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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성노예 피해 기억해 비극 반복말아 달라”

  • 사회
  • 입력 2018.03.02 07:09
  • 수정 2018.03.02 21:05
  • 댓글 1
▲나눔의 집 원장 원행 스님은 추모헌화 후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해 진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눔의집, 3·1절 기념 추모제 봉행
3월1일 관내 역사관 광장서 진행
피해자 유족회 등 200여명 참석
납골함 안치된 추모공원 개장 등

“왜 우리 같은 성노예 피해자가 생긴 줄 아나요? 힘없고 단결하지 못해 나라를 빼앗겼기 때문입니다. 부탁합니다. 다시는 우리 같은 할머니들이 생기지 않도록 역사를 기억해주세요.”

일본군 성노예 할머니들의 쉼터 나눔의 집은 3월1일 관내 역사관 광장에서 ‘3·1절을 행사 및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추모제’를 진행했다.

나눔의 집 원장 원행 스님은 추모사를 통해 2004년 죽음을 맞이한 김순덕 할머니를 회고하며 할머니가 평소 학생들을 만나면 늘 말했다던 이야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해 진력해야 한다”며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할머니들을 기억하고 기록해 이런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행사는 1부 추모공연, 추모사, 헌화와 2부 추모공원 개원식으로 진행됐다.

▲ 나눔의집 원장 원행 스님은 추모제 전 추모기록관을 방문해 할머니들의 사진을 하나하나 살펴봤다. 일본군 성노예 유품전시관&추모기록관은 2017년 11월 문을 열었다.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추모제는 일본군 성노예 피해 할머니들의 넋을 기리는 의미에서 마련됐다. 올해는 2017년 타계한 故 김군자 할머니를 비롯해 죽음을 맞이한 할머니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했다. 1998년 나눔의집에 입소한 김군자 할머니는 정부에서 받은 보상금 중 아름다운재단에 1억원을 기부했으며 이외에도 1억5000만원을 장학금으로 쾌척했다. 2007년에는 미국 하원에서 열린 일본군 ‘성노예’ 청문회에 나가 성노예의 참상을 증언했다. 현재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238명 중 생존자는 30명이며 8명의 할머니가 나눔의집에서 생활하고 있다.

행사 자원봉사자로 참석한 죽전고 이원석(18) 학생은 “중학교 1학년 역사시간에 일본군 성노예 피해 할머니들의 존재를 처음으로 알게 됐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나눔의집을 찾아 봉사하고 있다”며 “지금도 너무 늦었지만 일본정부의 사과가 빨리 이루어지길 바란다. 주위 친구들에게 할머니들의 피해상황을 더욱 적극적으로 알려나가겠다”고 말했다.

▲ 유지태 배우는 헌화 후 “역사는 기억하는 사람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이곳에 있는 많은 분들 특히 청소년 여러분이 일본군 성노예 피해 할머니들을 기억하고 세상에 잘 알려달라”고 당부했다.

2부 추모공원 개원식은 성노예 피해 할머니들을 기리는 묵념과 노린 리본달기 행사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노란색 리본에 애도의 마음을 담은 글귀를 적어 추모공원 담장에 묶었다. 추모공원에는 앞서 돌아가신 할머니들의 납골함과 추모비, 기림비 등이 세워져있으며 한 쪽에는 성노예 문제를 주제로 한 다양한 조형물들을 설치해 조각공원도 조성할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는 나눔의집을 후원하며 할머니들의 알리는 기업 관계자, 배우, 감독들도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일본군 성노예 피해 할머니들을 테마로 팔찌, 반지 등 악세사리와 소품을 제작해 수익금을 나눔의집에 기부하는 기업, 일본군 성노예 피해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영화로 제작해 알리고 있는 조정래 영화 감독 등이 참석해 할머니들을 추모했다.

▲ 2부 추모공원 개원식은 성노예 피해 할머니들을 기리는 묵념과 노린 리본달기 행사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노란색 리본에 애도의 마음을 담은 글귀를 적어 추모공원 담장에 리본을 묶었다.

유지태 배우는 “역사는 기억하는 사람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이곳에 있는 많은 분들 특히 청소년 여러분이 일본군 성노예 피해 할머니들을 기억하고 세상에 잘 알려달라”고 당부했다. 유 배우는 2006년 아름다운재단이 진행한 기금마련 행사 때 정부로부터 받은 배상금 등을 모아 1억원을 기부했던 김군자 할머니의 모습을 보고 감동해 지속적으로 후원금 전달, 재능기부 등 일본군 성노예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일들을 해오고 있다.

행사에는 나눔의집 원장 원행, 부원장 호련 스님과 소병훈 국회의원, 정대운 경기도의원 등 내빈과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가족 및 유족회, 중산고 학생 등 참가자 200여명이 함께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역 국무총리 등 정부관계자들은 조화를 보내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로했다.

 
▲ 추모공원에는 앞서 돌아가신 할머니들의 납골함과 추모비, 기림비 등이 세워져있으며 한 쪽에는 성노예 문제를 주제로 한 다양한 조형물들을 설치해 조각공원도 조성할 예정이다.

한편 2월28일 경기도의회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로 명칭을 변경하는 조례가 통과됐다. 일본은 태평양전쟁 당시 피해자들을 ‘종군위안부’라 부르며 ‘자발적으로 군인을 위문하는 부대’라는 뜻이 담겨있다. 해당 단어에는 강제성과 폭력성이 드러나지 않아 피해자들은 일본의 성학대 범죄임이 드러나는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로 표현할 것을 촉구해 왔으며 이는 유엔인권위원회에서도 제안 됐던 내용이다. 앞서 2월27일 서울시와 서울대 인권센터는 한·중·일 ‘일본군 위안부 국제 콘퍼런스’에서 조선인 위안부 피해자 학살영상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일부 매체 기사에 일본군이 피해자들을 학살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지만 영상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그동안 일본정부는 위안부 강제연행과 학살을 부정해 왔지만 영상은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광주=조장희 기자 banya@beopbo.com

▲ 일본군 성노예 할머니들의 쉼터 나눔의 집은 3월1일 관내 역사관 광장에서 ‘3·1절을 행사 및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추모제’를 진행했다.

[1430호 / 2018년 3월 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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