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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읊은 사찰 문화재의 아름다운 숨결

  • 불서
  • 입력 2018.02.05 13:43
  • 수정 2018.02.05 13:44
  • 댓글 0

‘화엄사에 가고 싶다’ / 이재호 지음·김태식 사진 / 씨피엔

▲ ‘화엄사에 가고 싶다’
노고단을 비추는 저 달빛
잡아다 앉혀놓고
차 한 잔 하려 하니
각황전 후벽에 글 한줄 새겨놓고
산새 한 마리 울어 대네
살얼음 깊어진 향초에
바람 한 점이던가
산중 별빛은 은하수 깔아놓고
차향은 내원의 법구경이네. -‘화엄사 3’

절에서 순간 포착하듯이 써 내려갔다. 구례 화엄사를 비롯해 고창 선운사, 남양주 봉선사, 보성 일월사, 남한산 성불사, 청도 대비사 등 적지 않은 사찰이 시 속에 담겼다. 문화재 답사 때문에 전국 모든 사찰을 순례하다시피 한 저자가 절에서 잠시 잠깐 사진을 찍듯이 써 내린 글이다.

“시는 떡을 빚는 것이 아니다. 조각가가 편조각을 맞추는 과정도 아니고, 그냥 하늘과 햇살과 바람을 느낌에 맞게 소리 내는 것 그것이 진정성을 갖춘 시의 반짝임일 것이다”라고 말하는 저자가 노래한 시는 지리산이 품은 보물인 국보 제67호인 화엄사 각황전을 비롯해 전국 사찰과 문화재를 주제로 하는 다소 평범하지 않은 내용들이다. 그래서 시집 ‘화엄사에 가고 싶다’는 그동안 보아온 예의 시집들과 결이 다르다. 사찰 문화재의 아름다움과 숨결을 시로 읊은 것이다.

▲ 지리산이 품고 있는 보물 화엄사 각황전(국보 67호)은 웅장하면서도 균형감 있는 조화미를 갖춘 건축물로 손꼽힌다. 시인은 화엄사를 비롯해 여러 사찰의 사계(四季)를 순간 포착하듯 읊었다.

저자는 여행지에서 만난 문화재를 통해 민족의 자산과 문화유산의 소중함을 알면서 순간순간 느껴지는 감정들을 시로 표현했다. 한적한 대웅전 아래서 마당으로 시냇물 흐르듯 떨어지는 햇살을 바라보면서 한편의 시를 짓기도 했고, 노스님 방에서 차 한 잔 마시는 동안 열린 문틈으로 들려오는 바람의 하모니를 느끼면서 글 한줄 짓기도 했다. 7∼8년간 전국 사찰 문화재를 찾아다니면서 그렇게 스케치한 글들을 모았다. 여기에 각 사찰들이 간직하고 있는 고유한 분위기와 풍광을 잘 담아낸 사진까지 더해 보는 이로 하여금 그곳에서 시를 읽는 듯한 현장감까지 더해준다.

“문화재는 아름다움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문화재가 우리들의 삶 속에 한편의 시이기를 바란다”고 말하는 저자는 시집을 통해 문화재를 종교의 틀에 가두지 말고 우리 민족의 숨결을 간직한 아름다움 그 자체로 이해하자고 역설한다. 시 속에서 사찰 문화재의 숨결과 아름다운 쉼을 엿볼 수 있는 이유다. 1만7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427호 / 2018년 2월 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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