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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들 간절한 발원·굳은 신심을 엿보다

  • 문화
  • 입력 2018.02.01 20:24
  • 수정 2018.02.01 20:25
  • 댓글 1

불교중앙박물관, 2월6일
‘붓다의 탄생-불복장’ 展
장곡사 약사여래좌상 등
복장물 58건 79점 전시

▲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 복장 발원문 일부. 10m에 이르는 이 발원문에는 1007명의 시주자의 이름이 기록돼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압도적이다.

불복장(佛腹藏)은 불상을 조성하며 그 안에 넣어두는 부장물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발원문, 후령통, 다라니, 경전, 직물류 등을 봉안하며 이후 별도의 의식을 통해 불상의 신성성이 완성된다. 복장물은 불상 조성의 시기와 배경, 시주자 등을 확인할 수 있어 사료적으로도 큰 가치를 갖지만, 불상 내부에 존재하는 만큼 쉽게 접할 수 없는 성보이기도 하다.

불교중앙박물관(관장 오심 스님)이 2018 무술년을 맞아 복장을 통해 옛사람들의 불심과 간절한 염원을 살펴보고, 그 가치를 되새기는 특별한 자리를 마련한다. 불교중앙박물관은 2월6일부터 5월31일까지 ‘붓다의 탄생-불복장’ 테마전을 갖는다. 테마전에는 보물 제1851호 쌍계사 소조석가여래삼불좌상을 포함해 보물 5건, 지방유형문화재 4건 등 복장유물 58건 79점이 전시된다.

▲ 용문사 극락암 영산회상도 복장유물.
전시는 1부 ‘복장의 의미’, 2부 ‘불복장의 시작’, 3부 ‘복장의 발전’, 4부 ‘불화의 복장’ 등 시대적 흐름에 따른 4부로 구성된다. 무불상(無佛像) 시대를 거쳐 형상을 갖춘 불상이 신앙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면서 불복장의식도 함께 발전한다. 불상 안에 사리와 오보병, 경전, 발원문, 시주물 등을 엄격한 절차에 따라 넣는 불복장의식을 거행함으로써 불상은 단순한 조각품에서 예배의 대상이자 불보살의 현신이 된다. 즉 불복장의식은 불상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마지막 과정이다. 1부 ‘복장의 의미’에서는 불복장의식 소의경전인 ‘조상경’과 쌍계사 소조석가여래삼불좌상 복장을 통해 복장의식과 유물이 갖는 의미를 전달한다.

불복장이 시작된 것은 관련 경전의 유입과 실제 불상의 복장물 조사를 통해 고려 중기 이후 이후로 파악된다. 2부 ‘불복장의 시작’은 개운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 문수사 금동아미타여래좌상, 봉림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 등 고려 유물을 통해 복장의 구성과 안립의 체계를 보여준다.

조선시대에 들어서면서 불복장은 보편화된다. 조선 불상의 복장물은 고려의 의식을 계승하면서 더욱 체계화되었다는 특징을 지닌다. 사리를 넣는 장치는 고려시대에는 넓적한 합의 형태인 반면, 조선시대에는 긴 원통형의 후령통을 사용했다. 4부 ‘불복장의 발전’은 운람사 아미타여래좌상, 갑사 소조관음보살입상, 마곡사 영상전 과거칠불상, 광흥사 명부전 시왕상 등 조선 유물을 중심으로 불복장의 변화와 발전 과정을 설명한다.

복장은 불상에 봉안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불화에도 복장을 납입했다. 조선 후기에 이르면 불화에도 복장낭을 걸거나 뒷면에 복장물을 놓아두는 것이 일반화된다. 불화 복장물의 특징은 공간적 한계로 다라니, 경전, 직물류 등은 생략되고 후령통에 집중된다. 4부 ‘불화의 복장’에서는 황령사 아미타후불도, 용문사 극락암 후불도, 봉인사 부도암 신중도에 모져진 복장물을 소개한다.

▲ 광흥사 명부전 시왕상 복장 ‘월인석보’.
전시되는 성보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유물은 단연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 복장이다. 대중에게 최초로 공개되는 것일 뿐 아니라 10m에 이르는 발원문과 1007명의 시주자의 이름이 기록돼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압도적이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장곡사 불상 조성을 주도하고 붉은 비단에 발원문을 쓴 백운경한 스님은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의 저자로 추정된다.

불교중앙박물관장 오심 스님은 “불상에 모신 복장물은 그 자체로 신앙의 대상이자 경전을 포함한 여러 유물과 발원문, 조성기 등은 불상의 조성 경위와 시기 등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며 “시대별 다양한 형태의 복장물을 통해 선인들의 정성스러운 불심을 함께 공유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붓다의 탄생-불복장’ 테마전 개막식은 2월6일 오후 3시에 열린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427호 / 2018년 2월 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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