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학원 중진스님들이 ‘여직원 성추행’으로 1심서 징역 6월형을 선고 받은 재단법인 선학원 이사장 법진 스님을 강력히 규탄하고 나섰다.
선학원 전직 이사와 원로스님 39명은 3월13일 오전 ‘선학원 원로 시국성명’을 발표하고 법진 이사장의 일체 공직 사퇴를 요구했다. 선학원 역사 이래 원로스님들의 시국성명 발표는 초유의 일이다.
“여직원 성추행 징역형 법진 이사장
부도덕한 이사들이 선학원 타락시켜
이사장 사퇴 및 피해자에 용서구해야”
이들 스님은 “여직원 성추행으로 계율을 범하고 징역형을 받고도 버젓이 이사장직을 유지하고 있다”며 “아무리 양보해서 생각해도 이사장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미 벌어진 일을 주워 담을 수 없기에 우리 원로들은 이사회의 현명한 사태 수습을 기다렸지만 공식적으로 이사장을 비호하고 있다”고 질책했다.
실제 선학원 기관지 ‘불교저널’ 인터넷보도에 따르면 선학원 이사회는 지난 1월 “성추행은 아니다”라고 보고한 진상조사위원회(위원장 철오 스님) 결과보고서를 채택했다. “법진 이사장이 여직원을 성추행했다”며 징역 6월형을 선고한 1심 판결을 외면한 셈이다.
이에 원로스님들은 ‘미투 운동’으로 피해가 알려진 경우 가해자 스스로 공직서 사퇴하고, 해당기관이 가해자의 직위를 박탈 또는 제명하는 조치를 취하는 사실을 “당연한 상식”이라고 강조했다. 스님들은 “청정승풍 창립정신으로 세간의 모범이 돼야 할 선학원 이사장과 이사회는 징역 6월형이라는 유죄판결에도 세간의 상식조차 무시한 채 아무런 조치 없이 3년을 버티고 있다”고 질타했다.
“일생을 선학원에 몸담아온 원로로서 지금의 위기상황을 수수방관한다면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며 단호한 결의를 보인 원로스님들은 이사장과 이사회에 참회와 공직 사퇴 등을 촉구했다. 스님들은 △이사장과 이사회는 현 사태를 책임지고 대중스님들에게 석고대죄 참회 △법진 스님은 이사장과 이사 등 일체 공직서 사퇴 △분원장 회의 개최로 공의 수렴해 마련한 선학원 혁신안 공표를 요구했다. 특히 법진 이사장이 피해자 여직원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라고 명령했다.
원로스님들은 분원 대중스님들에게 선학원의 미래를 지켜달라고 청했다. 스님들은 “모르는 채 눈감고 있다 해서 문제가 없어지지 않고 누군가가 해결해주지 않는다”며 “파사현정의 기치 아래 지혜롭게 뜻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 원로들도 미력하나마 생의 마지막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다.
힘을 더하겠다고 약속한 전직 이사와 원로스님들은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며 시국성명에 자필로 사찰 이름과 법명, 도장을 날인했다. 강남포교원 성열, 서봉사 경희, 연대선원 자민(이상 전직 이사) 스님과 개심사 법일, 관음사 성연, 관음사 일화, 기원정사 계성·설봉, 대원선원 중성· 성일, 무애사 대련·남석, 무주사 랑천·무주사 삼휴, 무진선원 도선·명화, 법륜사 길상, 보광선원 선재·도윤, 보문선원 대허, 부암사 현진·혜원, 봉선선원 기향, 불은선원 보우, 수월선원 법상, 신광사 혜원·원만, 안심선원 지문, 영명사 상문, 용화사 인성, 원오선원 성원, 청화사 효경, 충효사 일권, 향림선원 묘혜, 회전사 도상, 흥륜선원 혜해·법념·법삼, 흥룡사 상명 스님 등 39명이다.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432호 / 2018년 3월 2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다음은 성명서 전문.
선학원 원로 시국 성명서 창립 100주년을 앞두고 있는 지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