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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면피 법진 이사장…굶어죽더라도 사퇴시키겠다”

  • 교계
  • 입력 2018.03.22 13:11
  • 수정 2018.03.23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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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한 단식돌입 기원정사 창건주 설봉 스님

▲ 올해 세수 71세인 기원정사 창건주 설봉 스님이 3월21일부터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선학원 한국근대불교문화기념관 2층 난간에서다. ‘여직원 성추행’으로 1심서 징역 6월을 선고 받은 법진 이사장과 이를 비호하는 이사들의 사퇴와 참회를 요구한 원로스님들이 비공개 간담회에서 발언권도 제대로 못 얻고 돌아서야 했던 날이다.
24시간 물 한 모금 안 마셔
상좌·신도들 천막에서 보필

올해 세수 71세인 기원정사 창건주 설봉 스님이 3월21일부터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선학원 한국근대불교문화기념관 2층 난간에서다. ‘여직원 성추행’으로 1심서 징역 6월을 선고 받은 법진 이사장과 이를 비호하는 이사들의 사퇴와 참회를 요구한 원로스님들이 비공개 간담회에서 발언권도 제대로 못 얻고 돌아서야 했던 날이다. 영하의 꽃샘추위에 눈보라가 휘몰아치던 날이다. 곡기를 끊은 지 꼬박 하루가 흐른 3월22일 한국근대불교문화기념관 2층 난간에서 단식 중인 설봉 스님을 만났다. 24시간 동안 물 한 모금 마시지 않은 상태로 좌복을 깔고 그 위에 앉아 있었다.

▶날이 차다. 단식 하루가 지났다. 몸은 좀 어떤가?
“아직 괜찮다.”

▶물도 안 드셨다고 들었다.
“목 축이는 용으로 한 병 있다. 물 마시면 화장실을 가야한다. 난 자리를 지켜야 한다.”

▶세납이 71세다. 적지 않은 연세인데 단식이라는 결연한 선택을 한 이유가.
“(우리는) 선학원의 창건주이고 분원장이다. 법진 이사장이 오고 나면서부터 행정 처리도 차일피일 늦어졌다. 뿐만 아니다. 성추행 문제 불거졌다. 있을 수도 없는 일이 벌어졌다. 최근 사회에서는 성추행 등 성폭력 고발로 직을 내려놓는다. 징역형까지 받고도 버티고 있다는 것은 철면피다.”

▶3월21일 비공개 간담회 직후 단식을 선언했다. 어제 상황이 영향이 있는 건가.
“회의 끝나면 들어가게 해준다고 해놓고 밤 10시까지 안 들여보내줬다. 법당이 자기 것인가. 분담금 내는 창건주 분원장 스님들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공간이다. 선학원은 바뀌어야 한다. (법진 이사장 등)스스로 물러나지 않겠다면 내가 굶어죽어서라도 물러나도록 해주겠다.”

▶바뀌어야 한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뭔가.
“법진 이사장과 이사진들의 진정어린 참회와 공직 사퇴다. 하루 속히 선학원 정상화 대책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설봉 스님은 한국근대불교기념관 2층 난관에서 “청정승풍 선학원에 성추행 오점 남긴 법진 이사장은 석고대죄하라” “성추행 6월형 선고, 법진 이사장 모든 공직 사퇴하라”는 푯말을 걸어두고 있었다. 설봉 스님이 목숨 걸고 단식하는 이유이기도 했다. 비공개 간담회 회의에서 성추행 변명만 듣고 나와야 했던 상황이 설봉 스님을 낙담하게 만들었고, 더 결연하게 만든 계기가 됐다.

▶이사장과 이사들이 스님의 요구를 들어줄 것이라 생각하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내가 죽는 수밖에 없다. 내 한 목숨 아깝지 않다.”

▶간밤에 선학원 관계자들의 회유나 겁박은 없었나.
“끌어내려고 했는데 버텼다.”

▶어젯밤 법진 이사장은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선학원에서 나갔다고 들었다.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다. 밤 10시 넘어서 화장실 갈 사람 없느냐며 사람들을 흩어놓고, 경찰이 막아선 그 뒤로 나갔다.”

 
▲ 단식 중인 은사 설봉 스님을 상좌 자광 스님이 지키고 있었다. 선학원의 미래를 생각하는 분원장 모임 총무 심원 스님도 함께였다. 기원정사 신도들이 상좌 자광 스님과 밤새 설봉 스님의 건강을 염려했다.
단식 중인 은사 설봉 스님을 상좌 자광 스님이 지키고 있었다. 선학원의 미래를 생각하는 분원장 모임 총무 심원 스님도 함께였다. 기원정사 신도들이 상좌 자광 스님과 밤새 설봉 스님의 건강을 염려했다. 3월22일 현재 천막을 설치하고 설봉 스님을 보필 중이다.

자광 스님은 “부모님과 다름없는 은사스님을 두고 어떻게 잠을 자며 밥을 넘기겠느냐”며 “연세도 적지 않은데 건강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자광 스님과 함께 밤을 지샌 기원정사 신도 법연(49)씨는 “미투 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인데 스님이 성추행으로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며 “경찰의 보호아래 도망치듯 나갔다. 도망만 다니지 말고 자신과 불교계를 위해서라도 직을 내려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433호 / 2018년 3월 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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