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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언설·공으로 표현되는 삼매를[br]개인영역 한정해온 선입견에 반론

  • 불서
  • 입력 2018.02.12 09:51
  • 수정 2018.02.12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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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매의 생리학-상하’ / 이영일 지음 / 수련하는돌

▲ ‘삼매의 생리학-상하’
삼매에 이르는 과정을 정신생리학적 원리로 설명하고 있다. 이를 통해 추상적이고 모호한 과정으로 여겨지는 수행의 단계를 증명하며 체험을 통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수행의 가장 궁극적인 경지로서 ‘불가언설(不可言說)’ 혹은 ‘공(空)’하다고 표현되는 삼매의 상태가 신비하고 비밀스런, 그리고 개인에 한정된 영역이라는 세간의 선입견에 단호한 반론을 제기한다. 저자는 수행과정에 대해 ‘호흡 내관(內觀)’을 통해 “명증하게 체험된다”고 역설한다. 동시에 ‘호흡을 통한 고통 소멸의 길’을 제시하며 ‘호흡이 곧 수행’이라고 강조한다.

저자 이영일씨는 수행생리학 전문가다. 서울대 대학원에서 ‘시지각적 중심성을 통한 숭고미의 표현 연구’로 석사를, 동국대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결가부좌의 연원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20대 간화선 수행, 30대 중반부터는 요가에 입문해 요가 수행생리학을 연구, 지도하고 있다. 특히 ‘결가부좌의 연원에 대한 연구’는 결가부좌의 기원과 수행생리학에 대한 고고학적, 문헌적 고찰로 부처님 당시의 좌법을 기준으로 좌법의 기원과 원리에 대해 다룬 국내 최초의 연구로 여겨진다. 이밖에도 논문으로 ‘수행차제로서 아사나(좌법)의 의의’ ‘요가는 삼매에 이르는 과학이다’ ‘인도신화에 나타난 하타요가 수행생리학’ ‘붓다는 결가부좌를 취하였는가’ 등이 있다. 현재 강원도 원주시에 위치한 ‘마하사띠 선원’에서 수행을 지도하고 있다.

▲ 정신과 마음의 직접적인 연결.

저자는 실제 수행과정에서 체험한 것을 동양의학과 요가생리학에 기반 해 해설하고 있다. 불교경전을 비롯해 우파니샤드, 요가경전, 동양의서와 도교경전까지 다양한 고전들이 인용되고 있다. “그들 전통 속에서 일관되게 전해지는 호흡을 통한 삼매수행과 치유의 역사를 ‘고’의 소멸이라는 취지로 일관되게 이해하고, 교선일치를 지향하고 있다”고 천명한다.

책은 수행 단계에 따라 다섯 개의 장, 2권으로 구성돼 있다. 상권과 하권이 몸과 마음이라는 이원적 구조를 따라 순차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내용상으로는 이 둘의 분별이 사라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상권에서는 호흡을 통해 몸과 마음의 상관관계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특히 유독 짧은 손발가락은 그에 해당하는 장부의 경맥에 이미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거나 엄지발가락이 안쪽으로 휘어지는 무지외반증이 생긴다면 간과 쓸개의 건강에 이상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조언은 수행에 목적을 두고 있지 않더라도 일상의 건강관리 차원에서 책을 가까이하기에 충분한 이유가 된다. 하권에서는 오온과 연기설 등 불교교리와 호흡관 수행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내용을 다룬다. 상권의 정신생리학적 원리를 근간으로 하여 실제 초기불교의 아나빠나사띠(호흡을 통한 선정수행)를 밝히고 있다.

저자는 현대의 대중화된 요가에 대한 일침도 잊지 않는다. “아사나(좌법)의 정신생리적 원리가 쁘라나(호흡) 대신 해부생리학으로 대체됨으로써 요가의 본래 의미가 훼손되고 있다”며 “그 결과 아사나는 역동적인 동작의 획일적인 형식으로 이루어지고, 근골격 구조를 아사나의 원리로 배우면서 육체의 모양을 자기 자신과 동일시하는 동작이 되었다. 그 결과 관법을 상실했을 뿐만 아니라, 요가의 수행단계를 왜곡시키게 되었다”고 지적한다. 각 권 2만7000원.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428호 / 2018년 2월 1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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