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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수저 혜능 가르침으로 배우는 마음공부 비법

  • 불서
  • 입력 2018.04.02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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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조단경과 마음공부’ / 법상 스님 지음 / 민족사

▲ ‘육조단경과 마음공부’
중국 선종의 육조 혜능 스님은 가난 때문에 글을 배우지 못해 나무를 팔아 어머니를 봉양하며 하루하루를 살았음에도, 오늘날까지 선종사에 길이 남는 선지식으로 존경받고 있다. 이 시대 우리사회 표현을 빌리자면 분명 ‘흙수저’였던 혜능 스님은 어떻게 선종사에 한 획을 긋는 선지식이 되었고, 도대체 어떤 가르침을 남겼기에 그토록 후학들이 존경의 마음을 담아 그 뒤를 따르고 있는 것일까?

혜능 스님은 잘 알려져 있듯, ‘응무소주 이생기심(應無所住 而生其心, 마땅히 머무는 바 없이 그 마음을 내어라)’이라는 ‘금강경’ 구절을 듣고 발심 출가한 후 깨달음을 얻어 중국 선종의 여섯 번째 조사가 됐다. 은둔 수행 후 깨달은 바를 설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설한 가르침 중 ‘육조단경’은 지금까지 선 수행 지침서로 남아 있다.

선사들의 어록 가운데 유일하게 ‘경’으로 이름 붙여진 ‘육조단경’은 덕이본, 돈황본, 종보본, 흥성사본, 대승사본 등 다섯 종류가 전해진다. 이 가운데 혜능 스님의 생애와 주요법문 등 내용이 풍부하고 문장에 오류가 없어 선불교를 공부하는 데 좋은 판본으로 덕이본을 꼽는 이들이 많다. 군승으로 재직하며 군장병들에게 불교를 전하고, SNS를 통해 일반인들에게 생활 속에서 마음공부와 선을 실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있는 법상 스님이 이 덕이본에 관심 갖고 공부한 결과를 한 권 책으로 엮었다.

‘육조단경과 마음공부’는 법상 스님이 특유의 편안한 필체로 번역하고 해설해 한글세대들의 공감을 불러온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소제목을 따로 붙이고, 소제목을 기본 단위로 자세하게 해설한 책은 삶 자체가 마음공부임을 깨우쳐주고 있는 점이 기존 ‘육조단경’ 번역서와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지를 근원에서부터 파고들어 가다 보니, 바로 이 지점, ‘육조단경’에서 모든 의문이 대부분 해소되고 있음을 깨달았다. ‘육조단경’이 나에게 또 우리 불자들 모두에게 현재의 한국불교에 무엇이 문제였는지를 명백하게 보여줄 뿐만 아니라,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해 역설적이게도 그 ‘길 없는 길’을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불교에 있어서 ‘오래된 미래’가 바로 ‘육조단경’이다.”

▲ 법상 스님은 혜능 스님 가르침의 정수를 담은 ‘육조단경’ 해설을 통해 우리 삶 자체가 마음공부임을 깨우쳐 주고 있다.

한국불교의 나아갈 미래가 ‘육조단경’에 오롯이 담겨 있다고 강조한 법상 스님은 “지난한 수행과 공부에도 불구하고 깨달음이 요원하기만 하다면 문제점을 살펴볼 필요가 있고, 그 답을 ‘육조단경’에서 찾으라”고 당부한다. 이어 “흙수저의 조건을 다 갖춘 혜능 스님이 6조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선이고 불교의 정신”이라고 역설한 스님이 책에서 초지일관 강조하는 것은 “우리 모두가 본래 지혜가 갖춰져 있는 불성의 존재”라는 것이다.

성철 스님이 “참선 수행자들이 사상을 정립하는데 도움이 된다”며 읽기를 권하고, 조계종 원로의원 고우 스님이 “종교, 인종, 이데올로기, 민족 등 모든 것을 초월해 우리라는 존재가 바로 중도와 연기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밝혀놓은 인류의 행복지침서”라고 극찬한 ‘육조단경’을 새롭게 해석한 ‘육조단경과 마음공부’는 스스로 귀한 존재임을 깨닫게 한다.

책을 읽는 동안 중도, 연기, 불성 등 혜능 스님의 가르침을 온전히 배울 수 있고, 그가 어떻게 흙수저에서 선종사에 한 획을 그은 선지식이 되었는지 알 수 있다. 더불어 삶을 버거워하는 이 시대 청춘들은 물론, 일상 현실에 지친 기성세대까지 모두의 마음근육을 단련시키고 삶 자체가 마음공부임을 깨닫게 돕는다. 1만6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434호 / 2018년 4월 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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