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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웻산타라자타카-⑭왕카산의 은신처

인드라 신이 준비해 준 공간에서 수행자 삶 시작

▲ 인도 산치(Sanchi)대탑 웻산타라 자타카(Vessantarajātaka)에서 웻산타라의 은신처.

채타의 왕족들과 작별을 고한 웻산타라 가족은 왕카산으로 향했다. 가족들은 맨발로 걸어서 케투마티(Ketumati)강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산에 사는 사람을 만나 달콤한 꿀과 따뜻한 음식을 대접 받았다.

인드라신, 태자 가족 위해
왕카산에 은신처 마련해줘
수행복으로 갈아입은 태자
7개월간 수행자로서 살아

가족들은 그곳에서 목욕을 했고 웻산타라는 산 사람에게 황금으로 만든 바늘을 보시했다. 날리카(Nalika) 산으로 가는 길에 거대한 반얀나무 아래에서 쉬면서 맛있는 과일을 먹고 산을 넘어서 무찰린다(Mucalina) 호수에 도착했다. 호수의 북쪽에 깊은 숲으로 들어가는 오솔길이 있었고, 이 길을 따라 숲 속으로 들어간 가족들은 4각형의 연꽃 연못이 있는 아늑한 장소에 도착했다.

그때 제석천 인드라 신은 웻산타라 가족이 히말라야 산에 들어온 것을 직감하고 윗사캄마(Vissakamma)를 불렀다. 윗사캄마는 33천의 신으로서 인드라 신의 명령에 따라 인간세계를 설계하고 장식하고 건설하는 일을 담당했다.

인드라 신이 말했다. “윗사캄마여, 왕카산으로 가세요. 산의 아늑하고 좋은 곳에 가서 훌륭한 은신처를 하나 준비해 주세요.” 윗사캄마는 웻산타라 가족이 도착하기 전에 그곳으로 가서 2개의 초막과 낮에 지낼 공간과 밤에 지낼 공간을 각각 만들었다. 그리고 경행처를 만들고 주변에 아름다운 꽃과 과일나무를 심었다. 수행자의 의복 등 모든 은둔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다 준비한 후에 은신처 입구에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남겼다. “수행자가 되려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이곳을 사용하세요.”

4각형 연꽃 연못 옆 은신처를 발견한 웻산타라 태자는 홀로 들어갔다. 초막으로 들어가서 활과 화살을 내려놓고 준비되어 있는 수행자 옷으로 갈아입었다. 태자가 초막을 나서자 맛디는 태자의 발아래 머리를 조아리고 크게 울었다. 그리고 다른 초막으로 들어가 그녀 또한 준비되어 있는 수행자의 옷을 입었다. 그리고 태자와 함께 아이들에게도 준비되어 있는 수행자의 옷을 입혔다.

맛디가 웻산타라에게 말했다. “태자시여, 낮 동안 당신은 여기에서 아이들을 돌보고 계세요. 저는 과일과 채소를 모아 돌아와서 저녁을 준비하겠습니다.” 웻산타라는 맛디의 말에 동의하면서 다음과 같이 답했다. “맛디여, 저도 부탁할 것이 있습니다. 이제부터 우리는 수행자로서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종교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에 있어서 부부관계는 피해야 합니다. 이제부터 적절하지 않은 시간에 저를 찾아서는 안 됩니다.”

맛디도 웻산타라의 말에 동의했다. 맛디는 매일 아침 음식과 음료수를 준비해서 가족들과 아침 식사를 하고 은신처를 청소한 후 낮 동안 숲으로 나가 과일과 채소를 모아서 오후 늦게 되돌아 왔다. 맛디는 돌아온 후 아이들을 목욕을 시키고 다양한 과일과 채소로 저녁을 준비해 초막 앞에 4가족이 모여앉아 저녁식사를 했다. 밤이 되면 웻산타라는 자신의 초막에서 지냈고 맛디는 아이들을 데리고 자신의 초막으로 가서 지냈다. 웻산타라 가족은 약 7개월간 이러한 수행자의 삶을 살았다. 인도 산치대탑의 웻산타라 자타카 부조는 아름다운 4각형 연꽃연못 옆에 꽃과 나무로 둘러싸인 초막을 2개 짓고 공작, 코끼리, 사슴, 원숭이 등과 함께 살아가는 웻산타라 가족의 모습을 아름답게 묘사하고 있다.

황순일 동국대 불교학부 교수 sihwang@dgu.edu
 

[1436호 / 2018년 4월 1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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