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 2018.4.20 금 22:20
> 연재 | 김호성의 정토행자 편지
32. 애당초 ‘인간붓다’는 없었다“초기불교에도 붓다에겐 발자취가 없었습니다”
김호성 교수  |  lokavid4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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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4.10  11:2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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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처님 탄생을 신화적으로 표현한 삼국시대 금동탄생불입상(보물 제808호).

원광대 원영상 선생님이 보내준 ‘붓다와 정토’를 읽고 있습니다. 원 선생님이 번역하신 책인데 일본에서 나온 ‘대승불교 시리즈’ 중의 한 권입니다. ‘붓다와 정토’는 정토사상에 대한 글 8편을 모았습니다.

신격화된 대승불교 부처와 달리
초기불교 경전에선 역사적 붓다
유럽불교학도 인간적 존재 간주

부처님 재세시와 초기불교 관점
한 사람의 인간이라 부르지않아
애당초 초월적이고 절대적 존재

“고타마는 그의 재세, 그 이후도
참으로 무한하고 초월적인 것을
선례가 없는 방법으로 체현했다”
붓다 설화서 주목 할 것은 ‘진실’

‘정토’라고 해도, 반드시 아미타불의 서방정토만을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서방정토를 포함해서 타방(他方)에 존재하는 여러 불국토에 대한 연구를 모두 포괄하고 있습니다. 또 그 방법론으로 보더라도, 정토문의 종파적 입장에서 이루어지는 연구 즉, 종학(宗學)적인 글은 아닙니다.

종학은 믿음을 출발점으로 하지만 불교학은 객관적인 연구를 추구합니다. 이 책에 실리는 글들을 모두 불교학의 방법론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그렇지만 종학의 입장에서 정토신앙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도 큰 도움이 됩니다. 불교학의 입장에서 말하는 정토신앙이 종학자들에게 도움이 되거나 받아들여질 때 종학자들이 하는 말은 그 설득력이 높아질 것입니다.

8편의 논문을 제가 아직 다 읽지 못했지만 가장 감동적인 글은 첫 번째와 두 번째 논문입니다. 첫 번째 논문은 동경대 시모다 마사히로(下田正弘) 선생의 글이고 두 번째 논문은 오타니(大谷)대학의 닛타 도모미치(新田智通) 선생의 글입니다. 시모다 선생은 워낙 유명한 학자입니다만 닛타 선생의 글은 처음 읽어봅니다.

시모다 선생의 글은 다음 기회에 소개하기로 하고 오늘은 닛타 선생의 글을 요약해 가면서 소개할까 합니다. 이 분의 글 제목은 ‘대승의 붓다의 연원’입니다. 흔히 대승불교에서 부처님은 ‘신격화 되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모습은 초기불교의 경전들 속에 등장하는 부처님과는 다른 것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신격화된 대승의 부처님과 달리, 초기불교 경전에 등장하는 부처님은 인간적인 붓다라고 말합니다. 이른바 ‘인간 붓다’라는 말이 바로 그러한 맥락에서 말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 ‘인간붓다’라는 말은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한 주장의 연원은 멀리 유럽에까지 소급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유럽에서 불교학이 처음 형성될 때 주로 문헌 속에서 붓다의 모습을 찾아가면서 붓다를 인간적인 존재로 보고자 하였습니다. 대표적인 학자가 올덴베르히(H.Oldenberg, 1854~1920)나 리스 데이비스(Rhys Davids, 1843~1922)입니다. 일본에서도 ‘인간붓다’론이 나오는데 대표적인 학자가 나카무라 하지메(中村 元)입니다.

나카무라 하지메는 우리나라에도 널리 알려진 대학자입니다. 저의 지도교수이신 정태혁 선생님 같은 분도 나카무라 선생의 지도를 받은 일이 있습니다. 닛타 선생은 그분의 학설에 대한 비판으로부터 그의 글을 시작합니다. 예를 들면 나카무라 선생은 최초기의 경전이라 하는 ‘숫타니파타’ 같은 경전에서도 오래된 부분이 있고 새로운 부분이 있다고 봅니다. 운문 부분은 오래되었고 산문 부분은 새롭다고 말합니다.

예를 들면 운문 부분에서 부처님을 말할 때 ‘고타마’ ‘그대’ ‘선인(仙人, isi)’ ‘성자(聖者, muni)’라고 불렸으며 나중에 나오는 산문 부분에서는 ‘초신(超神, atideva)’ 혹은 ‘신들의 신(devadeva)’으로 불리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오래된 부분에서는 붓다를 인간적으로 묘사하였고 후대에 성립된 부분에서 신격화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나카무라 하지메의 주장에 대해서 닛타 선생의 비판은 과연 어느 부분이 오래되었고 어느 부분이 새로운가에 대한 판단에서 그 엄밀성이 의심스럽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나카무라는 ‘숫타니파타’의 제2장 377번 게송이 오래되었고 제5장 1122번 게송이 고타마의 신격화를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제5장의 성립이 더 오래되었다고 하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라 합니다. 전자가 후자보다 먼저 성립되었다는 문헌학적 증거는 없으며 그저 “‘신격화’설 자체가 근거가 되어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고 말합니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왜 ‘고타마’ ‘그대’ 등으로 불리는 형태와 ‘초신’ ‘신들의 신’으로 불리는 형태가 지속적으로 유지되었는가 하는 점입니다. 만약 후대에 이르러 부처님에 대한 ‘신격화’가 추진되었다면 ‘고타마’, ‘그대’와 같은 인간적인 호칭에 대해서 전면적인 개정이 이루어져야 했지 않겠느냐 라고 말합니다.

따라서 나카무라의 논증은 “고타마의 신격화를 논증한 것이 아니라 단지 자기 자신이 설정한 판단 기준에 따라서 경전 가운데 보이는 고타마의 호칭을 ‘최초기의 인간적으로 생각되는 것’과 ‘후대의 신격화의 결과로 생산되었을 것’으로 분류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되고 맙니다. 말하자면 “역사적 붓다라는 관점에서 자신에게 이해 가능한 형태로 텍스트를 개변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그곳에는 ‘역사적인 인물이라는 틀에 맞지 않는 붓다는 붓다가 아니다’는 것이 처음부터 전제되어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초기불전에서 부처님은 어떻게 말해졌던 것일까요? 닛타 선생은 “결코 ‘단 한 사람의 인간’이라고 부를 수 있는 존재는 아니다”라고 단언합니다. “이 세상에서 여래는 불가지(不可知)이다”라거나, “붓다에게는 발자취가 없다” 등으로도 설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애당초 부처님은 초월적인 존재이고 절대적인 존재로 말해지고 있었던 것으로 말해진다는 경전의 인용구절을 닛타 선생은 여럿 제시하고 있습니다.

‘맛지마 니까야’에서는 만약 누군가가 “사문 고타마에게는 인간의 법을 넘어선 성스러운 자라고 부르는 것에 어울리는 최상의 지견은 없다. 사문 고타마는 (인간적-인용자) 사고에 따라서 스스로 밝히고, 추리에 의해서 세운 법을 설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 사람은 지옥에 떨어질 것이라”고까지 말해지고 있습니다.
불교를 역사적 맥락에서 연구하려는 태도를 ‘역사환원주의적 불교연구’라고 부르는데, 우리의 경우에는 그에 대한 비판이 그다지 이루어지지 못한 느낌입니다. 하지만 일본이나 구미의 불교학계에서는 이미 많이 이루어졌던 것 같습니다. 닛타 선생의 연구 역시 그 하나입니다. 종래의 ‘인간붓다’론이 더하고 있는 서양적이며 근대주의적인 개념은 “초기불교의 진상(眞相)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고타마는 그의 재세 시에도 그 이후의 시대에서도, 참으로 무한하면서 초월적인 것을 선례가 없는 방법으로 체현하고 있다”고 이해되고 있기 때문에 그야말로 붓다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인간주의적인 붓다 이해로부터 대승불교의 붓다들은 외면당해 왔습니다. 정토신앙이 외면되는 데는 그런 영향도 없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한 일련의 역사적 흐름, 즉 근대화 속에서의 정토신앙의 위기는 상세하게 연구되어야 할 것입니다만, 오늘 제 편지는 그러한 움직임이 이제는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는 점만 소개해 드립니다. 문헌학적으로도 방법론적으로도 문제가 많기 때문입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직접 논문을 읽어주십시오.

‘존 스트롱(John Strong)’이라는 학자는 ‘고타마에 관한 신화적 묘사’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비판하고 있습니다. 이를 닛타 선생의 논문으로부터 재인용하는 것으로 오늘 편지를 마치고자 합니다.

“그 이야기들은 붓다에 대해 ‘픽션 fiction’-즉 그 주변에서 생긴 전설이나 전승–을 포함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픽션’들은 많은 점에서 ‘사실事實’보다도 ‘진실’이며, 또는 적어도 종교적으로는 보다 의미가 있는 것이다.”

김호성 동국대 불교학부 교수
lokavid48@daum.net
 

[1435호 / 2018년 4월 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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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청원 최법진 이사장 OUT 2018-04-16 17:00:27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제목: 성추행 6월형 선고 법진스님, (재) 선학원 이사장 사퇴해야 합니다.

    http://www1.president.go.kr/petitions/183983

    http://www1.president.go.kr/petitions/183983

    http://www1.president.go.kr/petitions/183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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