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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문중 이해관계로 방장선출 때마다 총림 몸살

  • 교계
  • 입력 2018.02.23 21:26
  • 수정 2018.02.24 00:04
  • 댓글 11
▲ 통도사는 2017년 10월26일 설법전에서 방장후보 선출을 위한 산중총회를 열었지만, 성원부족으로 무산됐다. 지난 3월에 이어 두 번째 산중총회 무산이었다.

영축총림 통도사와 조계총림 송광사가 3월 잇따라 차기 방장추대를 위한 산중총회를 열기로 한 가운데 양 총림 모두 차기 방장추대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양 총림 모두 문중간 복잡한 이해관계로 차기 방장추대와 관련한 의견을 모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방장 추대 때마다 총림별로 문중간 불협화음이 속출하면서 근본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축총림, 3월9일 산중총회
후보조율 힘들어 또 무산위기
조계총림도 성원여부 불투명
방장 주지추천권이 갈등원인
“근본 대책 마련” 여론 확산

통도사는 3월9일 오후 2시 설법전에서 산중총회를 연다. 지난해 3월과 10월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선 두 차례 산중총회에서 차기 방장후보와 관련해 문중간 이견이 속출하면서 성원미달로 무산됐다. 이번 산중총회를 앞두고도 후보조율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산중총회 성원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송광사도 3월16일 오후 2시 사자루에서 산중총회를 개최한다. 다른 총림과 비슷한 사례를 만들지 말자는 기류 속에 현 방장 보성 스님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반면 20년 동안 방장을 지냈고, 고령의 나이와 건강을 고려해 순리대로 새로운 방장을 추대하자는 움직임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물망에 오르는 방장 후보가 상좌를 주지로 내세우지 않는 조건이 있어야 한다는 말도 흘러 나오고 있어, 조율이 안 될 경우 산중총회 성사 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는 분석도 있다.

이 같은 방장 추대 논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특히 해인사는 지난 2015년 9대 방장을 추대하면서 문중간 의견조율 실패로 선거방식으로 방장을 뽑았다. 그러나 이 같은 선거방식은 엄청난 후유증을 낳았다. 방장 선출 이후에도 문중간 감정의 골이 깊어졌고, 급기야 소송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로 인해 해인총림은 물론 한국불교의 위상까지 크게 실추시켰다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이처럼 조계종 8대 총림 중 절반 가까운 총림이 방장 추대 때마다 갈등을 빚는 것은 방장에게 부여된 ‘주지 추천권’ 때문이라는 시각이 많다. 총림법에 따르면 방장은 총림주지에 대한 추천권을 갖는다. 결국 방장을 추대하는 과정에서 문중간의 복잡한 셈법이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현재 방장추대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는 영축·조계총림도 주지 선출 문제만 조율된다면 쉽게 풀릴 수 있을 것이라는 말들이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이렇게 각 총림마다 수행의 사표이자 총림을 대표하는 ‘정신적 스승’을 모시는 일에 정치적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종단 한 중진스님은 “총림의 어른을 모시는 일에 주지 문제가 개입되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라며 “총림의 상징적 존재인 방장에게 법을 구해야지 권력을 구해선 안된다”고 비판했다. 영축총림의 한 스님도 “총림방장은 전체 문중이 공의를 모아 여법하게 모셔야 한다”며 “방장을 뽑는 데까지 세속의 정치적 논리로 접근한다면 더 이상 한국불교는 희망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거듭된 산중총회 무산을 막기 위해 종헌종법특별위원회에 대안마련을 요청했다. 2월21일 종훈 스님은 “자신이 속한 문중의 뜻과 다르면 성원이 되지 않도록 막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는 종헌종법을 무력화시키는 무책임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스님은 또 “방장선출을 위한 산중총회가 2회 이상 무산될 경우 3번째 산중총회부터는 성원에 관계없이 회의를 진행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429호 / 2018년 2월 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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