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61. 웻산타라 자타카 ⑮주자카(Jūjaka)와 아밋타타파나(Amittatāpanā)

젊은 부인, 늙은 남편 잘 모신다는 이유로 미움 받다

▲ 라오스 르앙프라방 왓메이 사원의 황금 웻산타라 자타카(Vessantarajātaka)에서 젊은 아밋타타파나를 놀리는 동네 여인들.

남방불교권에서 최고의 악인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자카(Jūjaka)라고 답할 것이다. 주자카는 웻산타라 자타카에 등장하는 브라만 사제로서 웻산타라 가족을 가장 힘들게 만들었고, 웻산타라 태자가 보시바라밀을 완성하는데 있어 가장 크게 흔들릴 뻔했던 상황을 만든 사람이다. 하지만 우리가 웻산타라 자타카를 자세히 읽어보면 주자카도 원래부터 악인은 아니었다. 그리고 주자카에게 악한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되도록 만들었던 주자카의 젊은 부인 아밋타타파나도 원래부터 악인은 아니었다. 다만 이들에게 주어진 상황이 점차적으로 이들을 악인으로 만들었다. 어떻게 보면 주자카도 아밋타타파나도 자기에게 주어진 운명에 순응하며 열심히 살아가려 했던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태국 북부에서는 주자카를 평가할 때 비록 악인이지만 웻산타라 태자가 보시바라밀을 완성할 수 있도록 태자를 도운 측면도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주자카와 결혼한 아밋타
원하지 않았던 결혼에도
남편 잘 모셔 마을에 소문
마을 여인들로부터 따돌림

한때 칼링가(Kālinga)국의 둔니윗타(Dunnivittha)라는 브라만들이 사는 마을에 주자카라는 브라만 사제가 있었다. 그는 열심히 노력하고 보시를 많이 받아서 금화 100개 이상을 모았다. 그는 더 많은 보시를 받기위해 모아둔 금화를 마을의 친구에게 맡기고 멀리 여행을 떠났다. 주자카는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았고 금화를 맡은 가난한 가족은 그가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금화를 다 써버렸다. 주자카는 오랜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서 자신의 금화가 다 사라진 것을 알고 노발대발했다. 당황한 친구 부부는 자신들의 젊고 아름다운 딸인 아밋타타파나(Amittatāpanā)를 금화 대신 주자카에게 줄 수밖에 없었다. 주자카가 맡긴 돈을 결혼지참금으로 하여 자신들의 딸을 넘긴 것이다.

비록 갑작스럽고 원하지 않는 결혼이었지만, 아밋타타파나는 잘 교육받은 브라만 여인이었다. 그녀는 늙은 남편인 주자카를 성심성의껏 모셨다. 그녀가 주자카에게 너무 잘했기 때문에 마을 전체에 소문이 났다. 그러자 마을의 젊은 남편들은 자신들의 부인들에게 투정어린 이야기를 시작했다.

“부인, 아밋타타파나를 보세요. 그녀는 늙은 남편을 정말 잘 모십시다. 그런데 당신은 저 같은 젊은 남편을 이렇게 소홀히 할 수 있단 말입니까.”

마을에서 남편들의 불만이 이렇게 쌓여가자, 마을의 부인들은 이 모든 상황이 아밋타타파나 때문으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마을의 여인들은 아밋타타파나를 마을에서 쫓아낼 생각으로 그녀를 따돌리기 시작했다. 그녀가 가는 곳마다 마을의 여인들이 모여서 그녀를 따돌렸고 그녀에게 심한 말을 했다. “아밋타타파나여, 어떻게 당신의 부모는 당신같이 예쁜 딸을 그렇게 추하고 간사한 늙은이에게 줄 수 있단 말인가요. 어떻게 당신은 그 끔직한 늙은이와 한집에서 살 수 있나요? 당신은 아직 젊고 정말로 미인입니다. 어떻게 노망든 늙은이가 당신에게 기쁨을 줄 수 있겠습니까.”

그녀가 아침에 물을 길으러 시냇가에 갈 때마다 동네 여자들이 모여서 단체로 그녀에서 손짓을 했고 그녀에게 심한 말을 했다. 젊은 아밋타타파나는 남편에게 잘한다는 이유하나만으로 항상 눈물을 흘리면서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황순일 동국대 불교학부 교수 sihwang@dgu.edu
 

[1437호 / 2018년 4월 2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