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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교육도 과외…불살생만 강조 불교 ‘답답’”

  • 교계
  • 입력 2018.03.02 17:36
  • 수정 2018.03.02 18:10
  • 댓글 7

화쟁위, 낙태 주제 집담회…불교계서 첫 번째 공론화

▲ 지난해 9월 청와대 국민청원에 ‘낙태죄 폐지’ 청원이 한 달만에 23만명의 추천을 받은 이후 6개월만이다. 불교계에서 처음 ‘임신중절’을 주제로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생명 관련 사회의제에 무관심하다는 법보신문의 연속보도에 조계종이 불교생명윤리위원회 설립에 착수했지만, 임신중절을 터놓고 이야기하는 자리는 의미가 컸다.
“성교육도 과외를 하는 시대다. 불교는 언제까지 불살생만 강조하고 있어야 하나?”

두 아이를 임신하고 육아를 하고 있는 30대 불자 여성은 임신중절(낙태)의 현실적인 문제와 불교계의 모호한 입장을 지적했다. 참석자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얻었다. 지난해 9월 청와대 국민청원에 ‘낙태죄 폐지’ 청원이 한 달만에 23만명의 추천을 받은 이후 6개월만이다. 불교계에서 처음 ‘임신중절’을 주제로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생명 관련 사회의제에 무관심하다는 법보신문의 연속보도에 조계종이 불교생명윤리위원회 설립에 착수했지만, 임신중절을 터놓고 이야기하는 자리는 의미가 컸다. 이 자리는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자기결정권 등 이분법적 사고보다 임신중절을 결정할 수밖에 없는 삶의 고통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의 의견에서 시작됐다.

육아 중 대불련 간사 주장
현실적 지적 공감 이끌어
“낙태, 고통 문제로 봐야”

조계종 화쟁위원회(위원장 도법 스님)는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미래세대위원회와 2월28일 서울 전법회관 3층에서 ‘낙태, 화쟁(和諍)의 눈으로 이야기하다’라는 주제로 집담회를 열었다. ‘낙태죄 폐지’ 찬반 논쟁이 뜨거운 가운데 불교적 시각으로 사안을 살펴보기 위해서다.

집담회에서 이현진 대불련 간사의 주장에 이목이 집중됐다. 부모와 대학생 시절 친구, 초등학생 자녀 친구들 학부형 등 세 번의 간접 임신중절 경험으로부터 정리된 입장이었다. 일본서 5년 동안 살면서 미혼모를 따듯하게 바라보는 일본의 시선과 응원 등 사회적 분위기 조성과 제도 구비, 특히 종교계의 적극적 참여가 주된 주장이었다.

이 간사는 “초등학생 때부터 절을 다니고 불교와 가깝게 지냈다”면서도 “불교계에서 불살생만 강조했지 임신중절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들어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독교는 교리로 엄격히 규제한다”며 “임신중절에 종교적 가치관이 큰 영향을 미친다. 반면 불교계는 심리적인 가치관 심어주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나아가 “(학교에선 쉬쉬하고)30만원을 내고 과외로 성교육 받는 한국사회가 과연 바람직한가” 반문한 뒤 “여성과 가정을 지킬 것인지, 임신중절 대책 등 모두를 아우르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성의 자기결정권 존중을 강조한 박지연 대불련 간사도 “불교계는 그들의 고통을 나눌 수 있도록 제도와 시스템 만들고, 불교 내부적 교육이나 사회적 이슈인 미투 운동에도 관심 갖고 세심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수빈 대불련 사회홍보부장과 대불련 활동 중인 이윤섭씨는 한국사회의 성교육과 가치관 교육 부족을 꼬집었다. 이 홍보부장은 “대학교 2학년이지만 임신, 출산, 육아까지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다”며 “임신 후 삶의 변화를 안다면 성관계 전 조심하고 자신을 더 아낄 수 있는 선택을 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또 “불교에서 임신중절이 옳은지 그른지도 중요하지만 앞서 청소년 불자들을 어떻게 교육해서 옳은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는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윤섭씨도 “미국에서 고등학교까지 나왔다. 학교에서 임신중절과 성교육 등을 담당한다”며 “토론 후 에세이를 제출하면서 피상적 교육을 벗어나 자신의 생각을 갖도록 유도한다. 교육과 토론이 학교 현장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했다.

큰 공감을 표한 60대 여성 참가자는 “생명존중을 뒷받침할 수 있는 사회 시스템 미비는 큰 문제”라며 “태아와 산모 모두를 보호하는 화쟁적인 대책이 시급하다는데 동의한다”고 갈무리했다.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430호 / 2018년 3월 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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