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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웻산타라자타카 ⑧시민들의 분노

쉬위 왕국 보물 잃은 시민들 태자 추방 요구

▲ 인도 산치(Sanchi)대탑 웻산타라자타카(Vessantarajātaka)에서 흰코끼리 팟차야의 보시.

웻산타라 태자가 행한 흰코끼리의 보시는 태자가 위대한 보시행을 완성해가는 출발점이 되었다. 태자가 태어날 때 하늘이 내린 선물로 흰코끼리 팟차야가 태어났기 때문에 태자는 이 흰코끼리를 자신의 소유로 생각했다. 따라서 태자가 자신의 소유물을 기꺼이 보시한 것에는 어떠한 문제도 없었다. 하지만 쉬위 왕국 사람들의 생각은 달랐다. 그들에게 흰코끼리 팟차야는 태자의 소유물이기도 하면서 쉬위 왕국의 소중한 보물이기도 했다. 그들은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흰코끼리 팟차야가 쉬위 왕국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이 코끼리의 신통력으로 시위 왕국에는 때가 되면 비가 내려서 가뭄이 없었고 식량이 풍부했기 때문이다.

칼링가 브라만과 떠나는
코끼리 보며 시민들 분노
왕 찾아가 태자 처벌 촉구
시민 요구 수용 귀양 결정

제툿타라 성의 남문에서 흰코끼리를 보시 받은 8명의 브라만들은 즉시 코끼리의 등에 올라타고 성의 중앙을 통과하여 북문으로 빠져나갔다. 많은 시민들이 자신들의 자랑이자 비를 내리게 하는 신통력을 지닌 흰코끼리가 떠나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몇몇 시민들이 8명의 브라만들에게 물었다. “브라만 사제들이여, 왜 당신들은 우리 쉬위 왕국의 흰코끼리를 타고 있는지요? 당신들은 이 소중한 코끼리를 어디로 데려가려고 하나요?” 브라만 사제들은 마치 자신들이 승리자인 듯 우쭐해서 아주 거만하게 시민들에게 대답했다. “위대하고 고귀한 웻산타라 태자께서 이 코끼리를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이제 이 코끼리는 더 이상 쉬위 왕국의 소유물이 아닙니다. 더 이상 저희들의 일에 상관하지 마세요.” 흰코끼리가 8명의 칼링가 브리만 사제들과 함께 성을 빠져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던 제툿타라의 시민들이 하나 둘씩 성의 광장에 모였다.

시민들은 흰코끼리 팟차야가 성을 떠나게 된 것을 아쉬워했고 이들의 아쉬움은 점차적으로 웻산타라 태자에 대한 분노로 바뀌었다. 그리고 흥분한 시민들이 산자야왕이 있는 궁궐로 달려가서 왕에게 소리치기 시작했다. “당신의 아들 웻산타라 태자 때문에 쉬위 왕국이 망하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웻산타라 태자는 우리들의 소중한 보물인 흰코끼리를 다른 나라의 브라만 사제들에게 주어버릴 수 있단 말입니까!” “웻산타라 태자는 그 흉악한 브라만 사제들에게 음식과 옷과 보석과 말만 보시했어야 했습니다. 흰코끼리를 보시해서는 안 됩니다!” “어떻게 태자가 우리들에게 이런 일을 할 수 있단 말입니까!” “태자의 행동에 대해 우리들에게 설명하세요. 그렇지 않다면 우리들이 직접 태자를 응징하겠습니다!” 산자야왕은 시민들의 분노에 태자가 죽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고 크게 당황했다. 그리고 시민들에게 답했다. “시민들이여, 내가 왕위를 내려놓는다고 하더라도 죄가 없는 태자를 처벌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태자를 죽이지 않습니다. 태자는 저의 소중한 아들입니다.”

그러자 시민들 중의 한명이 말했다. “왕이시여, 저희는 웻산타라 태자를 죽이려하지 않습니다. 태자가 감옥으로 가는 것도 원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태자가 우리들의 소중한 흰코끼리를 보시한 것은 도가 지나쳤다고 생각합니다. 태자는 잠시 왕국에서 추방되어야 합니다. 멀리 왕카(Vanka)산으로 귀양 보내야 합니다.” 다른 방법으로는 분노한 시민들을 달랠 수 없다고 판단한 산자야왕은 결국 태자를 귀양 보내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신하를 태자에게 보내서 이 사실을 알리게 된다.

황순일 동국대 불교학부 교수 sihwang@dgu.edu
 


[1430호 / 2018년 3월 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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