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권진의 노래(勸進歌)의 구성
34. 권진의 노래(勸進歌)의 구성
  • 김호성 교수
  • 승인 2018.04.24 1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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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토교 교리·역사·종파 등 한 곳에 담아

▲ 아미타부처님을 조각한 통일신라 계유명삼존천불비상(국보 제108호) 일부. 출처=문화재청

제가 ‘권진의 노래’를 짓게 된 것은 2017년 1월19일의 일입니다. 그때는 아직 ‘편지’라는 매체(media)를 개발하기 전입니다. 어떻게 하면 ‘나무아미타불’을 더 넓힐 수 있을까 고민하던 때입니다. 물론 그 고민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입니다만, 정토신앙에 대해서 “이 정도는 꼭 아시고 계셨으면 좋습니다”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을 한번 정리해 보자고 마음 먹었습니다. 그리고 그 내용을 노래로 담아보자는 생각에서였습니다.

2번에서 18번까지는 무량수경
19번에서 23번까지는 아미타경
24번에서 31번까지 관무량수경
32번에서 83번까지 각국 역사
인도와 한중일의 정토교 노래

84번에서 88번까지는 야나기류
특정 종파에 매이지 않은 한 몸
무네요시 스타일의 정토교 노래


많은 분들이 “왜 88연으로 끝나는가?”라고 질문을 해주십니다만 사실 그것은 전적으로 우연입니다. 하다보니 88연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부제로 ‘팔팔칭명가(八八稱名歌)’라고 붙여본 것입니다. 이 노래를 하다 보면 저절로 88번 “나무아미타불” 칭명을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또 굳이 일련번호를 붙여야 하는가 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겠습니다. 그렇지만 그 역시 필요해서입니다. 노래 자체가 길기 때문에 일련번호를 붙이지 않으면 어디선가 한 연씩 빠뜨릴 수 있습니다. 또 ‘권진의 노래’를 해설할 때에는 편의상 번호가 있으면 좋습니다.

지난 번 편지에서 ‘권진의 노래’ 전문(全文)을 공개했습니다. 오늘 편지를 읽으실 때에는 그 편지를 옆에 놓고서 함께 살펴 주시길 바랍니다. 제가 번호로만 말씀드릴 때 직접 손으로 짚어가면서 확인해 주시고 메모를 해 주시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권진의 노래’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경전을 이해할 때 쓰는 삼분설(三分說)의 방식이 그것입니다. 맨 앞의 머리말에 해당하는 서분(序分)은 1번입니다. “석가여래”를 권진하자는 말로부터 시작하는 것은 정토신앙 역시 석가여래께서 우리에게 열어주신 것이기 때문입니다. 석가여래가 없으면 어떤 불교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정토신앙은 석가여래와 아미타여래 두 분을 함께 모시는 불교라고도 말합니다. 이존교(二尊敎)라는 것이 그런 뜻입니다. 당나라 선도(善導) 대사께서 하신 평가입니다.

서분에 이어지는 본론 부분을 불교해석학에서는 정종분(正宗分)이라 말합니다. ‘금강경’의 제3분이 ‘대승정종분’이지요. 대승에서 최고로 높은 가르침이라는 뜻입니다. ‘권진의 노래’ 중 정종분은 2번에서 시작하여 83번까지입니다. 그 뒤 84번부터 88번까지는 ‘권진의 노래’가 널리 널리 흘러가서 많은 사람들과 통하기를 바라는 유통분(流通分)입니다.

정종분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정종분을 말하고 싶어서 노래를 지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정종분은 다시 둘로 나눌 수 있습니다. 2번에서 31번까지는 정토교의 교리를 말하고 있고 32번부터 83번까지는 정토교의 역사를 말하고 있습니다.

정토교의 교리는 정토삼부경의 핵심 내용을 제 나름으로 파악해서 제시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2번에서 31번까지는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게 됩니다. 2번에서 18번까지는 ‘무량수경’이며 19번에서 23번까지는 ‘아미타경’이고 24번부터 31번까지는 ‘관무량수경’입니다. 삼부경의 순서는 늘 이렇게 해야 합니다. 제일 먼저 ‘무량수경’이 있습니다. 그 중의 일부분을 특화하면서 간략히 한 것이 ‘아미타경’입니다. 이들은 모두 인도찬술인데 ‘관무량수경’만은 나중에 중앙아시아와 중국에서 찬술되었기 때문입니다.

정종분의 두 번째 부분, 즉 정토교의 역사를 노래하는 32번에서 8번까지는 다시 네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인도, 중국, 한국 그리고 일본입니다. 네 나라에서 이루어진 정토신앙의 주요한 역사를 제 나름으로 제시하였습니다.

사실 역사는 연대순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권진의 노래’에서는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만약 연대순서로 했다면 한국이나 일본의 역사 속에서 등장하는 사건들 중에서 시간적으로는 중국의 역사에서 등장하는 것보다 앞설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더 좋을지 모르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어려워서 그냥 나라별로 정리하였습니다.

또 나라별이라고 하는 것 역시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불교 신앙의 역사에서 ‘나라’나 ‘국경’이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닐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신앙’은 나라나 국경, 역사와 같은 외연적인 범주를 넘어설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나라별로 정리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어떤 점에서 우리 모두 현실적으로 우리가 속해 있는 ‘나라’나 ‘국경’에 소속되어 있고 자꾸만 그런 관념으로 불교의 역사마저 바라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그런 것이 편의한 것도 사실입니다.

이제 구체적으로 정토교의 역사를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인도의 정토교인데 간략합니다. 그다지 많은 자료가 남아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32번에서 35번까지입니다. 용수(龍樹) 보살과 천친(天親) 보살 두 분의 사례만 들었습니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하면 ‘무량수경’과 ‘아미타경’의 존재 자체가 이미 인도의 정토교 역사를 가득 채우고 있다 해도 좋을 것입니다.

다음은 중국의 역사인데 36번에서 44번까지입니다. 중국부터 한국 그리고 일본의 역사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저의 자의적 선택에 따랐습니다. 너무나 방대한 역사인데 그 모든 것을 다 포괄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저 나름의 관점을 가지고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예를 들면 중국불교의 정토교 역사에서 대단히 중요한 분이 여산혜원(廬山慧遠)입니다. 이 분은 여산에서 백련결사라는 중국불교 최초의 염불결사를 맺었습니다. 이후 수많은 염불행자들에게 ‘롤 모델’이 되어주신 분입니다.

하지만 저는 여산혜원이 아니라 담란(曇鸞)으로부터 중국의 정토교 역사를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여산혜원의 정토신앙이 ‘칭명’이 아니라 ‘관불’ 중심이었고 정토삼부경이 아니라 ‘반주삼매경’의 정토신앙이었기 때문입니다. 저의 경우에도 정토삼부경을 중심으로 하는 칭명이 ‘반주삼매경’의 관불보다 하근기 중생들에게 적절한 방편이라 보고 있습니다.

그런 전통은 바로 천친의 ‘정토론’을 주석하여 ‘정토론주’를 남긴 담란으로부터 시작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역사관이 개입되어서 중국의 정토교 역사가 노래된 것입니다. 물론 여산혜원을 비롯한 다양한 중국 정토교의 역사를 두루 공부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권진의 노래’에서는 그렇게 할 수 없었습니다.

다음 한국의 정토교 역사는 45번에서 61번까지입니다. 원효로부터 시작해서 조선 후기의 염불결사와 염불계(念佛契)까지를 말하였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들어갔으면 좋았겠다 싶은 것도 있지만 그 정도로 마쳤습니다. 중국의 경우에 41번부터 44번까지, 그리고 45번부터 61번까지의 한국은 야나기 무네요시(柳宗悅)의 ‘나무아미타불’에서는 전혀 언급되지 않습니다. 이 부분은 ‘나무아미타불’에 대한 보충이라는 의미가 있을 겁니다.

나머지 부분은 모두 ‘나무아미타불’에 나옵니다. 그러니까 ‘나무아미타불’을 다 읽으시면 이 ‘권진의 노래’는 80% 정도 이해할 수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역사 부분에서 일본의 정토교 역사가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합니다. 62번에서 83번까지입니다. ‘정토종’ ‘정토진종’ ‘시종’ 등 종파가 출현하였습니다. 그만큼 다채(多彩)로웠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유통분입니다. 84번에서 88번까지입니다. 84번에서 ‘야나기류’라고 한 것은 ‘야나기 무네요시 스타일의 정토’를 말합니다. 특정 종파에 얽매이지 않고 그 모두를 한 몸으로 보는 관점을 말합니다. 이러한 내용을 두루 다 담고 있는 것이 ‘권진의 노래’입니다.

김호성 동국대 불교학부 교수 lokavid48@daum.net
 

[1437호 / 2018년 4월 2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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