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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문할 때 경론 가장 많이 인용했던 스님은?

  • 교학
  • 입력 2018.04.23 19:28
  • 수정 2018.04.24 08:56
  • 댓글 3

청화사상연구회, 10차 세미나
‘염불선, 어떻게 할까’ 주제로
법상 스님‧조준호 박사 발표
청화스님 법문내용 심층 분석
경전·논서·어록 등 85종 인용
“염불선은 불조 가르침 요체”

▲ 청화사상연구회가 4월21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개최한 제10차 학술세미나.
실상염불선 확립자인 금타·청화 스님과 기존 정토염불의 공통점 및 차이점을 고찰하고, 염불선이 부처님의 정통불법 사상임을 초기불교에서 대승불교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인 근거와 출처를 밝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청화사상연구회(회장 박선자)는 4월21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 국제회의장에서 ‘실상염불선,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제10차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 박선자 청화사상연구회장.
‘청빈과 무소유의 실천자’ ‘장좌불와와 일종식 납자’로 불리는 청화 스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스님들과 불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학술세미나는 박선자(경상대 철학과 명예교수) 청화사상연구회장의 개회사로 시작됐다.

박 회장은 “이 땅과 세계 각 불교국가에 부처님의 정법을 선양할 수 있도록 스님과 불자님들이 힘을 모아 달라”며 “이렇게 될 때 청화선사와 금타대화상의 불법사상이 부처님의 정통불법 사상임을 만천하에 선양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벽산무주문도회 문장 용타 스님.
이어 벽산무주문도회 문장 용타 스님은 격려사를 통해 염불선의 정체성에 대해 역설했다. “내 인생 최고의 만남은 보리방편문”이라고 밝힌 용타 스님은 금타청화문중의 정체성이 곧 염불선이고, 그 염불선은 288자로 되어있는 보리방편문에 있음을 강조했다. 스님은 “실상염불선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청화문도들의 답은 보리방편문을 숙독하는 것이 전부”라며 “많이 읽고 깊게 사유해서 공성상일여(空性相一如)를 골격으로 하는 288자의 보리방편문의 사상이 뜻 이해 차원에서 환해져버리면 절로 선오(先悟), 해오(解悟)가 된다”고 말했다.

벽산무주문도회 의장 도일 스님은 환영사에서 “부처님과 조사스님들이 설하신 경론의 핵심이 실상염불선의 요체”라며 “열반하시는 순간까지도 정통불법의 재천명을 위해 마지막 한 방울의 피까지 아끼지 않으신 큰스님의 법유지은(法乳之恩)을 갚을 길이 없다. 진정 큰스님이 그리울 뿐이다”라고 말했다.

청화 스님과 인연이 깊었던 임창욱 대상그룹 회장은 광륜사 주지 명원 스님이 대독한 축사에서 “스님을 뵐 때면 항상 맑아지고 따스해졌으며 따로 스님의 법문이 없으셔도 스님을 뵙는 그 자체만으로도 편안함과 환희심이 일었다”고 회고한 뒤 “많은 이들이 혼란을 겪고 힘들어하는 시기에 스님께서는 우리가 찾아가야할 마음의 고향자리를 쉽고 명확한 공부법으로 제시해주셨다”고 찬탄했다.

▲ 중앙승가대 외래교수 법상 스님.
이어 김영동(전 조선대 교수) 청화불교대학장의 사회로 진행된 논문발표에서 중앙승가대 외래교수 법상 스님은 금타 스님과 청화 스님이 제시한 정토와 왕생의 개념을 비롯해 실상염불선의 구체적인 방법론을 고찰했다. 법상 스님에 따르면 금타 스님과 청화 스님은 염불법문이 바로 광명의 지혜인 마음의 시력을 회복하는 최고최상의 첩경이며, 일체중생이 본래부처인 진여불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모든 존재의 참다운 모습을 보려거든 마땅히 염불법문에 의지해 수행에 정성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청화 스님이 말한 정토는 대승불교의 법계관을 관통시켜 자기 마음 안이기도 하고 타방정토이기도 하며, 우리가 궁극에 돌아갈 마음의 고향이라는 것이다.

법상 스님은 염불이란 본래 부처가 부처를 생각하기 때문에 염불선도 역시 최상승선 도리라고 역설한 청화 스님의 가르침을 조명한 뒤 칭명(稱名), 관상(觀像), 관상(觀想), 실상(實相)이라는 사종염불을 통해 진여불성을 발현하고 실상의 제법을 통달하는 것임을 강조했다. 특히 스님은 “청화 스님의 실상염불선 체득은 바로 우리의 삶에 적용시켜 살아가는 것”이라며 “수행자는 ‘보리방편문’을 베껴 쓰고 외워서 그 내용을 일상생활에 적용시켜 살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행자는 진여불성을 구족한 본래부처이기에 이것을 확신하고 확인하는 것이 바로 우리네 삶이고 수행”이라며 “우리는 언제나 해탈열반의 상태를 유지해 행복한 환경을 조성한 정토를 구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토론자인 안유숙 불교학부 외래교수는 “오늘날 여러 수행단체가 사상적 깊이를 담지 않은 채 힐링과 영성체험, 의식의 확장, 자아초월이라는 미명하에 우후죽순 늘어나있다”며 “이런 시점에 철저히 부처님의 가르침에 입각해 동체대비의 삶을 강조하는 청화선사의 사상과 행적은 불교인들에게 생명에 대한 존엄성을 각성시키며 모든 존재에게 이로운 삶을 살도록 인도하는 이정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조준호 고려대 철학연구소 연구원.
조준호 고려대 철학연구소 연구원은 청화 스님의 법문을 중심으로 실상염불선이 불교교리사나 불교수행사에서 부처님과 조사들의 가르침을 관통하는 정통정맥임을 고찰했다. 특히 청화 스님이 역대 한국의 어느 고승들보다도 많은 경론을 인용해 법문했음을 분석해 관심을 모았다.

조 연구원은 김영동 청화불교대학장이 청화 스님 법문집인 ‘원통불법의 요체’와 ‘정통선의 향훈’ 등을 재편집한 ‘실상염불선’에 인용된 경전과 논서, 조사어록의 종류와 인용 경론의 인용횟수를 조사했다. 그 결과 경전 36종, 인도찬술 논서 10종, 중국조사어록 32종, 한국찬술 조사어록 3종, 일본찬술 조사어록 1종, 역사 조사와 고승 49인 등 총 85종의 인용을 보여준다. 이는 성철 스님의 ‘백일법문’에 인용된 80여종보다 많은 것으로 청화 스님의 경우 조사어록보다 경론 인용의 비중이 훨씬 높고, 성철 스님 법문에 혜능선사와 이후 조사들의 어록이 많은 것과 달리 청화 스님 법문에는 혜능선사와 이전 조사들의 어록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도 특징으로 꼽았다.

조 연구원은 “청화 선사는 특정한 한 경전만을 중심으로 실상염불의 법문을 펼치기보다는 불조의 여러 경전을 실상염불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수렴하고 있다”며 “불교라는 큰 바다에서 선사가 던진 범망은 바로 실상염불”이라고 밝혔다.

토론을 맡은 최동순 동국대 불교학술원 교수는 “청화선사의 실상염불선은 한국불교의 위치를 넘어 다면적 의미를 지닌다”며 “청화선사가 주창한 실상염불선의 정맥을 찾아 계승관계를 수립하려는 아젠다 수립과 실천은 고무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 금청선원 주지 무상 스님.
발표와 토론 뒤에는 박선자 청화사상연구회장의 사회로 종합토론이 진행됐으며, 청화사상연구회 고문 무상(금청선원 주지) 스님은 총평을 통해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청화 스님의 새로운 가르침을 소개해 관심을 모았다. 무상 스님은 “오늘 학술세미나는 실상염불선이 부처님과 조사들의 가르침에 한 치도 어긋나지 않는 정통이고 정맥임을 밝힌 가슴 뜨겁고 감격스러운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437호 / 2018년 4월 2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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