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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지역단 교정교화팀 서승례-하

기자명 서승례

 
쉽지 않았다. 포교사 자격고시에 또 떨어졌다.

3번 도전 끝 포교사 재 품수
장의염불·군법당·소년원·병원
인연 닿는 곳곳서 전법 활동

낮에는 일하고 저녁에는 차를 2번씩 갈아타면서 열심히 공부했다. 하지만 결과는 매번 아쉬웠다. 공부할 시간이 없었다. 4남매와 남편, 시어머니 모두 건사해야 했다. 주경야독이란 말이 피부로 와닿았다. 재입학한 불교대학을 향하는 차 안에서 책을 펴야하는 날이 계속됐다. 부처님 일이었다.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아니 포기할 수 없었다. 녹초가 된 몸과 세상 제일 무거운 눈꺼풀을 붙들고 공부했다. 포교사가 돼야 남에게 베풀 수 있다는 간절함으로 도전과 도전을 거듭한 끝에 목표를 손에 쥐었다. 삼세번의 도전, 당당히 포교사 자격갱신에 합격해 포교사증을 받았다. 이후에도 불교대학원을 2년 더 다녔다. 포교도 열심히 했다. 부처님 가르침으로 무장하고 신심도 신행도 포교도 더 담금질이 필요하다는 절실함도 있었다.

그러면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사는 게 포교라 생각했다. 일일시호일. 그저 듣기 좋은 인사말이 아니다. 적어도 불자들에게 있어서. 날마다 좋은 날은 가만히 앉아서 바라보고 있으라는 뜻은 아닐 게다. 하루하루 정진하듯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날을 만들어 가라는 경책이다.

불자로서 포교사로서 포교는 부처님 은혜에 보답하는 마음이다. 이제는 포교사로서 봉사하는 삶이 떳떳하다고 자부한다. 장의염불, 군법당, 소년원, 병원…. 인연이 닿는 곳은 열심히 찾아가 봉사한다. 혼자서도 좋고 여럿이어도 좋다. 법을 알리는 데 거리낌은 없다.

지금은 포교사단에서 체계적으로 분야별로 봉사를 전개한다. 난 인연이 되면 소년원과 군법당, 5·18 무명·무연고자 묘역 봉사에도 가끔씩 참여하기도 한다.

봉사한다고는 하지만 오히려 그 분들로 인해 내가 치유된다. 일터를 떠나 마음의 여유를 갖게 되고 여러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어 감사하다. 나이 70을 넘어 비우는 연습을 해야 하는데 놓지 못하고 붙들고 있나 싶기도 하다. 그렇지만 부처님 은혜를 갚지 못해 끈을 쥐고 있다. 5·18때 운명했으나 이름도 없고 연고도 없는 분들을 위해 포교사 몇몇이 한 달에 한 번씩 재를 지내드린다. 2년이 좀 넘었다. 지금은 포교원에서 후원도 해주니 포교사로서 보람을 느낀다.

광주 민주화를 외치며 산화하신 영령들도 모든 원결 다 벗어놓고 편히 쉴 수 있도록 간절히 바라고 또 바란다. 미래의 희망인 청소년들이 마음챙김 할 수 있도록 에너지를 불어 넣고자 한다. 부처님의 한 말씀이라도 귓전을 스쳐가는 공덕으로 불자의 씨앗이 뿌려지길 바라며 청소년 포교 서원과 작은 수행으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지난 2017년 9월9~10일 논산 육군훈련소 호국연무사에서 팔재계수계실천대회를 봉행했다. 서울, 인천경기, 대전충남, 충북, 대구, 울산, 부산, 경북, 경남, 전북, 광주전남, 강원, 제주 등 13개 지역단 소속 포교사들이 호국연무사를 가득 메웠다. 3500여명의 포교사와 함께 있다는 것이 감개무량했다. 이 많은 포교사들이 부처님 법을 전하겠노라 서원하고 봉사하고 자기 시간을 써가며 수행정진하고 있다는 사실이 감사했다. 눈물겨웠다. 8년 동안 불교대학을 다닌 보람이 있었다. 몸과 말과 뜻으로 지은 업을 참회하고 8가지 계율을 지키겠다고 다짐하는 발원도 뜻깊었다.

이렇듯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것, 이것이 포교사로서 하루를 사는 것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는 참 포교사가 되고자 발심한다.

“가슴에 포교사라고 새기는 순간이 바로 포교사로 품수 받는 시간이다. 날마다 품수식이며, 있는 곳마다 재계도량이다. 이것이 붓다로 사는 포교사이며 본분 자리다.”


[1431호 / 2018년 3월 1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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