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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달마시대 부파들은 어떻게 분열했나

 
인도에서 1000년 넘게 지속된 아비달마불교시대는 인간의 사유가 어디까지 깊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 불교철학의 황금기였다. 진리에 대한 치밀한 논증과 열띤 논쟁이 끊이지 않았던 아비달마시대가 있었기에 중관·유식·정토 등 대승불교도 탄생할 수 있었음은 자명하다. 그러나 국내에서 아비달마 연구는 몇몇 학자들에 의해서만 이뤄지던 변방의 학문이었다. 그러다보니 일반인은 물론 불교학자까지도 아비달마에 대한 진면목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았다.

김영석 동국대 불문연 교수
아비달마 해설서 3종 역주
다양한 철학적 사유 담겨

김영석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 연구교수가 최근 펴낸 ‘아비달마부파의 성립과 주장’(씨아이알)은 당시의 역동적인 상황을 들여다볼 수 있는 3종의 문헌에 대한 교감 및 역주서다. 김 교수가 주목한 아비달마 논사는 1~2세기 활동했던 와수미트라(Vasumitra)를 비롯해 바브야(Bhavya, 490~570년경), 유니타데바(Vinītadeva) 등 3인이다.

이들이 편찬한 아비달마 관련 저술은 쓰인 시점이 광범위하고 저자들이 소속된 부파도 다르며, 그들이 기술한 내용도 서로 다른 부파의 전승들이다. 때문에 어느 한 부파의 주장이 서로 다르게 기술된 부분도 없지는 않다. 그렇더라도 설일체유부나 남방상좌부를 제외한 다른 부파들의 위상과 주장을 이해하고, 나아가 그것을 바탕으로 대승불교의 사상적 맹아를 파악하는 데는 큰 도움을 준다. 특히 불법을 한 가지 맛으로 전승시켜오던 승가가 무슨 이유로 언제 분열돼 18부파 혹은 20부파로 갈라졌고, 각 부파들이 무엇을 주장했는지에 대해서도 폭넓게 기술한다. 아비달마시대에 활동했던 여러 부파들이 어떻게 분열돼 성립했고, 그들의 대표적인 주장이 무엇인지를 살펴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들 논서와 관련된 산스크리트본, 한역본, 티베트본을 일일이 교감한 김 교수는 이 책을 통해 다양한 사실을 보여준다. 대중부 등 4부파가 주장한 식견과 근견 및 예류자의 물러남, 화지부가 주장한 아라한의 복업 증장과 3세의 본질, 다문부가 주장한 붓다의 5음, 설일체유부가 주장한 요의와 불요의, 설산부가 주장한 보살과 이생의 관계 및 외도의 5신통 등을 비롯해 다양한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이 책은 사람이 아닌 법에 의지하고 말이 아닌 의미에 의지했기에 금구설(金口說)을 분석하고 해석했던 다양한 철학자적 사유의 모습들”이라고 강조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438호 / 2018년 5월 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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