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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야만회천하춘(一夜挽回天下春)

남북대화, 평화 불러오길

북한이 올림픽 대표단 파견과 정부 간 대화를 제안함으로써 남북 사이에 훈풍이 불고 있다. 김정은 등장 이후 계속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의 긴장은 어느 때보다 고조됐다. 지난해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말 폭탄을 이어가면서 전쟁에 대한 우려는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북의 대화 제의 이후 2년 간 끊겼던 판문점 연락채널이 연결되고 고위급 회담이 예정되면서 대화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특히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외교를 통해 2월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하는 정치적 역량을 발휘하면서 한반도 문제는 우리가 주도한다는 “한반도 운전자론”도 크게 탄력을 받게 됐다.

물론 갑작스런 대화국면에 당황해 하는 이들도 있다. 일본과 자유한국당은 북한과의 대화를 ‘대화구걸’이라며 모욕적인 언사로 폄하하고 있다. 그러나 전쟁 방지에 대화만큼 좋은 정책은 없다. 압박과 제재를 통해 북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호언했던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전쟁의 위험 강도가 가장 높았다. 보수정권 9년 동안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는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특히 북한과의 대화채널이 막히면서 북의 미사일 발사에 기껏 확성기로 대응하는 촌극을 벌이기도 했다.

남북의 대화국면에 불교계는 크게 환영하고 있다. 불교는 남과 북의 정신을 잇는 정신적 탯줄이다. 내금강을 비롯해 북한의 국토에는 불교문화유산의 가득하다. 대화국면이 민간교류의 확대로 이어진다면 유적발굴과 성지순례 같은 남북 교류확대는 물론 불교를 통한 문화적 동질성이 통일의 초석을 놓는 주춧돌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선가에 동풍취산매초설(東風吹散梅梢雪) 일야만회천하춘(一夜挽回天下春)이란 말이 있다. “동풍이 불어 매화가지에 쌓인 눈이 흩어지니, 하룻밤에 천하에 봄이 왔다”는 뜻이다. 과거에도 남북 사이에 대화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북의 전략전술에 말려들고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그럼에도 대화가 많아서 나쁠 것은 없다. 분쟁은 주먹다짐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전쟁은 결국 우리 모두의 파국이다. 모처럼 시작된 남북 대화의 물꼬가 이 땅에 평화통일의 봄날을 불러오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김형규 법보신문 대표 kimh@beopbo.com
 

[1423호 / 2018년 1월 1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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