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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재 | 포교사의 하루
대구지역단 교정교화2팀 박종명-하신심 증장하고 자비 전하는 아름다운 동행은 계속
박종명  |  mok108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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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08  10:2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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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수 같은 비도 잠시 쉬어갔다.

3년 간 108사찰순례 원만회향
노인요양시설 원장 맡아 정진
대구 생명나눔본부 개소 운영


사찰을 참배하려고 버스에서 내리면 멈췄다. 좋은 마음이 모이면 다 될 수 있다는 경험을 했다. 108사찰순례단의 마음들이 참 장했던 것이리라. 한 번은 내장사 참배를 하러 가는데 눈이 많이 왔었다. 출입을 통제했다. 그래도 108사찰순례단은 참배할 수 있게 배려해줬다. 감사한 마음은 버스 안에서 염하는 관음정근으로 대신했다. 얼마나 간절히 관음정근을 했던지 지금도 단원들은 그때를 잊을 수 없다고 한다.

제주도 순례는 김해와 대구에서 비행기 2대씩 총 4대로 출발했다. 제주도에 도착해서는 버스 15대로 움직였고 약천사에서 숙식을 도움 받았다. 모든 단원이 한 마음으로 참배를 다녔고 지금은 열반하신 혜인 스님이 장하다며 아침마다 나와 법문을 설했다. 당시 제주 남국선원에서 혜국 스님이 법문 중 하신 말씀이 아직도 생생하다. “행사 이끌어간다고 많은 번뇌가 일고 망상을 부렸겠네.” 행사로 인해 예민했던 신경이 풀렸다. 긴장했던 마음이 녹고 이런 저런 일들로 생긴 생채기가 사라진 것 같았다. 혜국 스님을 바라보며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모른다. 3년, 108개 사찰 순례를 원만히 마무리하고, 경북 칠곡 송림사에서 가진 회향법회도 장엄했다.

108사찰순례단 1기를 회향하고 기도순례를 시작했다. 한국불교 5대 적멸보궁 중 하나인 설악산 봉정암 순례 중에 일어난 일이었다. 오세암에서 열이 펄펄 끓었던 나는 봉정암을 참배하지 못했다. 되돌아와 병원에 입원했다.

“과로로 손을 댈 수가 없으니 무조건 쉬십시오.”

병원에 입원해 요양하다 절에 가서 1주일만 쉬면 나을 것 같았다. 청도 적천사에 갔다. 그때 주지 각정 스님이 녹음기와 임제록 테이프를 주면서 듣고 싶으면 듣고 자고 싶으면 자라고 했다. 특별한 사정을 묻지도 않고 배려하는 마음씀씀이가 고마웠다. 덕분에 회복해 일상으로 돌아왔다.

부처님의 손과 발이 되는 운명인가 보다. 또 다른 소임이 기다리고 있었다. 2004년 2월 노인전문(치매)요양원 ‘여래원’의 원장, 바로 다음 달인 3월 개소한 재가노인복지시설 ‘햇빛어르신단기보호센터’ 소장을 맡게 됐다. 식물과도 교감한다고 한다. 비록 치매지만 내 진실한 마음을 다하면 꼭 회복하시리라 믿고 한 분 한 분 정성을 다해 부처님처럼 모셨다. 드물지만 간혹 총기가 돌아온 어르신이 편안한 마음으로 눈을 감으실 때면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쉴 새 없이 달렸던 것 같다. 남편이 힘들어 했다. 2008년 9월 모든 일을 접었다. 바깥출입은 중단하고 불교 공부에 푹 빠졌다. 그러던 중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하면서 안구기증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새로운 길이 열리는 순간이었다. 1998년에 장기기증을 서약해 놓은 생명나눔실천본부가 생각났다. ‘아, 부처님이 시절인연을 주시는구나.’ 생명나눔실천 대구지역본부 설립을 발원했다. 부처님오신날 즈음 관오사에 갔을 때 일이다. 생명나눔실천본부에서 대구지역본부를 개소한다며 지도스님을 부탁하러 와 있었다. “제가 해보겠습니다.”

주위에서 모두 만류했다. 장기기증과 후원 권선이 쉽지 않을 거라며 걱정했지만, 아들은 응원해줬다. “어머니, 옳다고 생각하시면 하셔요.” 경희대 한의대를 졸업하고 한의원을 운영하는 장남이 주위 사람들을 설득시켰다.

남편도 도움을 줬다. 자비의전화를 했던 그 사무실을 또 무상으로 건넸다. 드디어 2009년 11월7일 생명나눔실천 대구지역본부를 개소했다. 신경을 워낙 많이 써서 몸무게가 5kg이나 빠졌지만 뿌듯했다.

부처님이 가만히 건넨 시절인연들이다. 불자로서 묵묵히 그냥 할뿐이다. 힘들고 버거운 순간도 있었지만 신심을 증장시키고 주위에 자비를 전할 수 있었던 아름다운 동행이었다. 그 동행, 계속 가련다.
 
박종명 대구지역단 교정교화2팀 mok1080@hanmail.net
 

[1439호 / 2018년 5월 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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