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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한 구절에 세상 바꾸는 씨앗 하나

  • 상생
  • 입력 2018.01.03 17:31
  • 수정 2018.01.04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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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서 나눔 10년’ 향아숲 불서보급회

▲ 십시일반 정성 모아 함께 불서 보내온 10년 인연만큼 향아숲 회원들 서로의 신심도 깊어졌다.

“써도 그만 안 써도 그만인 작은 돈으로 부처님 가르침을 전할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큰 복인지 몰라.”

지도법사 묘경 스님 원력에
수강생들 모여 2008년 설립
90여곳에 총 5000여권 보시
“작은 마음들 모여 큰 불사”

향아숲 ‘특별지킴이’ 김정자(72, 보문행)씨 말에 모두 맞장구다. 지영선(72, 심정법), 김설영(58, 해인월), 박혜경(60, 무상행), 한근화(54, 혜명화), 김미자(59, 연지화), 김지선(49, 안덕행)씨의 분주하던 손이 잠시 멈췄다. 이들의 눈빛이 반짝였다. 김정자씨의 한 마디가 향아숲으로 모이게 만든 힘이었기 때문이다. 신년 맞이 달력, 소식지 등을 포장하느라 바빴던 2017년 12월14일의 오후가 숨을 골랐다.

향아숲의 2018년 새해는 특별했다. 모임을 가진 뒤 꼭 10년이다. 현재 울산 청송사 주지 묘경 스님과 서울 조계사에서 처음 함께 공부했던 인연들을 시작으로 지금에 이르렀다. 스님에게 ‘금강경’ ‘초발심자경문’ ‘유마경’ 등 경전과 부처님의 생애를 배우며 부처님 닮아가는 불자의 길을 함께 걷던 도반들이었다. 불서 법보시는 스님이 제안했다.

“무엇보다 불서 보급은 부처님이 우리에게 전해주고자 하셨던 바른 법을 널리 전달하는 불사입니다. 좋은 불서를 여러 사람들이 접하도록 소개하는 선연은 귀한 보시행이기도 합니다.”

스님의 원력에 강의 듣던 제자들이 의기투합했다. 2008년 ‘향기롭고 아름다운 숲’ 향아숲 불서보급회(지도법사 묘경 스님)가 탄생했다. 불자로서 주인공으로 살아가야 ‘향기로운 삶’이며, 함께 어울리고 배려하는 ‘향기로운 삶’의 모습은 ‘아름다운 회향’이다. 이 모든 게 어울려 있는 ‘함께하는 숲’이 향아숲이다.

▲ 10년 동안 향아숲이 보낸 불서는 5000여권에 이른다.

이 아름다운 숲을 늘 푸르게 하고자 원칙을 세웠다. 한 달에 꼭 한 번은 가족법회를 열어 기도는 물론 경전공부를 이어갔다. 조계사와 인연이 다해 다른 지역에 주석하고 있어도 스님은 꼭 참석했다. 1~3명이 나와도 법회와 공부를 했다. 여기에 하나 더, “소외된 곳에 진리의 등불을 밝힌다”를 추가했다. 스님은 늘 “능력과 여건이 안 되는 곳에 부처님 말씀이 기록된 책을 전해 등불을 밝히는 전법이 바로 법보시”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향아숲은 ‘진리의 씨앗’인 불서를 새싹들이 자라나는 학교, 몸과 마음이 지쳐있는 분들이 계신 병원, 나라를 위해 애쓰는 군인들이 있는 군부대, 어느 곳보다 자비가 필요한 교도소 등에 전한다.

모임이 자리 잡히면서 2009년 10월부터 원칙대로 불서를 보시했다. 서울보훈병원, 정덕초, 육군30사단 등에 총 300권을 보낸 것이 첫걸음이었다. 경주교도소,  법흥사어린이법회, 외국인쉼터 함박터, 광명보육원, 고성 보리수동산, 안성 하나원, 쿠무다북카페, 춘천 연꽃어린이집,  실상사작은학교 등 90여곳에 총 5000여권의 불서를 법보시했다.

3살 아이부터 대학생까지 생활하는 아동보육시설 고성 보리수동산은 자필로 감사한 마음을 보내오기도 했다. 청소년기에 참된 부처님 말씀을 조금 더 쉽게 전달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일꾼 NO1’ 한근화 총무는 “아름드리나무만 있으면 숲이 될 수 없다. 낙엽, 지렁이, 이름 모를 풀꽃과 어우러져야 비로소 아름다운 숲”이라며 “가슴에 부처님 모시고 사는 향아숲 도반들인 만큼 이름 모를 풀꽃처럼 은은한 향기로 숲을 아름답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세상을 바꾸는 작은 씨앗 하나, 불서에 적힌 부처님 가르침 한 구절에 설레고 항상 함께한 선연들이 있어 설렌다. 그리고 향아숲에서 출가한 봉녕사 비구니스님과  1월6일 10주년 신년회 대중공양에서의 기약 없는 만남에 설렌다. 향아숲 말마따나 사람은 지문처럼 향을 가지고 산다. 깊은 산일수록, 넓은 숲일수록 풍성한 잔향이 오래도록 가슴을 설레게 한다. 향아숲의 잔향이 또 한 번 깊어진다.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422호 / 2018년 1월 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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