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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식·중관·여래장 등 대승요지 분석[br]‘능엄경’ 요체를 풀이한 ‘소’ 첫 완역

  • 불서
  • 입력 2018.01.23 14:44
  • 수정 2018.01.23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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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엄경정맥소’ / 진명 스님 옮김 / 불광출판사

▲ ‘능엄경정맥소’
‘능엄경(楞嚴經)’은 마음이 어디에 있는가를 놓고 부처님과 아난이 문답을 나눈 것으로 시작해서, 깨달음의 본성 및 그 깨달음으로 나아가는 과정과 여래장을 설하고 있다. 여기서 깨달음으로 들어가는 가장 쉬운 방법을 관음신앙이라고 밝히고, 능엄다라니(楞嚴陀羅尼)를 설한 후에 보살의 수행단계, 중생이 수행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온갖 번뇌에 대해 그 원인과 종류를 밝히고 있다.

그래서 옛 선지식들은 “수행의 묘리를 잘 터득하고자 한다면 ‘능엄경’을 제외하고 말할 수 없다”고 했다. 명나라 때 교광진감 스님도 “법화의 곳집이요, 화엄의 열쇠”라고 ‘능엄경’을 극찬하며 이전 선지식 10명의 주석을 모은 ‘십가회해’를 비판적으로 계승해 새롭게 주해를 달았다. 바로 ‘정맥소’다. 진감 스님은 ‘능엄경’이 8세기 초 한문으로 번역된 이후 많은 주석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부족한 점이 많음을 통탄하면서 스스로 새로운 소(疏)를 쓰고자 발심 출가했던 인물이다.

이렇듯 ‘능엄경’의 요체를 밝힐 ‘소’를 쓰는데 원을 세웠던 진감 스님은 ‘정맥소’를 통해 유식과 중관, 여래장 사상 등 대승의 요지를 철저하게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종문의 선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는 철학적 관점을 세우기도 했다. 출가 후 20여 년 동안 오로지 ‘능엄경’의 주석을 내는 일에만 매진하여 이 ‘소’ 하나만을 저술로 남겼을 정도로 천착했다.

진감 스님의 그 ‘정맥소’를 지리산 암자에서 정진 중인 진명<사진> 스님이 우리말로 옮겨 네 권으로 펴냈다. 이 책 ‘능엄경정맥소’는 스님이 선방에서 화두참구에 매진하는 한편 10년에 걸쳐 ‘대불정수능엄경정맥소’를 국내에서 최초 완역한 것으로, 스님은 2009년 망월사 안거 때 처음 ‘정맥소’를 접했다. 방선 시간에 각성 스님이 강설한 ‘능엄경 정해’를 보던 중 ‘능엄경’을 풀이한 ‘정맥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 이후 스님은 각성 스님을 찾아가 ‘정맥소’ 한 질을 얻고, 이를 읽으면서 환희심이 일었다. 그리고 자신이 느낀 그 환희심을 도반은 물론 사부대중이 함께 맛보기를 서원하며 번역을 시작했다.

 
그렇게 2년여 만에 초고를 완성한 이후 스스로 풀지 못한 곳은 눈 밝은 이들에게 물어 해결하고, 윤문 작업까지 거쳐 무려 10년 만에 번역을 마칠 수 있었다. ‘정맥소’는 진명 스님이 환희심을 얻기 전 이미 여러 스님들로부터 관심을 받기도 했었다. 운허 스님이 ‘능엄경강화’에서 활용했고, 각성 스님이 ‘능엄경정해’에서 이를 바탕으로 강설했다. 또 탄허 스님의 ‘능엄경’ 번역에도 일부 풀이가 있다. 하지만 여러 스님들이 “‘정맥소’는 ‘능엄경’의 이치를 잘 천명했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음에도 그 전체를 다 드러낸 완역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진명 스님의 ‘능엄경정맥소’가 갖는 의미가 특별하다.

특히 ‘능엄경정맥소’는 화두참구의 교학적·철학적 근거를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어, 한국불교 수행 정체성 확립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는 이들까지 있다. ‘어째서 화두선을 최상승선이라 하는가’ ‘왜 화두선만을 고집하는가’ 등 수행자들이 의문을 제기하는 근본적 물음에 답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4권 200,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425호 / 2018년 1월 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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