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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거산 선방서 향기 법문 들으며 순례의 길 공양 올리다

  • 교계
  • 입력 2018.02.02 19:19
  • 수정 2018.02.02 19:56
  • 댓글 1

의왕 청계사, 제22차 108선원 순례
청도 운문사 문수선원…사리암 참배

▲ 경기 의왕 청계사 ‘마음 따라 향기 법문 108선원 순례단’은 2월1일 22번째 순례로 ‘비구니 스님들의 총림’으로 불리는 경북 청도 호거산 운문사를 찾았다.

“잘 오셨습니다. 지금은 마침 정진하는 스님들의 점심공양 시간입니다. 많은 말보다 경험이 더 중요하겠지요? 짧은 시간이겠지만 잠시 이 자리에 앉아서 스스로를 비추어보길 바랍니다. 죽비를 치겠습니다.”

일체의 소리가 사라졌다. 주어진 시간은 10분. 청계사 108선원 순례단 40여 명은 운문사 문수선원 도감 대훈 스님의 안내에 따라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생각이 멈추자 시간은 화살처럼 지나갔다. 방선을 알리는 죽비 소리에 이어 대훈 스님이 다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스님은 선방의 구조와 의미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했다. 불자들은 “들어올 때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하나하나 불이 켜지듯 눈에 들어오고 의미를 알 수 있게 되었다”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유경희 108선원 순례단 회장이 대표로 두 무릎을 바닥에 댄 채 정성껏 포장해 온 108선원 순례단 보시금을 대훈 스님에게 전달했다. 불자들은 합장으로 뜻을 함께 했다.

▲ 겨울 햇살에 반짝거리는 운문사 문수선원. 정진하는 스님들이 점심공양 후 잠시 선원을 비운 동안 순례단은 도감 스님의 허락 아래 선원에 들어갈 수 있었다.

2월1일, 경기도 의왕 청계사 ‘마음 따라 향기 법문 108선원 순례단(단장 성행 스님, 회장 유경희)’이 22번째 순례로 ‘비구니 스님들의 총림’으로 불리는 경북 청도 호거산 운문사(주지 진광 스님)를 찾았다. 그 동안의 선원 순례에서 비구니 스님 도량은 처음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요란하지 않았다. 다만 ‘맑은 향기’처럼 움직이기로 소문이 난 청계사 108선원 순례 단원들이 이날은 조금 더 신중함과 정중함을 더했다.

▲ 문수선원 도감 대훈 스님의 죽비 소리에 맞춰 입정에 든 순례단.

운문사 내 스님들의 선방인 문수선원은 운문사의 본 도량에서 더 깊숙한 곳,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된 경계 안에 있었다. 일체 외부인의 출입을 삼가 하는 문수선원이지만 말없이 고요하게 한 발 한 발 내딛는 청계사 108선원 순례단을 위해 스님들은 뜻밖의 정진 기회를 선물했다. 좌선 수행과 대훈 스님의 소참법문에 이어 선원에서 점심공양의 기회도 만났다. 대훈 스님은 공양 후 녹차를 내며 불자들을 격려했다. 스님은 “내 속의 부처님을 꺼내어 사회에 투입해야 한다”며 “언젠가는 깨달음을 얻겠다는 굳건한 서원으로 수행을 이어가다보면 이 세상을 큰마음으로 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 문수선원 도감 대훈 스님을 통해 선원에 공양을 올리는 청계사 108선원 순례단.

▲ 문수선원 공양실에서의 점심공양. 오관게를 외우는 순례단.

▲ 문수선원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108선원 순례단은 문수선원의 선향(禪香)을 담아 이번에는 운문사 본 도량으로 향했다. 불자들은 대웅보전을 참배한 뒤 비로전에 모였다. 이 공간에서 22차 순례의 예불 시간을 가졌다. 청계사에서 준비해 온 육법공양에 이어 청계사 주지 성행 스님의 집전에 따라 천수경, 비로자나불 정근, 축원, 반야심경 등을 이어갔다. 정근 시간에는 불자들이 개별적으로 준비해 온 공양금을 불전함에 넣는 시간도 가졌다.

▲ 운문사 일주문을 들어서는 순례단.

▲ 청계사에서 미리 준비해온 공양물로 육법공양을 올리는 순례단.

▲ 육법공양을 올리는 순례단.

▲ 마음따라 향기법문 108선원 순례단을 이끄는 단장 성행 스님과 순례단원들.

▲ 비로자나불 정근을 하면서 순례단 회원들이 개별적으로 준비해 온 공양금을 불전함에 넣었다.

▲ 이번 순례에서는 운문사 문수선원과 함께 승가대학 학인 스님들을 위한 공양도 함께 올렸다.

예불을 마친 뒤 도량 내 소각장을 향했다. 광명진언을 외우며 순례단 불자들이 쓴 소원지를 태웠다. 소원지가 모두 불에 탄 뒤 스님은 22번째 순례의 징표인 염주알을 불자들에게 선물했다. 순례단은 운문사 종무소를 통해 선원뿐만 아니라 운문사 승가대학에 재학 중인 80여 명의 학인 스님들을 위해 과일, 떡 등 공양을 올렸다. 또 운문사에서 1시간 가까이 걸어서 올라야 하는 사리암 참배까지 마친 뒤 의왕 청계사에서 이날의 순례를 회향했다.

▲ 순례단은 운문사 비로전에서 1시간 동안 예불을 올렸다.

선원 순례에 처음 참가한 김준수 (법림, 51) 거사는 “나이와 건강 탓에 더 이상 순례 동참이 힘드신 어머니를 대신해 순례를 이어가게 되었는데 고요한 선원의 풍경이 무척 인상적”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지난 11월27일 운문사에서 시상하는 제2회 법계문학상 대상 수상자인 이갑숙 거사도 “시상식 때는 얼떨떨했는데 오늘 생각하니 너무 과분한 상을 받아 부끄럽기만 하다”며 “수행하는 스님들의 정진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 뿐”이라고 밝혔다.

▲ 예불 후 소원지를 소각했다.

▲ 광명진언을 염송하며 소원지를 소각하는 순례단.

경북 청도가 고향인 노석주 (공덕화, 65) 보살은 “어린 시절부터 자주 오던 도량이지만 이곳에 선원이 있는 줄은 이번 순례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고 감회를 전했다. 지금까지 22회의 순례에 모두 동참한 강옥임(법광월, 69) 보살은 “순례 때마다 염주알을 징표로 주셔서 108염주를 만들고 있다”며 “이번 생이 다 할 때 가져갈 단 한 가지 보물”이라고 미소 지었다.

▲ 불자들은 순례 동참의 징표로 염주알을 받았다.

108선원 순례단 단장 성행 스님은 “비구니 스님들의 도량 가운데 특히 운문사는 동련 이사장 시절 어린이 포교를 향한 스님들의 열정과 정진력을 접하면서 꼭 순례단과 함께 오고 싶었던 도량”이라며 “선원뿐만 아니라 승가대학 학인 스님들을 위한 대중공양도 함께 올리며 스님들의 건강과 수행을 기원 드린다”고 인사했다.

▲ 운문사를 찾은 순례단의 표정이 한 결 같이 밝다.

청도=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427호 / 2018년 2월 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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