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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웻산타라자타카 ⑫ 웻산타라 가족의 여행

▲ 태국 랏차부리 불교사원의 웻산타라자타카(Vessantarajātaka).

웻산타라 가족이 성을 떠난 후에도 많은 브라만 사제들이 700대보시의 소문을 듣고 제툿타라(Jetuttara)를 찾아왔다. 그들은 웻산타라 가족이 700대보시를 마치고 길을 떠났다는 것을 들었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웻산타라 가족에게 아직까지 4마리의 신드산 종마와 화려하게 장식된 마차가 있구나 라고 생각하며 웻산타라 태자를 뒤따라갔다.

태자 가족은 모든 것 줬지만
가족 함께 있음에 행복 느껴
이내 배 고프고 목 말랐지만
과일나무, 가지 내려 열매 줘

태자는 맛디(Maddī)에게 뒤늦게 브라만 사제들이 나타날 수 있으니 마차의 뒤쪽을 살펴보라고 했다. 그때 4명의 브라만 사제들이 나타났고 웻산타라는 마차를 세웠다. 브라만 사제들은 웻산타라 태자에게 절을 하고 마차를 끄는 종마를 보시해달라고 했다. 태자는 이들에게 말을 각각 1마리씩 주었다. 그때 4명의 천신들이 나타나 스스로를 사슴으로 변신시킨 후 마차를 끌어주었다. 태자는 “맛디여, 이 신기한 기적을 보세요”라며 기뻐했지만 이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5번째 브라만 사제가 나타난 것이다. 태자는 마차를 세웠고 브라만 사제는 태자에게 절을 하고 마차를 자신에게 보시해달라고 했다. 태자는 기꺼이 자신들이 타고 있던 마차를 보시해버렸다.

이제 웻산타라 가족은 가진 모든 것을 보시해 버리고 맨발로 거친 땅을 걷기 시작했다. 길은 멀었고 아이들이 지치기 시작했다. 웻산타라 태자가 맛디에게 말했다. “맛디여, 당신은 칸하지나(Kanhajinā)를 안으세요. 칸하지나는 가볍습니다. 저는 잘리(Jāli)를 안겠습니다. 잘리는 크고 무겁습니다.” 자신들의 허리에 아이들을 안은 웻산타라 부부는 맨발로 길을 걷기 시작했다. 비록 힘들었지만 가족들이 함께 있어서 행복했고 모두가 즐겁게 이야기하면서 길을 재촉했다. 만나는 사람들에게 왕카(Vanka)산으로 가는 길을 물었고, 웻산타라 가족의 아름다운 모습에 감동한 사람들이 길을 가르쳐 주면서 “왕카산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라며 걱정해 주었다. 태국 랏차부리의 콩카람(Khongkharam) 불교사원에 웻산타라 가족이 맨발로 길을 가는 벽화가 아름답게 그려져 있다. 태국에서 가장 유명한 사원 벽화로서 미얀마 남부 몬(Mon)족 스타일로 자주색 벽에 금박으로 화려하게 그려져 있다. 화려한 동남아시아 왕가의 복장에 한쪽 어깨에 활을 메고 허리에 잘리 왕자를 안고 당당하게 걷는 웻산타라 태자를 화려한 왕비의 복장으로 치장하고 칸하지나 공주를 안은 맛디가 따르고 있다.

왕가의 아이들은 쉽게 지쳤고 배가 고파왔다. 아이들은 길 옆의 과일나무 높은 곳에 있는 잘 익을 과일들을 먹고 싶어 했다. 그때 웻산타라의 공덕에 감동한 나무들이 웻산타라와 맛디가 손을 올려서 과일을 딸 수 있도록 가지를 낮추어 주었다. 웻산타라 가족은 이 같은 작은 기적들에 감동하며 자신들의 길을 재촉했다. 제툿타라를 출발하여 콘디마라(Kontimārā)강을 건너고 아란하라(Arañhara)산을 넘어서 두니윗타(Duniviṭṭa)마을을 지나 째타(Ceta)왕국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30일이 걸린다고 한다. 하지만 웻산타라 가족을 불쌍히 여긴 신들이 웻산타라 가족이 가는 길을 짧게 만들어 주었다. 웻산타라 가족은 아침에 제툿타라를 출발해서 저녁에 째타 왕국에 도착했다.

황순일 동국대 불교학부 교수 sihwang@dgu.edu
 


[1434호 / 2018년 4월 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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