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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시일반 인연 등불 모여 캄보디아 미래 밝히는 횃불이 되다

  • 상생
  • 입력 2018.01.03 16:55
  • 수정 2018.01.03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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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로 성장, 로터스월드 아동센터

▲ 로터스월드 이사장 성관 스님은 아동센터를 떠나는 아이들에게 마지막 추억을 선물해 주고자 졸업여행을 떠난다. 사진은 2017년 졸업생들과 함께한 졸업여행. 로터스월드 제공

로터스월드(이사장 성관 스님)는 불교의 자비와 평등·평화사상에 입각해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돕는 국제개발NGO다. 국내외 NGO들이 제3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개발사업을 펼치는 가운데 로터스월드는 캄보디아 아이들의 교육권리를 위한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앙코르와트의 도시 씨엠립에 아동센터를 세운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2006년 설립해 교육불사 매진
2013년 이후 졸업생 23명 배출
캄보디아공과대학 등으로 진학
“인재양성 불사 여전히 진행형”

로터스월드 아동센터는 캄보디아의 미래를 개척해 나갈 인재 양성을 목표로 2006년 설립됐다. 부모가 없거나 열악한 가정환경에 놓인 아이들이 자립할 수 있을 때까지 안전하게 보호하며 교육의 기회를 제공해 스스로의 미래를 개척하고, 책임 있는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보살핀다. 아동센터에는 지금까지 60여명이 입소해 로터스월드 구성원들의 보호 속에 성장했고, 지금도 생활하고 있다. 아동센터가 12년째 원만히 운영될 수 있었던 것은 온전히 한국불교계의 관심과 불자들의 십시일반 동참 덕분이다.

캄보디아 공교육은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등 12학년제로 구성돼 있다. 아동센터는 관련 법규에 따라 공교육 과정의 아이들만을 맡아 보육하고 있다. 2013년 첫 졸업생을 배출한 이래 지금껏 23명의 아이들이 공교육 과정을 마치고 아동센터를 떠났다. 이들 중 19명이 왕립프놈펜대학, 캄보디아공과대학 등에 진학해 장밋빛 미래를 꿈꾸고 있다.

 
2015년 졸업한 힘 람보(21)씨는 캄보디아공과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있다. 캄폿의 작은 시골마을에 태어난 람보씨는 하루 끼니를 걱정해야 할 만큼 가난했다. 어려서부터 부모님의 농사일을 도와야 했지만 공부만큼은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기회가 찾아왔다. 2007년 아동센터 입소가 결정됐고, 이후 삶은 완전히 바뀌었다. 배 곪는 일 없이 안전한 숙소에서 원하는 만큼 공부할 수 있었다. 2010년에는 우수학생으로 선발돼 한국을 방문할 기회도 가졌다. 잘 정비된 도로와 높은 빌딩,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자동차와 지하철까지 그야말로 문화적 충격이었다. 공학도의 꿈을 가지게 된 것도 이때부터다. 람보씨는 억척스럽게 공부에 매달렸고, 결국 캄보디아 대입시험에서 최상위등급을 받은 800명에게만 기회가 주어지는 캄보디아공과대학에 당당히 입학했다.

“로터스월드로부터 받은 것들을 사회에 회향할 것입니다. 한국의 불자들이 우리들에게 베푼 것처럼 저 역시 저의 지식과 경험을 많은 곳에 나눌 것을 약속합니다.”

리 몸(24)씨는 왕립프놈펜대학에서 한국문학을 공부하고 있다. 씨엠립이 고향인 그는 2007년부터 10년간 아동센터에서 생활했다. 아동센터를 만나기 전까지 어머니 일을 돕느라 학교에 결석하기 일쑤였다. 그럼에도 숲이나 강변에서 채취한 것들로 허기를 채워야 할 만큼 생활은 늘 궁핍했다. 대학생인 몸씨의 꿈은 캄보디아 아이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는 것이다. 또 한국의 문화콘텐츠를 캄보디아언어로 번역해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기를 꿈꾼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한국과 캄보디아간 교류활동에도 적극 동참할 생각이다.

“로터스월드를 만나지 못했다면 꿈조차 가지지 못했을 거예요. ‘한국어’이라는 목표를 가질 수 있도록 도움을 준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와 행복을 축원합니다.”

20살 동갑내기 판 순힝씨와 미스 사룬씨는 법조인이라는 목표를 향해 뛰고 있다. 2016년 왕립프놈펜대학 법학과에 진학한 그들은 변호사가 되어 로터스월드와 같이 어려운 아이들을 돕는 일을 함께하기로 약속했다. 

“부모님은 제가 학교에 다니는 것을 원하지 않았어요. 그럴만한 돈이 없었기 때문이죠. 그러던 어느 날 로터스월드가 찾아와 제게 공부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주었습니다. 사람들은 제가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운이 없다고 생각할지 몰라요. 그러나 가난으로 로터스월드와 만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기에 저는 행운아입니다. 무엇보다 저와 사룬의 등록금을 후원하고 계신 한국의 김봉석 변호사님께 감사드립니다.”(판 순힝)

“캄보디아의 가난한 가정에서는 대부분 자식이 학교에 가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달랐어요. 공부만이 가난에서 벗어날 유일한 길이라고 말씀하셨죠. 하지만 하루 한 끼조차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그 말씀을 이해할 수 없었어요. 당장 나가 돈을 버는 게 더 나은 삶이라고 생각했죠. 그러나 로터스월드를 만난 후 생각이 바뀌었고, 어머니 말씀을 이해하게 됐어요. 나의 과거를 거울삼아 가난으로 꿈마저 포기하고 사는 아이들에게 희망을 선물하겠습니다.”(미스 사룬)

리 씨낫(23)씨는 씨엠립 파나사스트라대학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있다. 씨낫씨는 어린 시절 부모님의 이혼으로 톰주의 한 NGO단체에서 자라다 2006년 아동센터가 개원하자 이곳으로 보내졌다. 처음 그녀의 얼굴에는 외로움과 두려움이 가득했다. 그러나 로터스월드 관계자들의 따뜻한 보살핌과 수많은 언니, 오빠의 관심 속에 밝고 씩씩한 아이로 성장했다. 그녀는 2016년 파나사스트라대학 장학생으로 선발돼 동생들의 박수를 받으며 당당히 아동센터를 떠났다.

“로터스월드는 여전히 관심과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로터스월드와의 인연을 계속해 이어갈 것입니다. 앞으로 수많은 시련을 경험하겠지만 결국 성공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제 곁에는 아동센터에서 만난 수많은 인연들이 항상 함께하기 때문입니다.”

렝 킴쏘른(20)씨는 프놈펜 반다대학에서 회계학을 공부 중이다. 2010년 고향인 캄폿을 떠나 6년간 아동센터에서 생활했다. 공부가 하고 싶어 스스로 아동센터 입소를 신청했다. 가족과 떨어져 낯선 곳에서 생활해야 한다는 두려움도 컸지만 그토록 원하던 공부를 마음껏 할 수 있다는 사실에 주저 없이 결정했다. 아동센터에서의 생활은 매일 매일이 놀라움 그 자체였다. 무엇보다 아무런 걱정 없이 공부에만 집중하면 된다는 사실에 놀랐다. 도서관에는 책들이 가득했고, 말로만 듣던 컴퓨터도 직접 배울 수 있었다.

“처음 가족의 품을 떠날 때처럼 아동센터를 나설 때도 두려움이 컸습니다. 지금은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사회에 나설 기반을 착실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일자리가 마련되면 나눔으로 은혜에 보답하겠습니다.”

이사장 성관 스님은 아동센터를 떠나는 아이들에게 마지막 추억을 선물해 주고자 함께 졸업여행을 떠난다. 지난해에는 바다가 아름다운 시아누크빌, 수도 프놈펜 등지에서 아이들과 추억을 쌓았다.

“코흘리개 아이로 들어와 청년이 되어 떠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대견하고 섭섭한 마음이 교차합니다. 어떤 모습으로 집을 떠나던 모두가 소중하고 귀한 우리의아이들입니다. 이곳에서 형제·자매로 뒹굴며 함께 살았던 것처럼 이 인연이 계속해 이어지기를 서원합니다. 한국 불자들의 인연 등불이 타오르는 한 캄보디아의 미래를 밝힐 교육불사는 꺼지지 않을 것입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422호 / 2018년 1월 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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