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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불교무용대전 주최는 맡았지만

  • 기자칼럼
  • 입력 2018.04.23 10:36
  • 수정 2018.05.3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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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62년 부처님오신날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아기부처님 오심을 찬탄하는 각종 문화행사가 잇따르고 있다. 부처님오신날을 축하하는 공연과 전시장에도 연일 불자와 시민들의 분주한 발걸음으로 축제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키고 있다. 그러나 부처님오신날을 찬탄하는 문화행사 중 유독 소외당하는 무대가 있다. 바로 한국불교문화의 저변 확대와 불교예술의 대중화를 위해 마련된 ‘불교무용대전’이다.

불교무용대전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무용예술을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널리 전하고자 노력해온 불자 춤꾼들이 모여 만들어 가는 불교계 유일의 무용제다. 불교문화단체인 구술주머니 주최로 처음 시행돼 불교무용예술의 진흥과 확대를 명목으로 이듬해인 2016년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가 인수해 매년 이어오고 있다.

승무와 바라춤, 나비춤, 법고무 등으로 대변되는 불교무용 분야는 한국무용예술계를 이끌어온 중요한 자산이다. 그러나 음악과 미술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다 보니 현대에 이르기까지 개인적 원력에 의해 전승·창작되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창작무용, 현대무용 부문에서 불교를 소재로 한 작품을 찾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이러한 가운데 마련된 불교무용대전은 불자 무용인들에게 그동안 갈고닦은 노력의 결과를 선보이는 해방구나 다름없다.

내용적인 면을 살펴보면 성장세가 뚜렷하다. 첫해 10개 팀으로 시작된 불교무용대전은 4회째인 올해 17개 팀이 참여해 전통, 창작, 현대, 한국무용이 어우러진 다양하고 실험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특히 올 공연에는 싱가포르와 홍콩을 대표하는 무용단의 참여로 국제대회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관심의 척도인 관객 수를 보면 4년째 제자리걸음이다. 불교무용대전이 펼쳐지는 80석 규모의 서울 성균소극장은 토요일을 제외하면 절반도 차지 못한다. 토요일도 객석 대부분이 무용 전공자나 관련 종사자들로 채워지다 보니 ‘불교무용대전’이라는 명칭이 무색할 따름이다.

이번 불교무용대전의 마지막 공연은 서울 남산국악당에서 4월27~28일 펼쳐진다. 남산국악당은 300석 규모로 사실상 불교계의 관심 없이는 그들만의 잔치로 끝날 공산이 크다. 어렵게 터를 닦아 이제 자리를 잡아 가고 있는 불교무용대전을 낙관적으로만 보기 어려운 이유다.

 

▲ 김현태 기자

문화는 정신이다. 공유와 축적으로 만들어가는 것이지 그냥 얻어지는 게 아니다. 그런데도 조계종 총무원을 비롯한 불교계의 외면이 계속된다면 불교무용이 불교를 대표하는 문화의 하나로 성장하기란 요원하다. 명분이 좋다고 이름만 걸쳐 놓는 것으로 책임을 다하는 것은 아니다. 조계종 총무원은 불교무용대전 출범 당시 밝힌 것처럼 한국불교문화의 다양성과 불교무용의 대중화를 위해 이제 행사의 실질적인 주최로 나서야 한다. ‘주최’측인 조계종 총무원의 노력에 힘입어 4월27~28일 남산국악당에서 열리는 불교무용대전에 불자들의 뜨거운 관심이 모아지길 기대한다.

meopit@beopbo.com

 

[1437호 / 2018년 4월 2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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