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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웻산타라 자타카 ⓛ

남방불교서 가장 사랑받는 부처님 이야기

▲ 동국대 박물관 보협인탑 중앙의 웻산타라 자타카(Vessantarajātaka).

웻산타라 자타카는 남방불교권에서 가장 사랑받는 부처님의 전생이야기로서 현재 남방불교를 이해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이야기는 남방 팔리 자타카에서 547번째로 가장 마지막에 위치하고 있으며 가장 많은 게송들로 화려하게 장식된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고대 인도의 산치(Sanchi)로부터 스리랑카와 중앙아시아 그리고 동남아시아 전역에까지 수없이 많은 사원에서 벽화와 부조들을 만나볼 수 있다. 한국의 경우 동남아시아와 같이 여러 사찰의 벽화에서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동국대 박물관에 보관중인 고려시대의 보협인탑 한쪽 면에서 웻산타라 자타카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팔리 자타카 547번째 위치
북방불교 전통에서도 유통
보시 중요덕목으로 강조한
웻산타라 태자 깨달음 이야기

비록 이 이야기가 팔리 자타카 전통에서 가장 마지막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웻산타라 자타카가 제일 마지막으로 만들어진 자타카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기본적으로 팔리 전통에서 자타카의 배열은 게송의 숫자에 따른 것이고, 자타카의 제작 시기와는 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기원전후 조각된 것으로 산치대탑의 북문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는 웻산타라 자타카의 부조로 봐서 상당히 오래전부터 이 이야기의 뼈대가 만들어져서 인도 전역에 유통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이야기는 또한 북방불교 전통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한역 ‘태자수대나경’의 경우에서 보듯이 등장인물과 장소가 다르게 나타나지만 이야기의 기본적인 골격은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다.

오늘날 이 이야기가 남방 불교권에서 특별히 더욱더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이 이야기는 부처님께서 싯다르타 태자로 카필라성에 태어나는 시기 이전에 가장 마지막으로 인간으로 태어난 전생 이야기로 알려져 있다. 남방불교 전통에 따르면 부처님께서는 전생에 웻산타라 태자로 태어나셔서 수많은 공덕을 쌓아 그 결과로 천상세계 33천의 신으로 태어나게 된다. 그리고 부처님은 천상세계에서 원하는 만큼 머물다가 때가되자 제석천 인드라신의 요청으로 인간세계로 내려와서 깨달음을 향한 마지막 여정을 시작하게 된다고 이야기 한다. 따라서 남방 불교권에서 웻산타라 태자 이야기는 현생의 부처님과 가장 가까운 전생의 부처님 이야기로서 아주 친숙하게 다가오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이 이야기는 보시를 가장 중요한 주제로 다루고 있다. 보시는 남방 불교권에서 재가 불자들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덕목들 중의 하나로써 중요시되고 있다. 특히 이 이야기에서 전생의 부처님인 웻산타라 태자는 보시의 완성인 보시바라밀을 성취하기 위해 자신의 지위와 재산, 자식, 부인마저도 보시해 버린다. 또한 이들을 보시함에 있어 어떠한 마음의 주저함과 망설임, 미련도 없는 완전히 평정한 마음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피눈물 나는 노력을 한다. 아마도 웻산타라 태자의 이러한 모습은 보시를 통해서 공덕을 쌓는 것이 생활화 되어 있는 스리랑카와 동남아시아의 많은 불자들에게 자신도 언젠가는 웻산타라 태자와 같이 보시바라밀을 완성하여 깨달음을 향해 나갈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웻산타라 자타카는 보시와 깨달음을 연결하는 링크로써 남방불교의 해탈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황순일 동국대 불교학부 교수 sihwang@dgu.edu
 

[1423호 / 2018년 1월 1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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