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석 동국대 불문연 교수
아비달마 해설서 3종 역주
다양한 철학적 사유 담겨
김영석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 연구교수가 최근 펴낸 ‘아비달마부파의 성립과 주장’(씨아이알)은 당시의 역동적인 상황을 들여다볼 수 있는 3종의 문헌에 대한 교감 및 역주서다. 김 교수가 주목한 아비달마 논사는 1~2세기 활동했던 와수미트라(Vasumitra)를 비롯해 바브야(Bhavya, 490~570년경), 유니타데바(Vinītadeva) 등 3인이다.
이들이 편찬한 아비달마 관련 저술은 쓰인 시점이 광범위하고 저자들이 소속된 부파도 다르며, 그들이 기술한 내용도 서로 다른 부파의 전승들이다. 때문에 어느 한 부파의 주장이 서로 다르게 기술된 부분도 없지는 않다. 그렇더라도 설일체유부나 남방상좌부를 제외한 다른 부파들의 위상과 주장을 이해하고, 나아가 그것을 바탕으로 대승불교의 사상적 맹아를 파악하는 데는 큰 도움을 준다. 특히 불법을 한 가지 맛으로 전승시켜오던 승가가 무슨 이유로 언제 분열돼 18부파 혹은 20부파로 갈라졌고, 각 부파들이 무엇을 주장했는지에 대해서도 폭넓게 기술한다. 아비달마시대에 활동했던 여러 부파들이 어떻게 분열돼 성립했고, 그들의 대표적인 주장이 무엇인지를 살펴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들 논서와 관련된 산스크리트본, 한역본, 티베트본을 일일이 교감한 김 교수는 이 책을 통해 다양한 사실을 보여준다. 대중부 등 4부파가 주장한 식견과 근견 및 예류자의 물러남, 화지부가 주장한 아라한의 복업 증장과 3세의 본질, 다문부가 주장한 붓다의 5음, 설일체유부가 주장한 요의와 불요의, 설산부가 주장한 보살과 이생의 관계 및 외도의 5신통 등을 비롯해 다양한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이 책은 사람이 아닌 법에 의지하고 말이 아닌 의미에 의지했기에 금구설(金口說)을 분석하고 해석했던 다양한 철학자적 사유의 모습들”이라고 강조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438호 / 2018년 5월 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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