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27일 열리는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69개 종교사회시민단체들이 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염원하는 ‘화해와 평화의 봄 조직위원회’를 발족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지난 4월1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출범식을 가진 조직위원회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11년만의 남북정상회담이라는 결실을 앞두고 한반도에 화해와 평화의 봄이 찾아오고 있다”며 “어렵게 마련한 기회를 결코 헛되이 보내지 말고 반드시 자주통일과 평화번영의 미래를 열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조직위원회는 또 “지난 10년 남북관계를 파탄 냈던 세력들이 남북의 만남에 사사건건 딴죽을 걸고 있다”며 이런 시도들을 불식시키고 국민적인 힘을 모아 나가자고 촉구했다. 남북정상회담을 바라는 각계의 선언문 발표, 남북정상회담 성공개최를 기원하는 문화제, 통일대교 인근 한반도기 거리 조성 등 구체적인 활동방안도 발표했다.
남북의 화해와 평화는 외세에 의해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국민적인 성원과 힘이 모아질 때 가능하다는 절박감이 종교사회시민단체들을 한자리에 모이게 한 힘일 것이다. 특히 이날 결성된 조직위원회에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가 함께했다. 조계종의 남북교류 공적기구인 민추본이 사회시민단체들과 함께 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본격적인 교류의 물꼬는 민간의 영역으로 넘어올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대화가 민간교류로 이어져야 결국 실질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리고 만약 민간교류가 본격화된다면 불교가 남북교류의 핵심적인 역할을 맡을 수밖에 없다. 불교는 남북이 공동으로 물려받은 문화유산이기 때문이다.
특히 불교계는 금강산 관광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금강산 관광재개는 남북교류의 신호탄이다. 또한 금강산은 불교유산의 보고라는 점에서 불교교류의 시발점이기도 하다. 금강산에는 남북이 함께 복원한 신계사가 있기도 하다. 그리고 이런 민간교류의 단계를 지나 통일영역으로 접어든다면 70년 남북 분단의 역사를 다시 잇는 다리역할 또한 불교 몫이 될 것이다. 불교는 남북을 잇는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정신적인 탯줄이기 때문이다.
남북정상회담의 성공과 민간교류, 그리고 통일로 나아가는 긴 노정에 불교가 어둠을 밝히는 빛이 돼야 한다.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불자들의 적극적인 지지와 동참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