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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바바라 로드-하

친근한 화법으로 미국인들에게 한국 선불교 수행 전파

▲ 80년대 프로비던스 선센터를 이끌었던 숭산 스님과 제자들.

바바라 로드는 선불교를 위해 태어났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닌 사람이다. 그의 본성과 성격, 사는 방식 모두가 선불교 이론들과 맞아 떨어졌고 잘 어우러져 있었다. 간호사로서 정신없이 바쁜 삶을 살고 집안일까지 하면서도 정기적으로 시간을 내 명상 수행을 하는 것이 그를 지탱하는 가장 큰 힘이었다. 바쁜 날에도 센터에 가서 명상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자신에게 엄격했다. 정기적이고 규칙적인 수행이 그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임을 매일 되새겼다. 숭산 스님이 그녀에게 자주 했던 말 중 하나는 돌 하나에 떨어진 물방울에 관한 이야기다.

바쁜 일정에도 매일 명상 수행
설법으로 대중과 지식 공유하며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불교홍포

“똑똑 떨어지는 작은 물방울이라도 단단한 돌멩이의 한 곳으로 계속해서 떨어진다면 그 돌에는 물방울의 흔적이 남을 것이다. 비록 일과 속 짧은 순간이어도 정기적으로 수행을 거듭하면 이는 자신도 모르게 그를 변화시킬 것이다.”

숭산 스님의 가르침은 그에게 큰 영향을 주었고 스님의 말씀대로 그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수행을 이어나갔다. 

바바라 로드는 호기심으로 숭산 스님이 아닌 다른 불교센터를 방문한적이 있다. 그 후 숭산 스님에게 죄책감과 미안한 감정을 고백했다. 하지만 스님은 호탕하게 웃으며 “그게 뭐가 문제입니까? 그저 자신이 무엇을 알고 있는지 또 무엇을 알아가야 하는지를 깨닫는 게 더 중요하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언제나 그가 숭산 스님을 통해서 또 그가 읽어왔던 서적들로부터 배워왔던 지식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것을 인생의 큰 즐거움으로 여겼다. 새로운 수행자가 센터에 도착해도 그들이 같은 동료로서 지식을 나누는 느낌을 받도록 행동했다. 어떤 이들은 그를 가리켜 ‘지치지 않는 열정을 지닌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설법이나 세미나에서 그 누구보다도 열정적이고 말솜씨가 좋은 그였지만 그는 한 번도 강연을 미리 준비한 적이 없다. 강연 전 긴 명상을 마치고 수행자들 앞에 서면 그의 열정과 지식이 잘 어우러져 오랜 기간 준비했던 그 어떤 연설문보다 훌륭한 강연을 했다.

숭산 스님이 세상을 떠나고 프로비던스 선센터 대표라는 막중한 책임이 그에게 주어졌다. 그는 대표가 되어서도 언제나 소박하고 친근한 모습을 유지했다. 수행자들이 부르는 ‘스승님’이라는 호칭조차 어색해하던 그는 스승이 되려면 제일 먼저 필요한 덕목이 ‘솔직함’과 ‘친근함’이라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는 보잘것없는 사람입니다. 저는 바바라 로드도 아니고 성향 선사도 아닙니다. 그저 제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것들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 하는 사람입니다.”

바바라 로드, 아니 성향 선사는 현재 프로비던스 선센터에서 한 달에 두 번씩 모임을 하고 강연을 펼쳐가고 있다. 그는 시카고와 덴버, 뉴해븐, 워싱턴 등지에서 많은 불교 세미나를 주관하고 있다. 미국인들에게서 점점 더 커지는 한국 불교에 대한 관심에 답하기 위해 그는 동서남북을 오가며 선불교 이론과 수행에 미국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친근한 화법으로 강연을 열어간다. 미국 여러 주요 도시에서 요청되는 선불교에 관한 세미나에 참석하는 중에도 그는 매주 그의 스승인 숭산 스님이 세운 로드아일랜드의 프로비던스 선센터로 돌아와 긴 명상을 하고 며칠씩 지내는 것을 규칙으로 삼고 있다.

숭산 스님의 애제자였던 바바라 로드, 성향 선사는 숭산 스님 말씀인 “노력하고 노력해라. 1만년을 노력해도 멈추지 말라”는 내용을 마음 깊이 새기고 이 순간에도 선불교의 전파에 앞서 나가고 있다.

알랭 베르디에 저널리스트 yayavara@yahoo.com
 

[1435호 / 2018년 4월 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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