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종교에 대한 몰이해
이웃 종교에 대한 몰이해
  • 류제동 교수
  • 승인 2018.04.09 13:1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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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에 가톨릭대에서 종교학과의 폐과를 둘러싸고 두 차례의 공청회가 있었다. 공청회 내용에 따르면 가톨릭대에서 당장 2019학년도부터 신입생을 모집할지 여부가 불투명하다. 아직 폐과가 확정되지는 않았다는 것이 가톨릭대 측의 공식 입장이라고는 하지만 두 차례의 공청회는 폐과의 수순이 진행되고 있다는 우려를 금하지 못하게 한다.

굳이 과학의 시대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자기 종교만 관심을 갖기도 버거운 것이 현실이라면서 이웃종교까지 관심을 가질 여력이 없다고 하는 사람도 더러 있다. 사실 국립대학인 서울대를 제외하고는 천주교에서 서강대와 가톨릭대에 종교학과가 개설되어 있으며, 개신교에서 한신대학교에 종교문화학과와 감신대에 종교철학과가 개설되어 있는 것이 우리나라 종교학과의 현황이다. 이러한 현황은 불교 측 대학에 종교학과가 아예 없는 것보다는 그나마 양호하다고 할 수 있을까마는, 이러한 현실에서 가톨릭대의 종교학과나마 폐과될 우려에 처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종교 인구는 불교와 개신교와 천주교에 의하여 크게 3분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종교 간의 상호 이해는 우리나라가 하나의 공동체로 발전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 이주 노동자가 200만에 이르고 있는 현실에서 그중 상당수가 무슬림과 힌두교인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우리나라에 지구촌의 주요 종교들이 모두 모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종교 간의 상호 이해는 더욱 중요하다.

당장의 취업에서 직접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가르치는 차원에서는 다른 인문학과와 마찬가지로 종교학과는 쓸모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한 종교 간의 화합은 물론이고 문화인으로서 전통문화의 체득 및 가치관 정립의 자양분으로서 지구촌의 다양한 종교문화에 대한 이해는 여전히 긴요할 수밖에 없다. 오늘날 지구촌 사회에서 서로의 종교에 대한 이해는 불필요한 갈등을 지양하고 보다 깊은 차원에서의 공동체 형성과 개인 인격의 성숙에 필요불가결하다.

이러한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그러한 종교 간의 상호이해에 기초적 기여를 할 수 있는 종교학과가 개설되어 있는 대학이 한 손으로 꼽을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한 열악한 상황에서 개선이 이루어지기는커녕 오히려 종교학과 하나가 폐과되는 것에 대한 논의 절차가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다.

부처님의 핵심 가르침인 무아(無我)와 연기(緣起)는 우리가 타인과 분리된 개별적 자아로서는 존속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가르침이다. 일찍이 종교학의 창시자 막스 뮐러도 “하나의 종교만 아는 사람은 아무 종교도 모른다”고 하였다. 모두 오늘날의 종교다원상황에 절실하게 적용되는 가르침이다. 타인의 종교에 대한 이해 없이는 내 종교에 대한 이해도 없다.

가톨릭대 종교학과의 폐과 관련 소식과 아울러 이 봄을 씁쓸하게 느끼도록 하는 것은, 서울기독대 손원영 교수가 개운사 훼불사건에 대신 사과하고 법당 회복을 위한 모금운동을 전개한 일로 파면된 지 1년이 넘도록 아직도 복직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두 사실은 실로 동전의 앞뒷면이다. 이웃종교에 대한 몰이해가 훼불사건을 야기하고, 지성인들의 전당이라는 대학에서 그러한 훼불사건에 대하여 용기 있게 대신 사과를 한 양심적인 교수를 파면하는 파렴치를 야기한 것이다.

이미 70년 전에 김구 선생은 ‘나의 소원’이라는 글에서 우리나라의 독립에 대한 열망과 더불어 “오직 한없이 갖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 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라고 문화에 대한 열망을 피력하였다. 과학기술만으로는 생활의 편리만을 구할 수 있을 뿐, 진정한 의미에서의 행복은 구할 수 없다. 문화의 힘, 문화의 근간이 되는 종교의 힘이 없다면 물질적 진보와 성장은 공허하기만 하다.

류제동 성균관대 한국철학과 초빙교수 tvam@naver.com

[1435호 / 2018년 4월 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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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홍진 2018-04-10 11:56:07
세상살이의 가장 큰 덕목은 나와 같은 이를 사랑하고 나와 같은 것들에 기뻐함에 있지 않다. 오히려 나와 다른 것들을 얼마나 포용해낼 수 있는가에 있고, 나와 다른 가치와 사고의 사람들의 지평을 이해하고 공존해가려는 그 연민에 있을 것이다. 늘 등장되는 유마경의 경구이겠지만, "나의 병은 중생들의 안타까움 때문에 생겼습니다. 일체중생이 병들었기 때문에 나의 병이 생겼습니다. 그러므로 일체중생이 병이 없게 되면 나의 병도 없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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