위두라는 침착하게 푼나카에게 말했다. “젊은이여, 나에게 고대의 가르침이 하나 있습니다. 나를 내려놓으면 내가 그 가르침을 당신에게 들려주겠습니다. 그 다음에 나를 죽여도 늦지 않을 것입니다.” 이미 현인 위두라의 지혜에 감복해 있었던 푼나카는 이 요청을 거절할 수 없었다. 또한 그는 이 기회에 고대의 가르침을 배우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푼나카는 현인 위두라에게 말했다. “현인 위두라여, 저는 당신의 심장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당신을 이곳까지 데리고 왔습니다. 하지만 당신께서 가르침을 주신다고 한다면 기꺼이 듣겠습니다.”

위두라가 답했다. “젊은이여, 좋습니다. 제 몸이 깨끗하지 않습니다. 먼저 목욕을 하고 가르침을 설하겠습니다.” 현인 위두라는 푼나카가 준비한 물로 목욕을 하고 천상세계의 맛있는 음식을 먹은 후 준비된 자리에 올라 않았다.

황순일 동국대 불교학부 교수 sihwang@dgu.edu
 


[1421호 / 2017년 12월 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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