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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묵으로 감상하는 우리 문화의 ‘美’

  • 문화
  • 입력 2018.02.20 12:55
  • 수정 2018.02.20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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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산 박대성 화백 개인전
‘수묵서 모더니즘 찾았다’
불국사 시리즈 등 100점
3월4일까지 인사아트센터

▲ ‘효설 曉雪’, 235×780cm, Ink on paper, 2018년.
경주 남산과 소나무, 불국사 등 한국인의 정서와 맞닿은 소재들을 화폭에 담아온 한국화의 거장 소산 박대성 화백이 개인전 ‘수묵에서 모더니즘을 찾았다’를 개최한다. 가나문화재단이 마련한 이번 전시는 박 화백의 서예작품과 함께 경주 불국사 시리즈 등 한국화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애정을 일깨울 신작 100여점을 선보인다.

그의 작품에는 가장 한국적인 풍경과 정신이 오롯이 전해진다. 특히 새로운 기법을 동원해 역사의 현장과 불교를 소재로 삼은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가장 전통적인 소재와 기법을 통해 가장 현대적 감각을 보여주는 박 화백의 작품들은 한국화의 근본을 지키는 동시에 현시대에 살아 움직이는 그림으로 만들기 위한 작가의 노력이 빚어낸 결과물이다.

박 화백은 정규 미술교육을 받지 않았으나 한국화의 전통을 창조적으로 계승하고 수묵을 현대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겸재 정선, 소정 변관식, 청전 이상범을 잇는 실경산수의 거장으로 불린다. 한국전쟁 중 부모를 여의고 자신의 왼쪽 팔까지 잃는 아픔을 겪었지만, 그림이 좋았던 그는 묵화부터 고서에 이르기까지 독학으로 연습을 거듭했다. 붓을 처음 들기 시작한 열 살 때부터 천부적인 감각과 소재 선택의 탁월함으로 한국화의 경계를 끊임없이 확장 시켜나갔다.

▲ ‘법의’, 270×325cm, Ink on paper, 2010년.
박 화백의 작품은 2000년대 들어 변화를 맞는다. 현대미술을 탐구하기 위해 뉴욕 소호에서 1년간 거주 했는데 이때의 경험이 작품에 나타나는 추상성에 영향을 미쳤다. 그는 뉴욕에서 현대미술을 접하며 오히려 우리 전통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이후 ‘서(書)’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서’에 대한 관심은 ‘서’ 자체의 조형적 탐구로 이어지면서 작품 안에서 이전과 다른 변화가 눈에 띄게 나타난다. 자연풍경은 여전히 가장 주된 작업의 소재로 다루어지나 물상을 표하는 필획의 힘이 돋고 긴장감을 가지게 된다. 이러한 조형성은 그가 찾은 한국화의 해답이기도 하다.

시(詩)·서(書)·화(畵)의 일치를 근간으로 하는 문인화적 사상과는 달리, 박 화백은 ‘서’를 ‘글’이라기보다는 사물의 형태와 의미를 나타내는 ‘디자인’으로 접근한다. 그는 ‘서’의 ‘선’에 주목해 사물을 최대한 절제하는 반추상적인 표현법으로 작품을 다듬는다. 이번 전시는 자연 풍경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기 보다는 한 화면에서 공간을 재구성하고 왜곡함으로써 성격이나 의미를 전달하고 사물의 본질을 찾는데 주력한 작업들을 볼 수 있다.

김형국 가나문화재단 이사장은 “폭이 5m에 이르는 대작들은 보는 사람을 압도하는 긴장감과 힘찬 기운을 쏟아내는데 이는 크기에 의한 것이 아니라 기운생동(氣韻生動)이 활약하는 현대적 수묵화의 새로운 모습 때문”이라며 “수묵화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을 뿐 아니라 자신만의 독특한 화풍을 일군 소산 박대성 화백은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의 말뜻을 화업으로 이뤄낸 작가”라고 소개했다.

박대성 화백 개인전 ‘수묵에서 모더니즘을 찾았다’는 서울 인사아트센터에서 3월4일까지 계속된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429호 / 2018년 2월 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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