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해우소 석실로 유추해보는 대가람 회암사

  • 문화
  • 입력 2018.05.08 15:52
  • 수정 2018.05.08 15:53
  • 댓글 0

회암사지박물관, ‘대가람 뒷간’展
7월1일까지 민속박물관 공동기획
발굴유물 통해 당시 생활상 유추
전통사찰 뒷간 재현·VR 가상체험

2005년 사적 제128호 양주 회암사지에서 거대한 석실이 발견됐다. 조사결과 석실은 뒷간 터의 지하구조로, 국내 사찰 터에서 발굴된 뒷간 지하구조물 가운데 최대 규모였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왕래했던 대가람 회암사의 규모를 다시금 입증한 발견이었으며, 당시 사찰의 생활문화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됐다.

▲ 회암사지 뒷간 터 지하석실 입구. 지하석실의 남쪽 중앙부에는 높이 1.9m, 너비 1.0m 가량의 출입시설이 발견됐으며, 내부는 퇴적토와 기와가 가득 메우고 있었다.
양주시립회암사지박물관이 국립민속박물관과 함께 석실구조 위에 자리했던 회암사 뒷간을 소재로 당시 이용자와 사용방법, ‘근심을 내려놓음[解憂]’는 의미를 생각해보는 전시회를 마련했다. 회암사지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대가람의 뒷간’은 고려 말, 조선 초 대가람 회암사지 뒷간의 모습과 관련 생활문화를 소개하는 기획전시다.

전시는 1부 ‘뒷간을 발견한다’, 2부 ‘뒷간을 이해하다’, 3부 ‘뒷간을 상상하다’로 구성됐다. 1부는 회암사지 뒷간 터의 발굴과정과 기생충 연구, 당시 식생활 문화를 소개한다. 2005년 발굴조사에서 드러난 거대한 석실구조의 실제 크기를 전시장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당시 회암사에서 사용했던 식기류의 전시를 통해 식생활 문화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2부는 회암사지 뒷간에 다녀갔을 주요 이용자들에 대한 다양한 추론과 사찰 뒷간이 지니는 전통의 친환경 시스템을 설명한다. 실록 속에는 스님을 포함해 회암사에 왕래한 많고 다양한 외부인들의 흔적이 기록돼 있다. 이들의 존재는 회암사지에서 발굴된 도자기, 장신구 유물 등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 ‘檜僧(회승)’ 명문이 쓰여진 백자. 회암사에는 많은 사람들이 혼재했기 때문에 외부인용 그릇과 회암사 스님이 사용하는 그릇을 따로 구분하기 위해 회승(檜僧)이라는 묵서를 써서 표기했다.
3부는 회암사 뒷간의 구조를 VR영상을 통한 가상현실로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길이 12.8m의 대규모 석실 위에 자리했던 회암사 뒷간은 최대 24명의 인원이 동시에 사용 가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거대한 공중화장실이다. 전시장에서는 현재 남아있는 유구의 형태와 동시대의 건축양식을 토대로 뒷간의 입구 일부를 실제 크기에 가깝게 재현해 관람객이 그 규모를 체감할 수 있도록 연출했다.

이밖에 최병환 감독의 ‘해우소’(2006)를 통해 사찰 뒷간에서 벌어지는 익살스러운 일들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날 수 있다. 또 ‘해우소’라는 명칭으로 유명할 만큼 마음이 편안한 뒷간 공간에서 ‘해우(解憂, 근심을 내려놓음)’의 의미를 새겨볼 수 있도록 했다.

회암사지박물관은 “국립민속박물관과의 공동으로 진행하는 이번 기획전은 회암사에 있었을 거대한 규모의 뒷간 지하석실을 지상으로 올려 재현함으로써 앞으로의 관련 연구방향에 하나의 단초를 제공한다”며 “이번 전시를 계기로 사찰 뒷간 문화에 대한 관심이 생기고 관련 연구들이 지속적으로 축적돼 향후 대가람 회암사의 재현에 발판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양주시립회암사지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공동기획전 ‘대가람의 뒷간’은 7월1일까지 계속된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440호 / 2018년 5월 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