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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학원 이사장 ‘성 추행’ 사건, 더 이상 외면 안 된다

기자명 법보신문
  • 사설
  • 입력 2018.04.02 13:31
  • 댓글 33

한국근대불교기념관 2층 난간에서 단식에 돌입했던 설봉 스님이 3월27일 쓰러져 순천향대 병원에 입원 중이다. 생수 외의 음식을 전혀 공양하지 않아 황달 증상까지 보였던 설봉 스님이었지만 선학원 측은 아랑곳하지 않고 강압적으로 끌어내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몸싸움 과정에서 쓰러진 설봉 스님은 목을 다쳐 긴급 출동한 의료진으로부터 응급처치를 받기도 했다.

전국비구니회의 설봉 스님 위문에 앞서 선학원은 위문 자체를 불법행위로 규정하며 “구성원들의 분열을 획책하는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했다. 위문이 곧 불법이라는 발상은 도대체 어디에 근거해 비롯된 것인지 의문이다. 설봉 스님이 대한민국 국가체제를 전복시키려는 음모라도 꾸미고 있단 말인가? 여기에 분열획책은 또 뭔가. 이건 해명도, 주장도 아니다. 억지라고 하면 그나마 가까울까?

선학원은 최근 설봉 스님의 단식을 지지하며 정진하던 대중을 향해 “조계종과 뒷거래 하는 소수 불만세력”이라고 했는데 간과해서는 안 될 주장이라고 본다. 지난 해 9월 서울 북부지법에서 열린 공판에서 법진 스님과 변호사는 피해자를 상담한 김영란 나무여성인권상담소장에게 집요하게 질문을 던진 바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조계종과 선학원의 법인법 갈등을 알고 있는지 여부 였다.

조계종과 선학원 간의 갈등은 따지고 보면 조계종 종단개혁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표출됐으니 지금으로부터 2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조계종과 선학원 사이의 의견충돌과 선학원 이사장의 성추행 사건 사이에 어떤 연관이 있기에 조계종이 배후세력이란 것인지 알 길이 없다. 선학원 또한 이에 대한 근거는 하나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조계종과 선학원의 대립갈등 프레임 속에 성추행 사건을 은폐시켜 보려는 꼼수에 지나지 않는다.

설봉 스님은 부상을 입고도 병원행을 거부했다고 한다. “도울테니 목숨부터 건지자”는 전국비구니회장 육문 스님의 다짐을 받고서야 응급차에 몸을 실었다. 전국비구니회는 제11차 정기총회에서 긴급 제안된 선학원 문제 안건을 상정해 전국비구니회 차원에서 적극 나서기로 결의했다. 전국비구니회가 나선다면 선학원 성추행 사건은 새 국면에 돌입할 게 분명하다. 선학원 분원장 스님들의 행보가 자못 궁금해진다.


[1434호 / 2018년 4월 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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