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등회는 5월12일 아기부처님을 씻기는 관불의식 등 연등법회로 개막해 10만 연등행렬과 다음날 전통문화마당의 연등놀이로 회향하기까지 시종일관 환희의 축제였다.
시종일관 환희롭던 축제 연등회
빗속에 흥겨움 북돋운 연희율동
서울 동국대~조계사 연등행렬도
5월22일 전국서 일제히 법요식
서울 동국대 운동장에서 봉행된 연등법회에서는 그칠 줄 모르는 봄비에 중앙무대 위 연희율동단의 흥겨운 춤사위는 볼 수 없었다. 1년 간 노력했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연희율동단은 공식발표 대신 자유롭게 율동을 뽐냈다. 지난해에 이어 사회를 맡은 불자개그맨 양상국씨와 함께 연등법회를 찾은 개그맨 김기열씨가 재치 있는 코멘트로 분위기를 띄웠고, 율동은 흥겨움을 더해갔다.
비 소식에 연등회 분위기가 가라앉을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였다. 부처님이 세상에 나투신 뜻을 새겨 ‘지혜와 자비로 세상을 아름답게’ 비추겠다는 10만 연등 빛이 서울 밤하늘을 장엄했다.
불기 2562년 부처님오신날 봉축위원회(위원장 설정 스님)는 5월12일 오후 서울 동국대에서 동대문을 지나 조계사까지 연등행렬을 진행했다.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122호 연등회의 본행사인 연등행렬에는 60여개 사찰 및 참여단체들이 세대전승과 공동체성 활성화를 위해 ‘연등공방’에서 직접 만든 10만 연등이 등장했다. ‘T’자형 연등 한 쪽에는 개인 서원을, 또 다른 쪽에는 한반도 등 세계평화를 기원하는 등표를 붙였다.
연등이 지나가는 거리는 행렬을 보려는 외국인과 시민, 그리고 불자들로 가득했다. 도로 양옆에 자리한 시민들은 빗속에서도 연등행렬을 이어가는 불자들에게 박수와 환호를 아낌없이 보냈다.
동대부여고 등 종립학교 청소년들은 빗속에도 연신 크게 웃고 시민들에게 안부를 전하며 연등행렬의 밝은 에너지를 흩뿌렸다. “건강하세요.” “경찰아저씨 고맙습니다.” 연등행렬을 응원하는 시민들과 안전을 책임지는 경찰들에게 안부와 고마움을 전했다.
연등물결을 이끌고 가는 사물놀이패의 흥겨운 전통음악이 멀리서 들려오면 시민들은 귀를 쫑긋 세우고 시선을 거두지 못했다. 연등행렬이 시작되는 인근 식당의 주인은 “지난해에는 끝없이 이어지는 등을 보느라 밥을 태우기도 했다”고 웃으며 “비가 와서 걱정이지만 매년 보는 게 즐겁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반도 평화와 화합을 위해 복원한 문헌상의 ‘북한등’ 19점이 행렬 선두그룹에 섰다. 거북, 연꽃수박, 학, 누각, 치자, 북처럼 다양한 모양과 등(燈)에 달린 술의 길이가 상대적으로 긴 북한 전통등에는 평화 염원이 매달려 눈길을 끌었다. 각양각색 장엄등도 시민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았다. 2개의 별이 달린 별등, 합장연꽃돌이등, 실천의등(팔모등), 로보카폴리등, 스키점프등, 스노보드등 같은 이색적인 장엄등부터 약사여래불등, 옴마니반메훔등, 녹야전법상등, 연꽃수레등, 용등, 평화통일한반도등처럼 한국불교와 전통을 상징하는 장엄등이 거리를 수놓았다. 연등회의 백미 회향한마당에서는 연등행렬을 마친 대중들과 시민들이 쏟아지는 봄의 꽃비를 맞으며 부처님오신날의 환희를 만끽했다.
연등행렬의 분위기는 5월13일 전통문화마당으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서울 조계사와 우정국로 일원에서 130여개 부스가 시민들을 맞이했다. 채식연합의 ‘채식 만들기’, 화가 출신 스님의 ‘다포 퍼포먼스’, ‘멸종위기종 종이모형 만들기’, ‘강과 풀과 생명의 노래’, ‘절오빠 절언니’, ‘우리 옷, 불교 티셔츠, 전통 액세서리 만들기’, ‘평화통일은 부처님의 자비로’ 등 새로운 체험프로그램들이 높은 호응을 받았다. 행사장 곳곳에 쉼터와 수유실, 의무실, 파출소를 비치해 시민들의 안전과 편의를 배려했다.
부처님오신날 환희는 전국 각지로 퍼져나갔다. 부산과 울산, 창원 등 각지에서 부처님오신날을 찬탄하고 평화를 염원하는 축제의 법석이 열렸다.
한편 5월22일 오전10시 전국 사찰에서 일제히 봉축법요식이 봉행된다.
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조장희 기자 banya@beopbo.com
[1440호 / 2018년 5월 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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