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성추행 법진 이사장 사퇴 및 석고대죄 참회해야”

  • 교계
  • 입력 2018.03.13 11:16
  • 수정 2018.03.13 18:04
  • 댓글 8

선학원 원로·전직 이사들 39명, 3월13일 규탄 성명

▲ 선학원 정상화에 힘을 더하겠다고 약속한 전직 이사와 원로스님들은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며 시국성명에 자필로 사찰 이름과 법명, 도장을 날인했다.

선학원 중진스님들이 ‘여직원 성추행’으로 1심서 징역 6월형을 선고 받은 재단법인 선학원 이사장 법진 스님을 강력히 규탄하고 나섰다.

선학원 전직 이사와 원로스님 39명은 3월13일 오전 ‘선학원 원로 시국성명’을 발표하고 법진 이사장의 일체 공직 사퇴를 요구했다. 선학원 역사 이래 원로스님들의 시국성명 발표는 초유의 일이다.

“여직원 성추행 징역형 법진 이사장
부도덕한 이사들이 선학원 타락시켜
이사장 사퇴 및 피해자에 용서구해야”

이들 스님은 “여직원 성추행으로 계율을 범하고 징역형을 받고도 버젓이 이사장직을 유지하고 있다”며 “아무리 양보해서 생각해도 이사장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미 벌어진 일을 주워 담을 수 없기에 우리 원로들은 이사회의 현명한 사태 수습을 기다렸지만 공식적으로 이사장을 비호하고 있다”고 질책했다.

실제 선학원 기관지 ‘불교저널’ 인터넷보도에 따르면 선학원 이사회는 지난 1월 “성추행은 아니다”라고 보고한 진상조사위원회(위원장 철오 스님) 결과보고서를 채택했다. “법진 이사장이 여직원을 성추행했다”며 징역 6월형을 선고한 1심 판결을 외면한 셈이다.

이에 원로스님들은 ‘미투 운동’으로 피해가 알려진 경우 가해자 스스로 공직서 사퇴하고, 해당기관이 가해자의 직위를 박탈 또는 제명하는 조치를 취하는 사실을 “당연한 상식”이라고 강조했다. 스님들은 “청정승풍 창립정신으로 세간의 모범이 돼야 할 선학원 이사장과 이사회는 징역 6월형이라는 유죄판결에도 세간의 상식조차 무시한 채 아무런 조치 없이 3년을 버티고 있다”고 질타했다.

“일생을 선학원에 몸담아온 원로로서 지금의 위기상황을 수수방관한다면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며 단호한 결의를 보인 원로스님들은 이사장과 이사회에 참회와 공직 사퇴 등을 촉구했다. 스님들은 △이사장과 이사회는 현 사태를 책임지고 대중스님들에게 석고대죄 참회 △법진 스님은 이사장과 이사 등 일체 공직서 사퇴 △분원장 회의 개최로 공의 수렴해 마련한 선학원 혁신안 공표를 요구했다. 특히 법진 이사장이 피해자 여직원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라고 명령했다.

원로스님들은 분원 대중스님들에게 선학원의 미래를 지켜달라고 청했다. 스님들은 “모르는 채 눈감고 있다 해서 문제가 없어지지 않고 누군가가 해결해주지 않는다”며 “파사현정의 기치 아래 지혜롭게 뜻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 원로들도 미력하나마 생의 마지막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다.

힘을 더하겠다고 약속한 전직 이사와 원로스님들은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며 시국성명에 자필로 사찰 이름과 법명, 도장을 날인했다. 강남포교원 성열, 서봉사 경희, 연대선원 자민(이상 전직 이사) 스님과 개심사 법일, 관음사 성연, 관음사 일화, 기원정사 계성·설봉, 대원선원 중성· 성일, 무애사 대련·남석, 무주사 랑천·무주사 삼휴, 무진선원 도선·명화, 법륜사 길상, 보광선원 선재·도윤, 보문선원 대허, 부암사 현진·혜원, 봉선선원 기향, 불은선원 보우, 수월선원 법상, 신광사 혜원·원만, 안심선원 지문, 영명사 상문, 용화사 인성, 원오선원 성원, 청화사 효경, 충효사 일권, 향림선원 묘혜, 회전사 도상, 흥륜선원 혜해·법념·법삼, 흥룡사 상명 스님 등 39명이다.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432호 / 2018년 3월 2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다음은 성명서 전문.

선학원 원로 시국 성명서

창립 100주년을 앞두고 있는 지금
우리 선학원은 창립 이래 안팎으로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 원로들은 작금의 사태에 책임을 통감하며 아래와 같이 결의의 말씀 드립니다.

주지하다시피 선학원은 일제 강점기, 청정승풍의 한국불교 전통을 수호하기 위해 설립된 불교재단입니다. 총독부의 사찰령에 의해 대처식육의 왜색불교로 타락하고, 사찰 재산은 일제의 관할 하에 들어가자, 참선수행자를 외호하면서 한국불교 전통을 지키고자 선사스님들이 뜻을 모아 선학원을 설립했습니다. 그리고 해방 후 정화불교의 산실로서 오늘날 조계종이 정립할 수 있는 모태 역할을 한 것이 바로 선학원입니다.
이런 찬연한 역사를 가진 선학원의 오늘 모습은 어떠합니까?

안으로는 법진이사장이 여직원 성추행으로 징역형을 선고받고도 아직 버젓이 이사장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밖으로는 법인법으로 종단과 대립각을 세우고 파행운영 해온 지 어언 6년이 되었습니다. 선학원 대중들은 행정부실과 종단과의 갈등으로 인해 크고 작은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선학원은 재단법인입니다. 재단법인은 이사회가 조직 운영의 핵심입니다.
이사들이 청정하고 지혜로우면 선학원도 바른 길을 갑니다.
반대로 이사들이 무능하고 부도덕하면 조직 전체가 타락하게 됩니다.

법진이사장은 계율을 범한 것은 물론, 세간 법으로 징역형을 받았습니다. 아무리 양보해서 생각해도 이사장 자격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미 벌어진 일을 주워 담을 수 없기에, 우리 원로들은 이사회가 현명하게 사태를 수습해주길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이사회는 오히려 이사장을 공식적으로 비호하고 있습니다.

세간에서는 성추행의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발표하며 문제를 제기하는 것만으로도 가해자 스스로 모든 공직에서 곧바로 물러납니다. 그리고 해당 기관에서는 가해자의 직위를 박탈하고 나아가 제적 또는 제명 등의 조치까지 내립니다. 당연한 상식입니다.

그런데 청정승풍의 창립정신으로 세간의 모범이 되어야 할 선학원 이사장과 이사회는 징역 6월형이라는 법원의 유죄판결이 선고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이러한 세간의 상식조차 무시한 채 아무런 조치 없이 3년을 버티고 있습니다.

일생을 선학원에 몸담아온 원로로서 지금의 위기상황을 수수방관 한다면 역사의 죄인이 될 것입니다. 이에 칠십이 넘은 빈승들이 간절한 마음으로 분원 대중스님들께 청합니다.

선학원의 미래는 바로 한국불교의 미래입니다.
모르는 채 눈감고 있다 해서 문제가 없어지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누군가가 해결해주지도 않습니다.
오직 우리 분원 대중들만이 선학원을 바로 잡을 수 있습니다.
파사현정의 기치 아래 지혜롭게 뜻을 모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 원로들은 먼저 이사장과 이사회에 다음 사항을 강력하게 요구합니다.

- 이사장과 이사회는 현 사태에 책임을 지고 선학원 대중스님들께 석고대죄 참회하라.
- 법진스님은 피해 여직원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라.
- 법진스님은 이사장과 이사 등 일체의 공직에서 물러나라.
- 이사회는 전국분원장회의를 개최하고 분원장들의 공의를 수렴하여 선학원 혁신안을 마련하여 공표하라.

다시 한번 선학원 분원 대중스님들께 간곡히 청합니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 선학원의 창립정신을 구현할 때 한국불교의 미래가 열릴 것입니다. 위기는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지금 이 위기를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야 합니다. 우리 원로들도 미력하나마 이 생(生)의 마지막 힘을 보탤 것입니다.
 


불기 2562년(2018) 3월 13일
선학원 원로 일동

.

 

관련기사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