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단식 5일째]“우리스님 살려주세요” 간곡한 호소

  • 교계
  • 입력 2018.03.25 12:46
  • 수정 2018.03.26 13:09
  • 댓글 24

선미모, 3월25일 정법사 앞서 설봉 스님 지지집회

▲ 선학원의 미래를 생각하는 분원장 모임(이하 선미모)은 3월25일 오전 서울 성북구 (재)선학원 정법사 앞에서 ‘설봉 스님 단식정진 지지…법진 이사장 즉각 사퇴 촉구집회’를 열었다.

서울 아차산 기원정사 창건주 설봉(71) 스님의 목숨 건 단식을 우려하던 목소리가 “우리스님 살려달라”는 간곡한 호소로 확산되고 있다.

선학원의 미래를 생각하는 분원장 모임(이하 선미모)은 3월25일 오전 서울 성북구 (재)선학원 정법사 앞에서 ‘설봉 스님 단식정진 지지…법진 이사장 즉각 사퇴 촉구집회’를 열었다. 설봉 스님 단식이 5일째에 접어든 가운데 전국비구니회 회장 육문 스님의 지지와 의지처 선언, 비구니스님들의 기도 동참에 이어 기원정사 신도는 물론 분원장 50여명이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며 한 목소리로 선학원 법진 이사장 퇴진을 촉구하고 나선 것.

분원장스님·신도 등 50여명
손피켓·플래카드 들고 앞장
“도덕불감증 자정하러 왔다”
다라니·반야심경 끝으로 회향

불법승 삼보에 귀의하는 삼귀의에 이어 선미모 총무 심원 스님이 경과를 보고했다. 심원 스님은 비공개 간담회를 파행적으로 진행한 선학원과 면담을 요구하는 스님들을 따돌리고 밤늦게 경찰의 보호 아래 선학원을 빠져나간 법진 이사장을 비판했다. 특히 ‘이사장 공직사퇴’ ‘선학원 정상화’를 기원하며 단식정진 중인 설봉 스님과 뜻을 같이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정법사 앞에서 실시하는 집회의 취지를 설명했다. 정법사는 법진 이사장의 절로 알려졌다.

▲ 정법사 입구를 차량으로 막고 대치 중인 사찰 관계자들은 미동도 없었다. 호소에 답이 없자 집회 참가자들은 ‘성폭력에서 살인자 될 것이냐’ ‘우리스님 잘못되면 법진은 책임져라’ 등 절규를 쏟아냈다.

집회 참가자들은 ‘70세 고령 단식이 웬말이냐’ ‘우리스님을 살려주세요’ ‘설봉 스님 생존권 보장하라’ 등 손 피켓 문구를 집회 내내 외쳤다. 정법사 입구를 차량으로 막고 대치 중인 사찰 관계자들은 미동도 없었다. 호소에 답이 없자 집회 참가자들은 ‘성폭력에서 살인자 될 것이냐’ ‘우리스님 잘못되면 법진은 책임져라’ 등 절규를 쏟아냈다.

수원에서 왔다는 한 신도는 “집회 뒤 설봉 스님을 뵈러 갈 예정이다. 고령인데 큰일 날까 걱정”이라며 분루를 삼켰다. 그는 “재단 이사장이 여직원을 성추행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한국불교에 정화의 힘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러 왔다”고 밝혔다. 기원정사 신도 허정(51, 길상)씨는 “제발 설봉 스님을 내려오게 해달라. 큰 벼슬도 아닌 이사장에 왜 집착하는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설봉 스님과 인연이 깊다는 조윤래(63, 여송)씨는 “인도 빈민촌에 벽돌로 수십채 집을 짓고, 매월 첫째·셋째주엔 군부대 위문법회를 하는 수행자가 설봉 스님”이라며 “포교와 수행에만 정진 중인 스님을 고립된 난간에서 단식하게 만든 법진 이사장은 참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선학원 분원대중은 설봉 스님의 단식을 지지하며 발표한 성명에서 법진 이사장의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분원대중들은 물 한 모금 마시지 않은 설봉 스님의 단식 5일째 상황과 전국의 분원스님들, 각지의 비구니스님들이 뜻을 함께하는 기도에 동참 중인 사실을 알렸다.

특히 선학원 분원대중들이 정법사 집회에 함께한 이유를 밝힌 뒤 △법진 이사장의 조건 없는 즉각 사퇴 △현 사태의 총책임 지고 있는 이사회의 자진 해산 △한국근대불교문화기념관 개관식의 여법한 개최 등을 강력히 요구했다. 집회 참가자들도 “(법진 이사장과 이사진이)도덕불감증에 걸렸다. 더 이상 자정기능이 없어 나섰다”며 이사장과 이사진 동반 퇴진을 거듭 촉구했다.

▲ 신묘장구대다라니와 화엄성중, 반야심경 봉독으로 집회를 평화적으로 마친 참가자들은 피켓과 플래카드를 들고 서울 성북동 길상사까지 행진했다.

신묘장구대다라니와 화엄성중, 반야심경 봉독으로 집회를 평화적으로 마친 참가자들은 피켓과 플래카드를 들고 서울 성북동 길상사까지 행진했다. 참가자들이 경찰의 요구를 수용하고 평화적으로 집회를 진행하면서 충돌 없이 회향됐다.

현재 설봉 스님은 생수로 목만 축이며 서울 한국근대불교문화기념관 2층 난간에서 단식 중이다. 얼굴이 눈에 띄게 야위고 검어졌으며, 힘이 들어 자주 눕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434호 / 2018년 4월 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