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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에 감사할 줄 아는 삶

기자명 희유 스님
  • 세심청심
  • 입력 2018.05.08 09:54
  • 수정 2018.05.31 18:18
  • 댓글 0

요즘은 날씨가 참 좋습니다. 거리엔 꽃들이 만발하고 가로수엔 새싹들이 초록의 향연을 펼치고 있습니다. 꽃들의 잔치가 열린 가운데 서울노인복지센터엔 나눔의 향연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센터의 5월은 유난히 신납니다. 각종 나눔 현장들이 축제를 벌이고 있어서 매일 흥겹습니다. 특히 함께 나눔을 실천하며 서로를 존중하고 공감해주는 선배시민들이 덕분에 진한 감동이 퍼지기도 합니다.

봉사자들에 고마움 전한 어르신
소소한 일상에 감사할 줄 알려면
매사에 평등심 유지할 수 있어야

얼마 전 어르신들이 정말 선배시민임을 느끼게 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날은 모 기업에서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한 끼를 대접하기 위해 직원들 80여명이 만발식당에 봉사를 왔습니다. 어르신들에게 한 끼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하루에 평균 60여명의 봉사자가 있어야 식당이 원활하게 운영이 됩니다. 특히 식기 세척은 젊은 남성분들이 필요한 곳이지요. 이날 봉사 온 기업은 남성분들이 특히 많이 오셨습니다. 열심히 두 시간이 넘도록 땀 흘리면서 봉사활동을 하신 덕분에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한 끼를 원활히 대접할 수 있었습니다.

청년들이 땀 흘리면서 봉사활동을 하고 마무리를 하는 시간에 어르신 한 분이 뒷정리 중인 만발식당으로 오셨습니다. 어르신의 두 손엔 시원한 음료가 가득 들려있었습니다. 어르신은 음료수와 함께 “덕분에 오늘 점심 잘~ 먹었습니다.”고 인사를 건네셨습니다. 저 역시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려 봉사자분들께 갔는데 이 소식을 전해 듣는 순간 ‘역시 우리 센터의 어르신들은 멋진 선배시민이시구나’를 느끼며 제 어깨가 으쓱해졌습니다.

일분일초가 쌓여 하루가 되고 하루가 쌓여서 한 달이 되며 한 달이 쌓여야 일년이 됩니다. 이 일년이 차곡차곡 쌓여서 우리의 한평생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면 하루하루의 일상을 정말 잘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매일 감사하고 살아도 모자라는데 우리는 늘 불평과 불만만을 이야기하면서 살지는 않는지 돌아보는 일상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일상을 살아가면서 소소한 일상에 감사함을 느끼는 순간들이 얼마나 될까요. 설사 감사함이 있다 하더라도 표현하고 살아가는 일상인지 돌아볼 일입니다.

5월은 유독 감사할 일이 많은 달입니다. 어버이날, 스승의날, 부처님오신날 등 각종 기념일이 많지요. 물론 기념일 잘 챙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상을 잘 살아가는 것이 더욱 소중한 것입니다. 소소한 일상에 감사할 줄 아는 삶을 살아가려면 아마도 매사에 평등심이 있어야 가능할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에서 평등심을 유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지요. 처음 출가하여 매사에 신심을 내어 수행자로서 어긋남이 없이 살아가려고 노력하면서 외우고 또 외웠던 자경문 말미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 희유 스님
“거중중(居衆中)하야 심상평등(心常平等)이어다. 대중 가운데 머물면서 마음을 언제나 평등하게 가질지어다.”

대중 속에 살면서 평등심을 유지하면서 살아가기란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온갖 시비와 분별이 끊어져야 평등심이 생길 수 있는 것이고, 매사에 감사할 줄 아는 마음도 이런 평등심이 바탕이 되어야 가능한 일이겠지요. 하루에 수천 명이 오가는 이곳 서울노인복지센터라는 대중 속에서 늘 평등심을 잃지 않기를 희망하면서 오늘도 수많은 어르신 속에서 일상의 감사함을 배우면서 나의 수행의 한 획을 그어봅니다.

희유 스님 서울노인복지센터 시설장 mudra99@hanmail.net

 

 

 

 

 

 

[1439호 / 2018년 5월 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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