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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창조과학의 오류와 진화론

기자명 배길몽

남자와 여자도 처음엔 한 몸이었을 것

창조과학자들은 생명이 우연히 발생할 확률이 제로라고 주장하지만 생명 현상은 수학적인 확률로 발생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거대한 무인도에 표류한 두 젊은 남녀의 신체가 접촉할 확률은 수학적으로 제로지만 생물학적으로 100%이기 때문이다. 자연의 모든 현상은 단순하게 수학적 확률에 의해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고 인과율 즉 연기에 의하므로 수학적인 확률과 다르게 발생한다. 그리고 원숭이와 인간이 같은 연원에서 분화됐겠지만 원숭이가 직접 인간으로 진화한 것은 아니므로 원숭이와 인간의 중간 상태가 발견되지 않는다고 해서 진화가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태초 모든 생명은 암수 없어
기독교 인간 창조론은 모순
유대인 관습 반영된 것일 뿐

식물들의 암수 구별은 매우 다양하다. 대부분의 꽃에는 암술과 수술이 함께 있지만 암꽃과 수꽃이 따로 있는 것도 있고 암나무와 수나무가 따로 있는 것도 있다. 식물의 형태를 보면 암수가 함께 있다가 차차 분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동물도 처음에는 암수가 한 몸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하등 동물은 암수 동체인 경우가 많다. 어떤 동물은 태어날 때의 온도 차이로 암수의 성이 바뀌는 경우도 있다. 사람의 몸도 잘 들여다보면 암수 한 몸의 흔적이 있다. 남성의 몸속에도 여성 호르몬이 있고, 남자의 가슴에도 젖꼭지가 있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해 볼 때 사람도 처음에는 남녀 한 몸이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태초의 모든 생명은 암수 구분이 없었을 것이다. 진화 이론이 타당성을 가지려면 암수는 한 몸에서 시작해야 한다. 왜냐하면 태초부터 암수의 구분이 있었다는 것은 오히려 창조론의 타당성을 근거하기 때문이다. 창조가 아니면 어떻게 두 개의 대립된 생명체가 동시에 드러날 수 있겠는가? 생명이 동시에 쌍을 이루고 자연발생적으로 나타났다는 것은 숫자가 1이 없이 2에서부터 시작됐다는 논리와 같으므로 모순이 생긴다. 인간의 시원은 남녀 한 몸이었을 것이다. 남녀가 원래는 한 몸이었다는 것을 밝혀내면 기독교의 창조론은 저절로 허구가 되므로 생명과학자들은 그 점을 염두에 두고 열심히 탐구해보기 바란다.

기독교 경전의 창세기에서 남자의 갈비뼈로 여자를 만들었다고 하는 이야기는 여자를 남자의 부속품 정도로 생각하는 유대인들의 남존여비주의가 가공한 것이다. 인구조사에서 여자는 숫자에 넣지도 않았던 여성 혐오적인 유대 사회에서 남녀평등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기독교가 주장하는 창조의 과정을 보면 조물주가 창세기 1장에서 남자를 만들고 창세기 2장에서 여자를 추가로 만든다. 여자는 남자를 위해서 만든 보조품인 것이다. 기독교는 자신들이 섬기는 신의 위대함을 강조하기 위해서 창조를 주장했고 인간들을 겁박하여 순종하게 하려고 종말을 주장했다. 그런데 종말은 조물주가 만든 작품이 망가지는 것인데 그렇게 되면 조물주가 스스로 창조의 오류를 범하는 모순이 발생한다. 기독교는 유대인의 삶의 관습과 필요에 의해 오랜 세월 집을 건축하듯 신을 만들어 왔기에 그렇게 만들어진 신은 모순으로 가득할 수밖에 없다. 기독교가 주장하는 창조론과 종말론 때문에 오히려 자가당착으로 신의 완전성에 흠결이 생겼다. 기독교의 허구와 비밀에 대해서는 추후에 별도로 자세히 언급할 예정이다.

생명 현상은 생성과 진화만 보이는 것이 아니라 퇴화와 멸종도 드러낸다. 따라서 진화는 우주의 변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물질세계에서 열역학 제2법칙과 반열역학 제2법칙이 공존하면서 작동하듯이 생명체에서도 진화는 물론 퇴화가 상존하면서 끊임없이 변화를 연출하고 있다. 그러므로 우주에는 열역학 제2법칙이나 진화처럼 한쪽으로 가는 법칙만 홀로 존재하지 않고 항상 양방향으로 작용하면서 끊임없이 변하는 순환만이 드러나 보이는데 그 순환을 작동시키는 원리가 바로 불교에서 말하는 연기와 무아인 것이다. 진화가 유아에 의해서 의도대로 된다면 어찌 자신의 종족이 퇴화와 멸종을 이루겠는가? 진화와 퇴화를 포함해서 우주의 모든 현상은 연기와 무아의 법칙에 의존하고 있을 뿐이다.

배길몽 인사이트 사이언스센터장 zongfa5003@gmail.com


[1430호 / 2018년 3월 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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