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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웻산타라자타카 ⑰ 주자카(Jūjaka)와 경비병

태자 은신처 찾으려 거짓말로 경비병 속인 주자카

▲ 태국 핏사놀룩 불교사원 웻산타라자타카(Vessantarajātaka)에서 주자카와 경비병.

길을 나서면서 주자카는 아내에게 당부했다. “부인이여, 밤에 집밖으로 나가서는 안 됩니다. 제가 돌아올 때까지 조심하세요. 이 일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입니다.” 길을 나선 주자카는 일단 쉬위(Sivi)왕국으로 향했다. 제툿타라(Jetuttara)에 도착한 주자카는 사람들에게 웻산타라 태자가 어디에 있는지 물었다. 시민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태자 만나러 길 떠난 주자카
태자를 지키는 경비병 만나자
쉬위 왕국의 사신이라고 속여
위기 넘겼지만 점차 악인 돼

“바로 당신 같은 사람들이 우리 태자의 삶을 망쳤습니다. 당신들에게 너무 많은 보시를 했기 때문에 태자는 시위왕국에서 추방당했습니다. 당신들의 잘못으로 태자는 부인과 아이들을 데리고 왕카(Vanka) 산으로 귀양을 갔습니다.” 몇몇 시민들은 주자카에게 나무 막대기와 돌을 던지며 그를 도시 밖으로 몰아내기까지 했다.

비록 주자카는 악인으로 나타나지만, 주자카를 통해서 웻산타라 태자는 자신의 보시행을 완성하게 될 운명을 가지고 있었다. 주자카는 채타(Ceta) 왕국을 지나 히말라야 산의 입구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숲에서 주자카는 길을 잃게 되었고, 사냥개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었다. 개들을 피해 나무위로 올라간 주자카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했다. 눈물을 흘리며 주자카는 소리쳤다.

“위대하고 고귀한 웻산타라 태자는 도대체 어디에 계신가요? 누군가 알고 있지 않나요? 제발 저에게 어떻게 하면 웻산타라 태자를 찾을 수 있는지 말씀해 주세요.”

채타 왕국의 친척들이 웻산타라 태자를 보호하기 위해 남겨두었던 경비병이 주자카의 처량한 외침을 들었다.그는 생각했다. ‘이 사람은 좋은 일로 왔을 리가 없다. 아마도 그는 맛디(Maddī) 아니면 아이들을 원해서 왔을 것이다. 난 결코 이 사람을 용납하지 않겠다.’

경비병은 활과 화살을 준비해서 주자카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주자카에게 소리쳤다. “당신 같은 사람들 때문에 웻산타라 태자가 쉬위왕국에서 추방당했습니다. 이 쓸모없는 사람이여, 당신이 그분의 아내와 아이들을 힘들게 만들기 전에 내가 당신을 죽여 버릴 것입니다.”

죽음의 공포에 내몰린 주자카는 경비병에게 교묘하게 거짓말을 했다. “친구여, 당신은 사신을 죽여서는 안 됩니다. 이것은 고대의 법칙입니다. 저는 쉬위 왕국을 대표해서 이곳에 왔습니다. 백성들은 웻산타라 태자에게 화를 내고 추방시킨 것을 후회하고 있습니다. 왕은 아들을 그리워하고 있고, 왕비는 태자의 가족들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곳에 웻산타라 태자 가족을 모시고 쉬위 왕국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왔습니다..”

웻산타라 태자를 존경하고 있었던 경비병은 주자카의 말에 너무 기뻐서 주자카를 환대해주기로 했다. 그는 사냥개들을 한곳으로 보내고 주자카를 자신의 처소로 안내한 후 사슴다리 구이와 꿀을 대접했다.

주자카에게 속은 경비병은 웻산타라 태자의 은신처가 있는 곳을 설명해 주었다. 주자카는 가지고 온 빵을 경비병에게 선물로 주었지만 받지 않았다. 그리고 손으로 왕카 산이 있는 곳을 가리키며 다시 한 번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다. 주자카는 이렇게 거짓말을 하면서 점차적으로 악인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황순일 동국대 불교학부 교수 sihwang@dgu.edu
 

[1439호 / 2018년 5월 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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