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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와 기독교, 무엇이 같고 다른가

  • 불서
  • 입력 2018.02.12 09:56
  • 수정 2018.02.12 09:59
  • 댓글 1

‘종교 안에서 종교를 넘어’ / 레페스포럼 기획 / 모시는사람들

▲ ‘종교 안에서 종교를 넘어’
“하나만 알면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다.” 종교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막스 뮐러의 말이다. 불교경전에도 장님 코끼리 만지기 얘기가 나오듯 두루 보지 않으면 편협하고 갇히기 십상이다.

지난해 7월, 서울의 한 사찰에서는 불교와 기독교를 각각 전공하는 종교학자 및 종교전통의 성직자들이 두 종교 교리의 같음과 다름, 그리고 상호 소통의 가능성과 한계라는 주제를 두고 1박2일에 걸쳐 치열하게 토론했다. ‘종교 안에서 종교를 넘어’는 그때의 발표와 토론 결과를 참석자들이 여러 차례 보완하고 정리한 내용이다.

불교 측에서는 김용표 동국대 명예교수, 류제동 성균관대 초빙교수, 은유와마음연구소 대표 명법 스님, 송현주 순천향대 교수, 원영상 원광대 연구교수, 이도흠 한양대 교수가 참여했고, 기독교 측에서는 김근수 가톨릭 해방신학연구소장, 김승철 일본 난잔대 교수, 손원영 서울기독대 교수, 이찬수 서울대 연구교수, 이관표 협성대 초빙교수, 정경일 새길기독교사회문화원장이 참여했다.

허심탄회하고 진지하게 토론한 이들의 눈에 비친 두 종교는 외견상 이질적이지만 사상적 차원에서 상통하는 부분이 많았다. 불교적 세계관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무아와 연기가 기독교권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나타나고 작용하는지 면밀히 살폈다. 하나의 진리가 다양하게 표현되고 해석되는 것이라는 주장을 비롯해 하나의 진리를 도출하거나 가정하기는 어렵다는 주장도 되새겼다.

그렇다고 두 종교가 ‘다르지 않다’는 주장만 되풀이 하는 것은 아니다. 기독교권에서는 인간이 궁극적 진리로서의 신과 동일하다고 말하기 어려운 전통이 강한 반면, 불교권에서는 인간이 우주적 진리로서의 불성과 동일하다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또 기독교권에서 대체로 인간 중심적 사유가 강한 데 비해, 불교권에서는 인간과 자연을 관계성으로 대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차이도 확인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두 세계관의 특징이지 우열의 차원으로 간주할 수 없다는 점, 그리고 불교든 기독교든 여전히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이 열려 있는 사유체계라는 사실도 분명히 했다. 두 종교가 상보적으로 이해되고 서로 안에 수용될 때 불교와 기독교 하나하나는 물론 인류의 미래까지 담보할 수 있으리라는 의견에 다가서고 있다.

닫혀 있으면 고루해지고 고여 있으면 썩는다. 이 책은 닫힌 한국종교사회에서 열린 종교인들이 펼치는 말 그대로 ‘심포지엄(향연)’이다. 1만5000원.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428호 / 2018년 2월 1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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