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승풍 외호 창립정신 가진
선학원 이사장 ‘성폭력 범죄’
업무상 위력 추행 1심 징역형
정상화 단식 등 헛된 메아리
“불자로서 고개 못 들어 참담”
4일 380여명 동의 5월3일 마감
선학원의 미래를 생각하는 분원장 모임(상임대표 법상 스님, 이하 선미모)은 4월3일 ‘성추행 6월형 선고 법진 스님, (재)선학원 이사장 사퇴해야 합니다’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게재했다.
선미모는 청원개요에서 “선학원은 일제강점기에 청정승풍의 한국불교 전통을 수호하기 위해 설립된 불교재단”이라며 “그러나 선학원 법진 이사장은 지난 1월 징역형을 선고받고도 버젓이 이사장직을 유지하고 있다”고 청원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세간의 모범이 되어야 할 선학원 이사장이 징역 6월형이라는 법원의 유죄판결에도 3년을 버티고 있다”며 “선학원 위상은 땅에 떨어지고 재단 소속 분원은 포교와 수행에 막대한 지장을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불교인으로서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을만큼 참담하다”고 덧붙였다.
선미모에 따르면 법진 이사장은 2016년 8월5일 금요일 저녁 업무가 끝난 시간에 선학원 사무처 여직원에게 “할 말이 있다”며 불러낸 뒤 BMW 승용차에 태워 강원도 속초로 갔다. 속초에 도착하자 차 안에서 승복을 벗고 속복으로 갈아입고 식당에서 술을 마신 뒤 피해 여직원에게 모텔 투숙을 요구했다. 재판 과정에서 또 다른 여직원을 동일한 수법으로 성추행한 전력이 있다는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특히 법진 스님은 혐의를 무마하고자 피해자에게 1500만원이라는 거액을 제사하며 합의를 종용했고, 이를 거부당하자 재판 과정 중 갖가지 방법으로 피해자를 위협했다는 게 선미모 설명이다.
선미모는 “재단 사무처 직원을 동원해 피해자의 과거 행적을 뒷조사해 피해자를 행실 나쁜 꽃뱀으로 낙인찍고 정신이 이상한 여자라고 소문을 퍼뜨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선미모는 “권력형 성폭력 범죄에서 보이는 전형적인 수법이다. 피해자에게 2차 3차 피해를 가하고 있다”며 “피해 여성은 스트레스와 공포감으로 인한 우울증과 불면증으로 고통을 겪으며 정상적 생활을 할 수 없는 지경”이라고 밝혔다.
선미모에 의하면 선학원 구성원인 분원장들이 수차례 공문과 대중집회로 법진 이사장의 공직사퇴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시국성명서를 발표하고 이사장 사퇴와 이사회 해산을 요구한 선학원 원로스님들 요구도, ‘청정승풍 회복’과 ‘선학원 정상화’를 위한 기원정사 창건주 설봉(71) 스님의 1주일 단식도 소용없었다.
선미모는 “이사장은 여전히 묵묵부답”이라며 “내부 구성원들의 간절한 노력들이 모두 헛된 메아리가 되고 있다”고 참담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어 “자체적으로 해결하지 못한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국민청원을 하게 됐다”며 “선학원이 정상화 될 수 있도록 여러분들의 참여와 관심을 바란다”고 당부했다.
동의를 남긴 이들은 “부끄럽게 생각하라” “절에 왜 들어갔나, 번뇌도 못 버리고 인성을 버렸다” “승려 신분으로 참 어처구니없다” 등 댓글을 달았다.
청원이 게재 후 30일 동안 20만명 이상의 국민들이 참여한 청원에는 정부 및 청와대 관계자가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 선학원 법진 이사장 사퇴를 촉구하는 국민청원에는 4월4일 오후 현재 380여명이 동의했으며, 5월3일 마감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183983?page=4)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서울북부지방법원은 1월11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혐의)’으로 기소된 재단법인 선학원 이사장 법진 스님에게 “죄질이 가볍지 않다”며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발방지를 위한 성폭력 치료 강의 24시간 수강도 주문했다.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435호 / 2018년 4월 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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