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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깜깜이 예결산’ 문경 봉암사 감사 착수

  • 교계
  • 입력 2018.03.30 15:58
  • 수정 2018.04.05 14:10
  • 댓글 15

총무원, 4월5일 결산감사
특별선원 지정 후 첫 사례
매년 수억원 종단지원금 등
봉암사 재정현황 드러날 듯

 
조계종 총무원이 매년 수억원의 종단 지원금을 받으면서도 사용내역을 공개하지 않아 ‘예결산 규모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종립특별선원 문경 봉암사에 대해 감사에 착수한다. 봉암사가 종단으로부터 재정 및 행정감사를 받는 것은 1984년 종립특별선원으로 지정된 이후 처음이다.

조계종 총무원은 4월5일 문경 봉암사를 찾아 결산감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총무원은 이날 봉암사가 종단 행정지침대로 특별선원을 운영하고 있는지, 종단 지원금은 투명하게 집행되고 있는지 여부를 꼼꼼히 살필 예정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봉암사 재정규모가 처음으로 드러날 전망이다. 다만 총무원은 ‘이번 감사가 행정지도 차원’이라는 점에 선을 긋고, 매년 결산감사를 진행해 봉암사 재정현황을 파악해 나간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봉암사는 1984년 6월 선풍진작과 인재양성을 위해 특별선원으로 지정된 이후 종단으로부터 매년 수억원의 돈을 지원받아 왔다. 조계종 예결산서에 따르면 총무원은 1995~99년 종립특별선원 봉암사에 매년 5000만원을 지급했으며 이후 2000~2002년 1억1300만원, 2003~2011년 1억3000만원, 2012~2013년 1억6000만원, 2014~2015년 2억원, 2016~2017년 2억5000만원으로 지원 예산규모를 늘려왔다. 조계종 직영사찰 봉은사도 종단 지원예산과 별도로 매년 5000만원을 지원해 왔다. 여기에 매년 안거 때마다 개별사찰과 신도 등이 대중공양 형태로 봉암사 특별선원을 후원해 왔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봉암사 예산규모는 일반사찰의 예산규모를 족히 넘길 것으로 추산됐다.

그럼에도 봉암사는 종단으로부터 받은 운영지원금 사용내역에 대해 한 번도 공개하지 않았다. 또 ‘특별선원에 대해 감사를 진행’하도록 한 종법령에도 불구하고 조계종 총무원은 감사를 진행하지 않았고, 중앙종회 역시 종단 예산이 지원되는 중앙종무기관과 산하기관에 대해 매년 정기 감사를 진행하는 것과 달리 봉암사 특별선원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감시활동을 진행하지 않았다. 봉암사에 대한 ‘특혜’라는 지적과 함께 조계종 총무원이 누누이 강조했던 ‘사찰재정투명화’에 역행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이 문제는 지난해 11월 중앙종회에서도 논란이 됐다. 특히 일부 중앙종회의원 스님들은 “종단이 봉암사 특별선원에 매년 2억5000만원의 예산을 지원하는 데도 그 사용내역조차 보고 받지 않는 것은 문제”라며 “중앙종회든, 총무원이든 종립특별선원으로부터 예산 사용내역을 반드시 보고 받아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처럼 종단 내부에서 봉암사 특별선원의 재정공개 여론이 확산되자, 총무원도 지난해 중앙종회에서 봉암사에 대한 재정 감사에 착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봉암사 주지 원광 스님도 “종단에서 감사를 하겠다면 받을 용의가 있다”고 밝히면서 봉암사 특별선원에 대한 첫 감사가 진행되게 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조계종 한 중앙종회의원은 “종단으로부터 매년 수억원을 지원 받으면서도 집행내역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문제”라며 “종단 소속 대부분의 사찰이 매년 예결산서를 작성하고 감사를 받는 것을 고려하면 봉암사 특별선원도 예외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스님은 또 “지난해 11월 중앙종회는 봉암사 지원금에 대한 결산보고를 받도록 결의했다”며 “총무원은 이번 감사결과를 차기 중앙종회에 보고해 봉암사가 지원금을 투명하게 사용하고 있는지 여부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434호 / 2018년 4월 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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