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8. 모린 스튜어트 로시-상

음악학도에서 선불교 최초 미 대륙 여성 교육자로 변신

▲ 여성불자들의 능동적 활동을 강조한 모린 스튜어트 로시.

열네 명의 여성들이 한방에 마주 보고 앉아 있었다. 작은 방석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은 여성들은 모두 눈을 감고 평화로운 미소를 띠고 있었다. 여성들 사이에 모린 스튜어트 로시(Morin Stuart Roshi)라는 여성이 있었다.

파리서 불교서적 접하고 매료
이론만큼이나 실천 중요 강조
미국서 불교협회 회장도 역임

모린 스튜어트는 일본 선불교 임제종에서 로시(Roshi)라는 직책을 얻고 미 대륙에서 최초로 선불교 교육에 앞장선 인물이다. 케임브리지대학 내 불교협회장을 역임했다. 1982년, 그의 스승이었던 센 나카가와(Soen Nakagawa)로부터 임제종파 선불교 교육자로 임명 받았는데 그것은 선불교 역사상 최초의 여성 교육자 임명이었다.

모린 스튜어트는 1922년 캐나다 서부 서스캐처원 주에서 태어났다. 캐나다와 프랑스를 오가며 음악을 공부한 그는 에도 타이 시메노(Eido Tai Shimeno) 스님이 이끄는 뉴욕 선불교 연구소에서 불교공부를 시작했다. 그는 연구소에 머무는 동안 엄청난 열정과 카리스마로 놀라운 능력을 보여줬다. 그의 특출한 재능을 알아본 시메노 스님은 1977년 그를 불교학자로 공식 임명했다.

열네 명의 여성들이 명상을 하는 작은 방의 다음 날 아침, 참가자들 앞에 선 모린 스튜어트는 “우리는 여성이자 동시에 전사들입니다”는 말로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여성들이 능동적으로 나서 불교계를 발전시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참가자들에게 시메노 스님과 함께한 시험 당시 이야기도 들려줬다.

어느 날 시메노 스님은 모린 스튜어트에게 불교를 제대로 공부하고 있는지 자신에게 설명해 보라고 했다. 그는 불법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대신 그가 가지고 있던 30cm 정도 길이의 칼을 손에 쥐어 잡고 스님께 말했다.

“저는 전투를 나가기 위해 전쟁터에 선 여성입니다. 전쟁터에 선 이 순간 책은 필요 없지요. 임제종파 불자인 저는 이곳에 앉아 스님께 간청 드립니다. 이론에만 얽매여 살지 않아야 합니다.”

그는 이 말을 마치고 나서야 본격적으로 불교이론을 논리정연하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시험이 있고 나서 몇 달 후, 그는 교육자 수련을 마치고 케임브리지 대학 내 불교협회로 발령을 받았다.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은 전생에도 불자였을 것이라고 말하곤 했다. 그의 어머니는 그가 아주 어렸을 때도 가만히 앉아 깊은 생각에 잠겨있을 때가 많다고 말했다. 모린 스튜어트가 8살이 되던 해 그는 아버지 책장에서 작은 불상 하나를 발견했다. 이유 없이 그 불상에 매료된 그는 온종일 불상을 손에 쥐고 있거나 자신의 방에 놓은 후 쳐다보며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하지만 모린 스튜어트가 본격적으로 불교와 접하게 된 것은 음악을 공부하기 위해 떠났던 프랑스 파리에서였다. 파리 대학에서 공부하는 23살 음악과 학생이었던 그는 어느 날 서점에서 ‘동양 사상의 소개(An Introduction to Oriental Thoughts)’라는 책을 발견했고 그 후 며칠 동안 그 책에만 빠져 지냈다. 그는 훗날 그 책을 읽던 당시 순간을 그 인생의 전환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 책을 읽으며 들게 된 수많은 생각과 질문들, 또 벅차게 일어나는 감정 등을 공유할 사람이 당시 그 주변에는 한 명도 없었다. 그는 돌파구를 찾기 위해 파리 곳곳을 헤맸으나 그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지 못했다.

그렇게 파리에서의 유학을 마치고 뉴욕으로 온 그는 참선과 명상을 제대로 가르쳐 줄 수 있는 스승을 찾아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TV를 보다 수구키 박사를 만나게 된다.

알랭 베르디에 저널리스트 yayavara@yahoo.com
 


[1430호 / 2018년 3월 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