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 스님들 배웠던 최고(最古) 천자문 석각 발견
고려시대 스님들 배웠던 최고(最古) 천자문 석각 발견
  • 임은호 기자
  • 승인 2018.01.26 2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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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문화재연구소 최근 공개…고려시대 서풍과 매우 흡사

   
▲ 천자문이 새겨진 석각비편. 불교문화재연구소 제공.
서울 도봉산 영국사 터에서 2012년 출토된 석각이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천자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석각은 고려시대 스님들의 천자문 학습을 위해 새긴 것으로 추정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불교문화재연구소는 “석각에 있는 글씨를 판독한 결과 천자문의 일부로 확인됐다”면서 “지난해 도봉서원 터에서 발굴된 10세기 말 비석인 ‘영국사 혜거국사비’에 새겨진 글씨체와 흡사하다는 점에서 비슷한 시기의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천자문 유물”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밝혀진 가장 오래된 천자문 관련 유물은 조선시대 세종대왕의 셋째 아들인 안평대군(1418~1453)의 글씨를 탁본한 서첩판본이다. 이번 석각이 발견되면서 천자문 유물 역사가 500년 이상 올라가게 됐다.
 
이번에 확인된 석각에는 남조 양나라 문인 주흥사가 지은 ‘천자문’ 4자 제 250구 가운데 제 163구 ‘치본어농(治本於農)’ 제165구 ‘숙재남무(俶載南畝)’ 제167구 ‘세숙공신(稅熟貢新)’이 한 줄에 8자씩 새겨져있다.
 
이완우 한국학중앙연구원은 “천자문 구절이 새겨진 석각의 석질은 물론 서풍이나 각법이 고려초기 석경편과 매우 흡사하다”며 “고려시대 사찰에서 천자문 학습을 위해 석각했음을 보여주는 매우 희귀한 사례”라고 말했다.
 
천자문 석각과 함께 출토된 다른 석각 3편에는 경전인 ‘묘법연화경’이 새겨졌으며, 또 다른 1편에는 정토와 지옥의 모습을 그린 변상(變相)의 일부가 그려져 있는 것도 확인됐다.
불교문화재연구소 측은 “석각 글씨가 고려 초기보다 앞서는 통일신라 말기 서체라는 주장도 있다”며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영국사는 2012년 서울 도봉구 도봉서원 터를 복원하던 중 국보급으로 평가받는 불교유물이 대거 발견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도봉서원이 건립할 때 영국사의 일부 건물과 기단을 재활용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복원사업이 전면 중단됐다.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 법화경이 새겨진 석각비편. 불교문화재연구소 제공.
[1426호 / 2018년 1월 3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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