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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황사에 이은 악순환 고리

기자명 강경구

호흡기능 저하 원인 미세먼지, 뇌기능까지 감퇴시켜

미세먼지가 매일 뉴스에 오르고 있다. 미세먼지는 황사보다 더 작은 먼지인데 얼마나 작은지 눈에 보이지 않는다.

미세먼지, 기관지·폐에 들어가면
배출 어려워 염증·알레르기 발생
열·콧물·몸살 회복위한 항체작용
좋은 공기 확보가 삶의 질 직결

미세먼지, 황사가 발생하는 지역은 중국 내륙 내몽골 사막이다. 바람에 불려서 수 천 키로 미터를 날아갈 정도로 미세하다. 그만큼 작기 때문에 사람 콧속에 들어와서도 콧속에서 그대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더 깊숙이 들어가 기관지나 폐 속에 자리 잡는다. 인체 생리나 구조 상 깊숙이 들어온 놈은 쫓아내기도 어렵다. 그러니까 몸속에 박혀서 염증, 알레르기를 일으킨다.

황사는 근본적으로 ‘유기물질’일 가능성이 높다. ‘유기물질’이라는 것은 본래 생명체에 들어 있는 것이다. 그것이 해체돼 가루가 되고 다시 먼지 형태로 변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황사는 열사의 사막에서 부패, 분해된 동물의 사체이거나 식물 잔해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한 동식물 부패물이 내 코로 들어와서 허파에 기생하는 상황인 것이다. 내 몸에서는 그것들을 몰아내려고 맹렬한 항체 작용을 벌인다. 관절이 쑤시고 열과 콧물이 나는 것이 그 반응이다.

황사가 허파에서 일으키는 갖가지 이상반응에 대해서 아직 정밀한 연구는 안 되어 있다. 그러나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은 미세먼지 등이 허파 기능을 상당 기간 저해하고 이는 뇌의 산소 분압에 변동을 가져온다는 점이다.

불교를 호흡의 과학이라고 한다면 불자들 수행과 깊은 관계가 있다. 참선 수행은 호흡에서 시작한다. 미세먼지 때문에 호흡이 커다란 장애에 부딪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집중력, 기억력을 감퇴시킬 가능성이 높다. 나아가서 폐·호흡기에 영향을 미쳐 뇌기능, 전신기능까지 나빠지게 되는 것이다.

미세먼지, 황사가 호흡 기능을 저하시킨다는 점, 그리고 호흡은 뇌기능에 직결된다는 점 두 가지를 이야기 하는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불자들이 ‘일체유심조’라고 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여길 것 같아 걱정이 되어 크게 ‘할’을 외치고자 함이다. 미세먼지 구덩이에서 허파가 까맣게 변할 때까지 아무 대비 없이 무감각하게 앉아 있지는 않은가? 조기에 치료하고 남보다 빨리 두뇌 기능을 회복시켜야 하지 않을까? 감기를 견뎌 스스로 이겨 낸다는 것이 무슨 이익이 있는가?

무념무상이 무대책의 대안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글을 읽고도 미세먼지로 감기 걸린 채 견디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더구나 기후변화로 인해 메르스나 황열병 등 각종 질병이 새로 나타나고 면역력을 저하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호흡을 가다듬어도 수행을 향상시켜도 공기의 질 자체는 정화되지 않는다. 좋은 공기를 찾아야 한다. 좋은 공기를 위해 돈도 투자하고 시간도 투자하자. 마스크도 공짜로 받을 생각만 하지 말고 내 돈으로 사서 쓰자. 마스크만 써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거주지를 옮길 생각, 직장도 바꿀 생각, 나아가서 스스로 삶을 돌아보며 삶의 질이 어떠한가 하는 데 대한 생각도 필요하다.

강경구 의학박사·열린서울내과의원 원장 sudongzu@daum.net
 


[1434호 / 2018년 4월 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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